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전자발찌 훼손, 법무부는 6일이나 몰랐다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자택에 설치된 전자감독장치의 안테나를 파손했지만 법무부 보호관찰소가 이를 6일 뒤에야 발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자감독 대상자를 관리하는 현장 시스템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조선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조두순은 지난해 6월 3일 오전 11시28분쯤 경기 안산시 자택 침실에 설치된 전자감독장치의 외부 안테나를 파손했다. 장치의 LTE 신호가 급격히 떨어졌지만 보호관찰소가 실제 장치의 파손 사실을 확인한 것은 6월 9일이었다. 조두순의 집 앞에는 경찰 초소가 설치돼 있었고 보호관찰관도 정기적으로 현장을 찾았지만, 장치 훼손이 발생한 뒤 상당 기간 이를 확인하지 못한 셈이다.

전자감독장치는 대상자의 위치와 준수사항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장치다. 장치에서 이상 신호가 발생하면 보호관찰기관이 이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신호 이상과 실제 물리적인 훼손 사이의 연결고리를 현장에서 즉시 찾아내지 못했다.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 / 뉴스1

조두순의 경우 장치 훼손이 한 차례에 그친 것도 아니었다.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전자장치와 관련한 위반이 모두 8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출제한을 위반한 사례가 5건이었고 장치 훼손은 3건이었다.

지난해 5월에는 장치 덮개를 훼손했지만 장치 자체의 기능은 유지됐고, 6월에는 외부 안테나를 파손했다. 이후에도 전자감독 대상자로서 지켜야 할 준수사항을 어긴 사례가 이어졌다.

검찰에 기소된 뒤에도 관리 대상자의 위반 행동은 계속됐다. 지난해 10월 6일에는 전자감독장치의 전원 어댑터를 뽑고 차단기까지 내려 약 21분 동안 전원을 차단했다. 장치 내부 배터리가 작동하면서 위치 확인 기능 자체가 완전히 끊기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10월 10일에는 외출이 제한된 시간대에 다시 집 밖으로 나갔다. 조두순에게는 등·하교 시간대와 야간에 외출을 제한하는 준수사항이 부과돼 있었다. 항소심 판결문에 따르면 외출 제한 시간은 오전 7시부터 9시, 오후 3시부터 6시,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였다.

조두순이 받은 외출 제한은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법원의 명령에 따른 준수사항이다. 전자감독제도는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하는 것뿐 아니라 법원이 정한 외출·접근·출입 제한 등을 함께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상자가 준수사항을 어길 경우 보호관찰기관의 확인과 제재 절차가 이어진다.

문제는 조두순 개인의 반복된 위반을 넘어 전자감독 대상자 전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장 관리 인력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이다.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전자감독 대상자의 준수사항 위반은 모두 5982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외출제한 위반이 5836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접근금지 위반 47건, 출입금지 위반 49건, 전자장치 훼손 50건이 뒤를 이었다.

연도별 전체 위반 건수는 2021년 1425건에서 2024년 779건까지 감소했다가 지난해 975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올해도 7월까지 이미 602건이 발생했다. 전자감독 대상자 관리가 특정 고위험 대상자 한 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인 현장 업무라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다.

관리 대상자는 증가했다. 전자감독 대상자는 2022년 말 4421명에서 올해 6월 5306명으로 늘어 3년여 만에 약 20% 증가했다. 반면 지도·감독을 담당하는 전담인력은 같은 기간 255명에서 234명으로 감소했다. 대상자는 약 20% 늘었는데 전담인력은 21명 줄어든 구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조두순을 담당하는 수원 지역에서는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 수원 지역 전자감독 대상자는 2021년 584명에서 올해 6월 814명으로 230명 증가했다. 전국 14개 지역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그러나 수원 지역 지도·감독 전담인력은 지난해 말 36명에서 올해 6월 35명으로 한 명 줄었다. 같은 기간 전담인력이 감소한 지역은 수원뿐이었다.

