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부산교육] 금샘고, 내년 '전력반도체고'로 새출발…육상·사제동행 행사도

위키트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세계적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이 투자해야 하는 금액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수백조원을 넘어 수천조원 규모의 투자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5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경제학부 학생 대상 강연에서 글로벌 AI 산업의 투자 경쟁을 언급하며 기업들이 마주한 경제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당시 투자 규모를 공개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때 저도 '이거 이렇게 발표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 투자 발표를 하겠다고 한 게 2100조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200조원만 투자한다고 해도 엄청난 투자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 10배가 넘어갔다"고 밝혔다. AI 산업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쟁이 벌어지면서 투자 규모 자체가 과거와 다른 수준으로 커졌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게임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고 돈의 크기와 개념도 너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가 이 게임에 들어와 있다"며 "우리도 이렇게 베팅하지 않고서는 쫓아갈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베팅'은 도박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국가가 미래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것을 비유한 표현이다. AI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을 갖추려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AI 산업은 단순히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운영하려면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반도체,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설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 많은 자금이 들어간다.
예를 들어 AI 데이터센터는 수많은 컴퓨터와 서버를 한곳에 모아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설이다. 고성능 AI 반도체를 설치해야 할 뿐 아니라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냉각시설과 전력 설비도 갖춰야 한다. AI 서비스 이용량이 늘어날수록 관련 시설을 확충해야 할 필요성도 커진다.
최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으로 세계 경제의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국가마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서로 거래하는 글로벌 분업 체계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산업과 기술, 공급망을 둘러싼 국가 간 관계도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분업은 국가들이 각자 잘하는 생산 활동을 나눠 맡는 구조를 말한다. 예를 들어 한 나라가 반도체를 설계하고 다른 나라가 생산한 뒤 또 다른 나라에서 전자제품을 조립하는 방식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국제 협력 체계를 활용해 생산비용을 줄이고 세계시장에 제품을 공급해 왔다.
하지만 주요 국가들이 첨단 기술과 핵심 산업을 경제안보의 중요한 요소로 다루면서 기존의 분업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AI처럼 국가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서는 기술 개발과 생산시설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최 회장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와 같은 산업 구조와 투자 방식만으로는 달라진 세계 경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다.

최 회장이 한국 경제의 해법으로 제시한 방안 가운데 하나는 'AI 네이티브 국가'다. AI 네이티브는 인공지능을 기존 시스템에 단순히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AI를 중심으로 업무와 서비스를 설계하는 방식을 뜻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기존 업무에 AI 프로그램 하나를 도입하는 것과 생산·연구·고객관리 등 업무 전반을 AI 활용에 맞춰 설계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AI 네이티브는 후자에 가까운 개념이다.
국가 차원에서도 행정과 산업, 교육, 의료 등 여러 분야에서 AI를 기본적인 기술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부터 기업의 생산활동까지 AI 기술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다.
최 회장이 AI 네이티브 국가를 제안한 것은 한국이 AI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와 사회 전반에서 활용하는 역량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최 회장은 AI 네이티브 국가 외에도 한국 경제의 성장 방안으로 '뉴 캐피탈리즘', 한일 경제연대를 통한 '확장 옵션',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제시했다.
뉴 캐피탈리즘은 우리말로 신자본주의를 뜻한다. 기존 자본주의의 운영 방식과 한계를 돌아보고 변화한 경제 환경에 맞는 새로운 성장 구조를 모색한다는 개념이다. 최 회장은 이를 한국 경제가 검토해야 할 방향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한일 경제연대를 통한 확장 옵션은 한국과 일본의 경제적 협력을 강화해 성장의 선택지를 넓히자는 구상이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반도체와 자동차, 첨단 소재, 제조업 등에서 중요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확대하는 것이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만드는 방안으로 제시됐다.

인센티브 시스템은 기업이나 개인이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보상이나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정책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이처럼 경제 구조와 기술 활용, 국가 간 협력, 보상 체계를 함께 변화시켜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강연에는 서울대 경제학부 재학생 등 약 450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이 서울대 경제학부 학생들과 만난 것은 2022년 4월 강연 이후 약 4년 6개월 만이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