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8 Pro 저장용량 마진율 급락에도 1TB 업그레이드는 400→600달러로 올랐다

매장 진열대의 스마트폰과 1TB 표지판, 용량 원통을 바라보는 남성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월스트리트저널(WSJ) 분석에 따르면 아이폰 18 Pro의 저장용량 업그레이드 가격은 애플이 부담하는 원가의 약 3배 수준이다. 아이폰 17 Pro에서 1,000%를 웃돌던 마진율이 200%대로 내려온 것이다. 낸드 플래시(NAND flash·데이터 저장용 메모리) 가격이 급등해 애플의 부품 원가가 크게 뛴 영향이다. 다만 소비자가 내는 금액은 오히려 올랐고, 애플이 업그레이드 한 건당 남기는 돈이 줄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256GB→512GB 마진율 1,233%에서 203%로

이 분석은 맥월드(Macworld)가 인용했고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이 전했다. 노트북체크(Notebookcheck)와 BigGo 파이낸스가 정리한 수치를 보면 변화 폭이 뚜렷하다. 아이폰 18 Pro에서 256GB를 512GB로 올리는 데는 여전히 200달러가 든다. 애플이 추가 낸드에 쓰는 비용은 아이폰 17 Pro 때 15달러였지만 이번에는 66달러로 늘었다. 마진율은 약 1,233%에서 약 203%로 낮아졌다.

1TB 업그레이드 쪽은 소비자 부담이 더 커졌다. 아이폰 17 Pro에서는 400달러였던 1TB 업그레이드 가격이 아이폰 18 Pro에서는 600달러로 올랐다. 애플의 추정 원가는 42달러에서 192달러로 뛰었다. 마진율은 약 852%에서 약 212%로 내려갔다.

나인투파이브맥은 아이폰 17 Pro의 1TB 업그레이드를 두고 “거의 1,000%의 마진”이라고 썼다.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 저장용량 업그레이드에 원가의 8~12배를 받았다는 맥월드 인용 대목도 있다. 올해는 칩 부족과 가격 상승 속에서 약 3배를 받는다는 설명이다. 원가 수치는 애플이 공개한 것이 아니라 WSJ과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TechInsights)의 추정치다.

매장 테이블에서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동전 더미를 마주한 모습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비율은 줄었어도 달러 이익은 1TB에서 오히려 늘었다

시프트딜리트(ShiftDelete)는 이 분석을 바탕으로 금액 기준 이익도 계산했다. 아이폰 18 Pro 가격은 미국 애플 스토어 기준 256GB 1,199달러(약 161만 원, 1달러 1,344원 기준), 512GB 1,399달러, 1TB 1,799달러, 2TB 2,399달러다. 1TB 업그레이드 가격 600달러에서 추정 원가 192달러를 빼면 애플에 약 408달러가 남는다. 아이폰 17 Pro의 약 358달러보다 50달러가량 많다.

512GB 업그레이드는 반대다. 소비자가 내는 돈은 200달러로 같지만 애플의 이익은 약 185달러에서 약 134달러로 줄었다. 시프트딜리트는 마진율이 내려갔다고 해서 고용량 모델이 싸진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절대 금액이 더 비싸졌다는 뜻이다.

애플은 이 부담을 실적에서도 인정했다. 맥월드 인용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가격 인상 이후에도 부품 비용 상승으로 마진이 압박받는다고 밝혔다. Kevan Parekh 최고재무책임자는 관세 환급분을 제외하면 6월 분기와 9월 분기 모두 전분기 대비 전사·제품 매출총이익률이 약 1%p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주된 원인은 메모리 비용이다. 그는 이런 압박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낸드값 1년 새 약 5배…AI 데이터센터가 판을 바꿨다

10월 28일(현지시각) 나온 테크인사이츠 추정을 보면 상황이 뚜렷하다. 낸드 플래시 가격은 2023년 기가바이트당 5센트 수준의 저점에서 30센트를 넘어섰고, 1년 사이 약 5배 올랐다.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있다.

구매력 순위도 뒤집혔다. 2년 전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구글 네 곳을 합친 것의 거의 2배에 달하는 플래시를 사들였다. 지금은 이 4개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구매량이 애플의 약 2배다. 테크인사이츠는 애플이 올해 플래시에 약 250억 달러를 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같은 양에 쓴 돈은 약 60억 달러였다.

공급 우위가 이동하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커졌다. 키옥시아 같은 공급사가 더 큰 영향력을 쥐고 있다. 애플은 11월 2일 실적 발표에서 12월 분기 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전망치)를 45~46%로 제시하며 메모리 가격 상승을 주된 이유로 들었다.

맥 램 업그레이드도 마찬가지…비교에는 단서도

맥테크는 맥월드를 인용해 맥북에서도 비슷한 구도가 나타난다고 전했다. 애플은 맥북 메모리를 16GB에서 32GB로 늘리는 데 400달러를 받는다. 지금은 애플의 원가가 최대 200달러에 이를 수 있지만 1년 전에는 40달러 정도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맥월드는 반도체 부족이 애플의 마진을 “천문학적인” 수준에서 “높은” 수준으로 낮췄다고 평가했다.

그래도 외부 시장과 비교하면 격차는 크다. 아이폰 18 Pro 2TB 구성은 기본 모델보다 1,200달러 비싸다. 같은 2TB M.2 SSD는 아마존에서 약 299달러(약 40만 원)에 팔린다. 노트북체크는 애플의 매출총이익률이 50.1%에서 47.9%로 떨어졌지만 2021년까지 40%를 밑돌던 과거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런 비교에는 단서가 붙는다. 맥에 쓰이는 SSD는 흔히 인용되는 저가 서드파티 저장장치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모든 비판이 같은 조건의 비교는 아니다. 시프트딜리트는 휴대폰 저장공간을 거의 채우지 않는 사용자라면 낮은 용량을 고르고 클라우드 저장공간을 쓰는 편이 돈을 아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4K나 프로레스 영상을 자주 찍는 사용자는 대용량 내장 저장공간 외에 마땅한 대안이 적다는 설명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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