전자감독 업무는 대상자의 위치만 확인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법원이 부과한 외출 제한이나 접근금지 등의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이상 신호가 발생하면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대상자에 따라 직접 면담이나 현장 확인, 재범 위험 관리 등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대상자 수가 늘어나면 단순히 전자장치의 개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관리가 완성되지 않는다. 장치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확인하고 실제 상황과 대조하며 필요한 경우 현장에 대응할 인력이 함께 필요하다. 조두순 사례에서 드러난 6일간의 장치 훼손 발견 지연도 이런 관리체계 전체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과 연결된다.

조두순은 이번 전자장치 훼손과 외출제한 위반 사건으로 올해 1월 28일 1심에서 징역 8개월과 치료감호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과거에도 외출제한을 위반해 징역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 다시 준수사항을 위반한 점을 불리한 사정으로 판단했다. 반면 외출 시간이 길지 않았고 보호관찰관과 경찰의 조치에 따라 복귀한 점, 장치 훼손 가운데 일부가 미수에 그친 점 등은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

재판부는 조두순의 정신 상태도 양형에 반영했다. 신경인지 장애 등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고,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치료감호를 함께 명령했다. 정신감정 과정에서는 부과된 준수사항을 지키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취지의 소견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치료감호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 가운데 치료가 필요한 경우 치료를 통해 재범 위험을 낮추기 위한 제도다. 징역형과 달리 단순히 형기를 채우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정신질환이나 중독 등 치료가 필요한 상태를 대상으로 한다. 조두순은 올해 7월 초 국립법무병원에 입소했고, 그곳에서 치료감호 절차를 받았다. 징역 8개월의 형기는 입소 이후 이미 종료된 상태다.

문제는 치료를 담당할 의료 인력도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8월 말 기준 국립법무병원 의사 인력은 시간제 근무를 환산해 정원 20명 가운데 12명 수준으로 충원율이 60%에 그쳤다. 정신건강의학과는 정원 15명에 환산 인력이 9.6명이었고, 주 40시간 근무하는 의사는 한 명에 불과했다.

당시 국립법무병원 전체 수용 인원이 839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환산 인력 한 명이 담당해야 하는 수용자가 약 87명에 이르는 셈이다. 전자감독 대상자에 대한 지역 현장관리뿐 아니라 치료감호 대상자의 치료와 관리에서도 인력 문제가 함께 나타나는 구조다.

전자감독제도는 강력범죄자의 출소 이후 재범을 막고 사회 안에서 법원의 준수사항을 지키도록 관리하기 위해 운영된다. 특히 위치추적 전자장치는 대상자의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지만, 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이상 징후에 대응하는 것은 사람의 관리가 필요한 영역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장치가 훼손되거나 전원이 차단되는 경우에도 내부 배터리나 통신 상태 등에 따라 위치정보가 완전히 끊기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신호 이상이 발생했다고 해서 곧바로 장치 훼손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어 현장 확인과 판단이 필요하다. 결국 전자감독은 장치 자체의 성능과 보호관찰관의 현장 대응이 함께 작동해야 하는 제도다.

이번 사례에서는 조두순이 실제로 장치를 파손한 시점과 보호관찰기관이 물리적인 훼손 사실을 확인한 시점 사이에 6일의 차이가 있었다. 여기에 전자감독 대상자가 늘어나는 동안 전담인력이 감소하고, 조두순이 속한 수원 지역에서는 대상자가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사실까지 확인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동아 의원은 대상자 증가에 맞춰 현장 전담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치료감호가 실질적인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립법무병원의 의료 인력을 늘리고, 치료감호 종료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도 엄정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두순 사건의 항소심은 지난 6월 17일 마무리됐다. 수원고법은 조두순과 검사가 각각 제기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의 징역 8개월과 치료감호 명령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이미 양측의 주장을 충분히 고려했고 판결 이후 형을 바꿀 만한 사정 변화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드러난 내용은 특정 대상자의 위반 사실뿐 아니라 전자감독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전자장치의 이상 신호를 얼마나 신속하게 확인하는지, 늘어나는 대상자를 보호관찰관이 감당할 수 있는지, 치료감호가 필요한 대상자에게 충분한 의료 인력이 배치돼 있는지가 함께 관리돼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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