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아기 변기 방치해 숨지게 한 10대 엄마, '감형' 받았다

자신이 낳은 신생아를 집 화장실 변기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10대 모친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AI 생성 이미지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 양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장기 2년 6개월·단기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 양은 2024년 9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소재 자택 안방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신생아를 변기 안에 그대로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진행된 1심 재판에서 A 양 측은 신생아를 방치한 행위와 피해 아동의 사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출산 직후 아기를 위해 어떠한 구호 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며 피해 아동이 그 사이에 다른 원인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은 없다"며 유기 행위와 사망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이어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며 갓 태어난 아기의 생명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면서 "비록 피고인이 미성년자인 10대라 할지라도 어머니로서 자녀를 보호해야 할 법적·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지적하며 A 양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심리 과정에서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A 양에 대해 2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량이 다소 무겁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감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히며 범행 당시 A 양이 처해 있던 특수한 상황을 주요하게 참작했음을 설명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피고인은 불과 만 15세의 고등학생으로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매우 미성숙한 상태였으며 피고인 본인 역시 보호자의 보살핌이 절실히 필요한 처지였다"고 짚었다. 아울러 "교제했던 남자친구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고 가족들에게조차 임신 사실을 알리지 못해 적절한 병원 진료나 진단조차 받지 못했던 상황이었다"며 "이런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출산하게 되면서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심리적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며 이로 인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1심이 선고한 실형은 과중하다고 판단해 A 양에게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죄는 보호자의 학대로 아동이 숨졌을 때 적용되는 중범죄로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이는 일반 형법상 상해치사나 폭행치사보다 처벌 수위의 하한선이 훨씬 높게 설정돼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권고 기준에 따르면 기본 양형은 징역 4년에서 8년이며 범행 수법이 잔혹하거나 피해자가 영유아일 경우 가중돼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 반면 피고인의 미성숙함, 극심한 심리적 패닉 상태, 진정한 반성 등이 인정되면 징역 2년 6개월에서 5년으로 감경된다.

현행법상 집행유예는 징역 3년 이하의 형에 대해서만 선고가 가능하다. 법정형 하한이 징역 5년인 이 사건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작량감경'이 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만 15세에 불과했던 A 양의 미성숙함과 출산 직후의 심리적 불안 상태 등을 참작해 법관 재량으로 형을 낮추는 작량감경을 적용해 최종적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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