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반려견 살해한 10대 첫 재판… 혐의 인정하면서도 '이것' 주장했다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하고 반려견까지 죽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0대가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범행 당시 정신질환으로 판단 능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말다툼하다가 어머니를 살해한 10대 아들이 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6.8.9. / 연합뉴스

말다툼 끝에 어머니·반려견 살해

A 군은 지난 8월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어머니 B 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이후 함께 키우던 반려견도 흉기로 찔러 죽인 혐의가 적용됐다.

수사 과정에서 A 군은 과거 어머니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생각해 사과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말다툼을 벌이다 범행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견에 대해서는 당시 짖으면서 자신을 깨물려고 했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B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 군은 범행 뒤 스스로 신고했다. 당시 아버지와 동생은 집에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군은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별다른 직업 없이 지냈다. 과거에도 A 군과 B 씨의 말다툼과 관련해 경찰이 1~2차례 출동했으나 당시 형사 입건된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공소사실은 인정… 정신감정 요청하며 심신미약 주장

인천지법은 7일 존속살해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군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A 군 측은 검찰이 제시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증거에도 동의했다. 법정에 출석한 A 군 역시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는 변호인 의견과 같은지를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다만 변호인은 “범행이 온전한 의사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A 군이 오래전부터 정신질환을 앓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매우 미약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정확한 정신 상태와 형사책임 능력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정신감정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정신감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보호관찰 명령에 대해서는 변호인 측이 기각해 달라는 의견을 냈다.

형법상 심신미약 인정되면 형 감경할 수 있어

형법 제10조는 정신적 장애로 인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어느 정도였는지에 따라 형사책임을 달리 정하고 있다.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한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 해당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한 행위에 대해서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

심신미약이 인정됐다고 해서 형이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2018년 형법 개정으로 심신미약자에 대한 필요적 감경 규정이 임의적 감경으로 바뀌었다.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사실만으로 심신미약 여부가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법원은 범행 당시의 정신 상태와 범행 동기·경위, 행동 등을 종합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실제로 미약했는지를 판단한다. 정신감정 결과도 이러한 판단 과정에서 자료로 활용된다.

AI를 활용해 제작한 단순 자료 이미지로,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부모 등 직계존속 살해하면 유기징역 하한 7년

형법 제250조는 사람을 살해한 경우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경우의 법정형을 구분한다.

제250조 제1항에 따르면 사람을 살해한 사람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경우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일반 살인죄와 비교하면 유기징역의 하한이 5년에서 7년으로 높다.

여기서 직계존속은 자신을 기준으로 부모와 조부모 등 위 세대에 해당하는 혈족을 말한다.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경우에도 같은 조항이 적용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 죽이면 최대 징역 3년

동물보호법 제10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법에서 인정하는 정당한 사유에는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 또는 재산 피해를 막기 위한 경우 등이 포함된다.

동물보호법 제97조에 따르면 제10조 제1항을 위반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와 상해를 입힌 행위는 적용되는 처벌 규정이 구분돼 있으며, 동물을 죽인 경우에는 제97조 제1항에 따른 법정형이 적용된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