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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케일(Grayscale)이 바이낸스 해킹을 두고 “시장 신뢰에는 일시적 차질일 수 있지만 결국 모든 거래소의 보안 관행을 강화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같은 시기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아캄(Arkham)에 따르면 해커 지갑들은 훔친 솔라나(SOL) 97만 522개 중 약 81%를 이미 옮겼다. 이들은 크로스체인(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 스왑 프로토콜 THORChain을 통해 세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의 리서치 책임자 잭 팬들(Zach Pandl)은 화요일인 11월 3일(현지시각, 이하 날짜는 현지시각 기준) 보고서에서 바이낸스 해킹의 의미를 분석했다. 그는 “시장 신뢰에는 일시적 차질일 수 있지만 결국 모든 거래소의 더 강력한 보안 관행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10월 29일 발생한 공격으로 바이낸스에서는 약 63억 달러(약 8조 4,700억 원, 1달러 1,344원 기준)가 빠져나갔다.
보고서는 기관 수탁(제3의 전문 기관이 자산을 맡아 보관하는 방식)의 중요성도 짚었다. 팬들은 미국 기반 가상자산 상장지수상품(ETP)이 자산을 주 인가 은행과 적격 수탁기관에 맡긴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품은 통상 오프라인 보관과 멀티시그(다중 서명) 지갑, SOC 인증, 보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SOC 인증은 공인회계사가 조직의 내부 통제를 독립적으로 검증하는 절차다.
그레이스케일은 미국 투자자 가운데 ETP로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올해 보안 사고 피해액이 80억 달러를 넘어 기록적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가총액 대비 피해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크게 줄었고 바이낸스를 제외하면 올해 피해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테더와 서클 같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동결한 금액도 약 29억 달러로 도난액의 45%가량에 이른다고 그레이스케일은 전했다. 테더 한 곳이 동결한 USDT만 15억 달러를 넘는다. 동결은 토큰 접근을 막는 조치일 뿐이어서 피해자에게 돌려주려면 별도의 회수 절차가 필요하다.

아캄 데이터를 보면 바이낸스 해커 그룹으로 분류된 지갑들이 지금 보유한 SOL은 18만 2,443개다. 약 1,690만 달러어치로 도난 물량 97만 522개의 약 18.8%에 해당한다. 나머지 약 81%는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는 뜻이다.
온체인 분석 계정 룩온체인(Lookonchain)은 수요일 공격자들의 자금 이동 경로를 공개했다. SOL을 여러 지갑에 나눈 뒤 USDC로 팔고 이더리움으로 브리지(자산 이전)해 이더를 샀다. 마지막에는 THORChain에서 ETH를 비트코인으로 바꿨다. 코인텔레그래프는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이 14억 달러 규모의 바이비트 해킹 등 대형 사건에서도 THORChain을 세탁에 쓴 것으로 의심받는다고 전했다.
THORChain은 토요일 이더리움 블록 재편성(리오그) 여파로 환불 버그가 드러나 서비스를 멈췄다가 수요일 비트코인·이더리움 등에서 거래를 재개했다. 체이널리시스는 이 중단이 해커들의 세탁을 의도치 않게 늦췄다고 분석했다. 해커들은 임시 보관용 트론 지갑 대부분을 비운 뒤 일요일 솔라나로 세탁 범위를 넓혔다. 체이널리시스 추산으로 트론을 거친 자금은 반복 이체를 포함해 약 5억 달러다.
블록체인 조사자 소마XBT는 트론과 솔라나에서 이뤄진 4만 7,600건 넘는 공격자 거래 가운데 약 54%가 자동화된 것으로 추정했다. 엘립틱이 추적한 도난 연계 지갑 1만 2,000개는 나흘이 안 되는 기간에 11개 블록체인에서 4만 건 넘는 거래를 일으켰다. 엘립틱은 현금화된 규모가 극히 적다고 판단했다.
바이낸스는 서비스를 재개한 11월 1일 오전 6시부터 11월 3일 오전 4시까지 46시간 동안 약 110억 달러(약 14조 8,000억 원)가 출금됐다고 화요일 밝혔다. 한국시간으로는 11월 1일 오후 3시부터 11월 3일 오후 1시까지다. 같은 기간 입금은 약 60억 달러였다. 순유출은 약 50억 달러로 직전 공개된 자산 1,710억 달러의 3.1%에 해당한다.
앞서 순출금액이 47억 2,000만 달러, 전체 자산이 약 1,570억 달러로 전해졌으나 화요일 공개된 데이터는 수치가 다르다. 순유출 약 50억 달러와 자산 1,710억 달러가 기준이다. 순유출이 가장 컸던 시간대는 11월 1일 오전 8시(UTC·한국시간 오후 5시)부터 한 시간으로 출금이 입금보다 9억 3,600만 달러 많았다. 이후 속도가 누그러졌고 11월 3일 오전 3시(UTC·한국시간 낮 12시)부터 한 시간에는 입금 1억 9,300만 달러, 출금 1억 8,300만 달러로 1,000만 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공동 최고경영자 리처드 텅은 “시간당 입금이 출금을 넘어서는 긍정적 유입 추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비트와이즈의 헌터 호스리 최고경영자는 “이용자들이 바이낸스를 크게 신뢰하고 있다. 사고 대응 방식 때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창펑 자오는 출금액 중 다른 중앙화 거래소로 간 비중이 6~10%뿐이고 대부분은 이후 탈중앙화 거래소와 상호작용하지 않은 자기 보관 지갑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근거가 된 공개 보고서나 지갑 분석을 제시하지 않았다.
자오는 바이낸스가 차입도, 자산 매각도, 자금 조달도 하지 않고 대차대조표로 손실을 메웠다고 강조했다. 바이낸스는 11월 1일 갱신에서 피해 자산의 약 95%를 보전했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유동성이 낮은 토큰이라 필요한 규모를 구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는 설명이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화요일 피해 토큰의 98%를 채웠다고 밝혔다.
출금은 단계적으로 다시 열리고 있다. 바이낸스는 11월 3일 오전 4시부터 이더리움·솔라나·BNB 스마트체인 자산으로 출금 재개 범위를 넓혔고 보안 점검이 끝나는 대로 자산을 추가하겠다고 했다. 고객은 10월 31일 스냅샷 기준으로 토큰 10종의 준비금 증명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 잔고를 드러내지 않고 해당 잔고가 최소 1대 1로 뒷받침되는지 검증하는 도구다. 11월 4일에는 더 넓은 스냅샷을 찍고 증명 생성에 40~50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사고 조사가 끝나면 상세 보고서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충격에서 서서히 회복하는 중이다. 해킹 직후 비트코인은 7만 7,000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BNB는 금요일 이른 시간까지 24시간 동안 8% 넘게 하락했다. 수요일 기준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4시간 새 2% 올라 약 2조 6,300억 달러가 됐다. 같은 날 주간 저점인 약 2조 5,500억 달러까지 내렸다가 반등했으며 10월 28일 수준보다는 약 1,000억 달러 낮다. 비트와이즈의 안드레 드라고쉬(André Dragosch)는 코인텔레그래프에 최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자금 유출이 “구조적 변화가 아니라 단기 위험회피 환경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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