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노화 되돌리는 유전자' 활용해 손상된 간 회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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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8사단 소속 초임 여군 하사가 범죄 피해를 호소한 뒤 숨진 가운데, 사망 당일 밤 피해를 호소했던 가해 피의자의 부대와 함께 야간 사격훈련이 예정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 하사는 지난 8월 19일 오후 9시 40분쯤 경기도 양주시의 군 관사에서 숨졌다. 임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임 하사였던 A 하사는 사망 전 부대 내 괴롭힘과 폭행을 호소한 데 이어 다른 부대 소속 선배 부사관으로부터 강력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부대에 알린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범죄 피해 신고 이후에도 A 하사와 가해자로 지목된 부사관을 실제로 마주칠 가능성을 차단하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두 사람이 소속된 부대는 서로 다른 곳이었지만, A 하사가 숨진 당일 밤에는 두 부대가 함께 참여하는 야간 사격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피해를 신고한 장병이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과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군의 피해자 보호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A 하사는 올해 6월 임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자대 배치 이후 전문적인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 상태에서 업무와 관련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에는 자신이 부대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취지의 호소도 이어졌다. 업무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질책을 받거나 폭행을 당했다는 정황도 제기됐다.
이후 A 하사의 피해 호소는 단순한 부대 내 갈등을 넘어 범죄 피해 신고로 이어졌다. 사망하기 나흘 전 밤 다른 부대 소속 선배 부사관에게 강력범죄 피해를 입었다고 알렸고, 이를 소속 부대에도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사실을 신고받은 뒤 군이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조치 가운데 하나는 피해자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의 접촉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같은 부대에 소속돼 있지 않더라도 교육이나 훈련, 회의, 시설 이용 등으로 만날 가능성이 있다면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별도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런 분리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군은 두 부대의 거리가 20㎞ 이상 떨어져 있고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설도 없어 별도의 분리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부대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것과 실제 접촉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군부대의 경우 부대 간 공동훈련이나 교육, 작전 지원 등을 통해 서로 다른 부대의 장병들이 같은 장소에 모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A 하사가 숨진 당일 밤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부사관이 소속된 대대와 A 하사가 소속된 부대가 함께하는 야간 사격훈련이 예정돼 있었다.

A 하사가 범죄 피해를 신고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에 피해자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같은 훈련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었던 셈이다. 훈련이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피해 신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군이 충분히 파악했는지도 이번 사건의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군은 피해 여부를 조사하는 데 집중하면서 공동 야간훈련의 정확한 일정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범죄 피해 신고에 대한 조사와 부대의 작전·훈련 일정 관리가 별개로 이뤄지면서 피해자의 실제 동선을 종합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A 하사는 결국 예정된 훈련을 약 2시간 앞둔 시점에 관사에서 숨졌다. 당시 부대원들은 야간훈련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직전 A 하사는 직접 119에 연락해 위험한 상황을 알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관계자는 A 하사가 전화를 걸어 자신이 뛰어내릴 것이라고 말한 뒤 통화가 끊겼고,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는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피해 신고 직후부터 피해자의 안전을 중심으로 부대 내외의 모든 동선을 점검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의 소속 부대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접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기보다, 예정된 훈련과 교육까지 함께 확인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다른 부대 소속이라 하더라도 훈련 등을 통해 서로 마주칠 가능성이 있다면 피해 신고 직후 분리조치가 이뤄졌어야 한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사건을 둘러싼 군의 초기 대응뿐 아니라 부대 내 괴롭힘 문제도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A 하사는 자대 배치 이후 자신이 겪은 어려움을 주변에 호소해온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만으로 부대 내 괴롭힘이나 범죄 피해가 A 하사의 사망에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피해를 호소한 내용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는 수사와 조사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군은 사건을 자체적으로 조사한 뒤 경찰에 넘겼다.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육군 수사대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으며, 가해자로 지목된 30대 부사관 등 4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범죄 피해 신고 내용과 당시 부대의 조치, A 하사의 사망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부검 결과 등도 수사에 활용될 예정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이번 사건을 별도로 들여다보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 8월 26일 군인권보호관을 통해 해당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 개시를 결정했으며, 경찰 수사 과정에 입회하는 한편 부대 현장 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군인권보호관 제도는 군 내 사망 사건이나 인권침해 사건을 외부 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가 살펴볼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2022년 제도 시행 이후 군 사망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과정에 대한 입회·참관이 가능하고, 인권침해 정황이 상당하고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되면 직권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피해 신고가 접수된 뒤 피해자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 사이의 접촉 가능성을 어느 범위까지 확인했어야 하는지가 핵심적인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대 간 거리와 평소 시설 이용 여부뿐 아니라 공동훈련과 교육 일정까지 포함해 실제 동선을 확인했는지가 중요한 부분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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