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녀랑 키스하다가 만졌는데 고소한다네요... 이게 고소할 일인가요"

썸을 타던 여성과 첫 키스를 하다 신체 주요부위를 만졌다가 고소하겠다는 말을 들었다는 공무원의 사연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공무원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이게 고소 사유가 돼?'라는 제목으로 18일 블라인드에 올린 글에서 "썸녀랑 첫 키스를 하면서 가슴을 만졌다"며 "기분 나쁘다고 뭐 하는 짓이냐고 하길래 미안하다고 했다"고 털어놨다.

썸을 타던 여성과 첫 키스를 하다 신체 주요부위를 만졌다가 고소하겠다는 말을 들었다는 공무원의 사연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그는 "오늘 고소를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게 밝혀왔는데 이게 고소할 일인가"라며 "작정하고 작업을 친 것 같지 않으냐"고 물었다.

댓글 창은 순식간에 찬반으로 갈렸다.

글쓴이 편에 선 이용자들은 '물렸다'는 말을 쏟아냈다. 한 이용자는 "키스까지 할 정도로 호감 있는 사람을 키스할 때 가슴 만졌다고 고소를 하느냐"며 "글쓴이가 서두른 건 맞지만 처음부터 물린 것"이라고 했다. 다른 이용자는 "첫 키스에 가슴을 만져서 화내고 사과하는 그림까지는 알겠다"며 "바로 고소하겠다고 말하는 걸 보면 물린 게 맞는 듯하다"고 적었다. "요즘 이런 돈벌이가 많다"며 상대 여성을 의심하는 댓글도 달렸다.

동의를 어디까지 받아야 하느냐며 비꼬는 반응도 나왔다. "지금부터 제가 키스를 하며 때에 따라 그쪽의 가슴을 주물러볼까 하는데 여기 서명 좀 해 주겠느냐", "합의서를 만들어서 QR코드와 지문 인증을 준비해 놨어야지, "키스 승낙서, 가슴 승낙서, 모텔 입실 동의서에 다 서명을 받으라는 것"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반대편에서는 동의 없이 몸을 만진 것 자체가 문제라는 목소리가 컸다. 한 이용자는 "합의되지 않았으면 성추행이지 그럼 뭐가 고소할 일이냐"고 했다. 다른 이용자는 "키스를 허락했으면 키스만 허락한 것"이라며 "가슴을 허락했다는 전개는 어떻게 나오는 거냐"고 물었다. "사귀는 사이여도 스킨십은 상대방과 서로 좋아야 하는 것"이라는 댓글도 있었다.

자신의 경험을 꺼낸 여성 이용자도 있었다. 그는 "예전에 남자친구를 처음 사귀었을 때 인생 첫 키스인데 갑자기 가슴을 만지길래 동공 지진이 났다"며 "가슴에 손만 얹은 정도라면 충분히 사과하면 용서해 줄 수는 있을 것 같지만 여자분이 충격을 받았다는 것도 이해된다"고 했다.

글쓴이는 댓글로 직접 반박에 나섰다. 그가 "넌 키스할 때 가슴 안 만지느냐. 해 본 적이 없느냐"고 되묻자 한 공무원 이용자는 "연인 사이가 아니고 썸이라며. 사귀자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느냐"고 받아쳤다.

키스할 때 손을 어디에 둬야 하느냐를 두고 즉석 문답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이용자가 "키스 중에 손을 어디에 두느냐인데 가슴 위에 얹는 게 자연스럽지 않으냐"고 하자 다른 이용자는 "첫 키스인데 가슴을 만지는 남자라니 분위기가 깬다"며 "그냥 어깨나 허리가 제일 좋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글쓴이가 공무원이라는 점을 걱정하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소속이 변호사로 표시된 이용자는 "진지하게 대화하고 바로 합의해야 한다. 그게 제일 싸다"고 조언했다. 다른 이용자들은 "고소장이 접수되면 기관장과 감사실에 통보된다", "미안하다고 한 게 녹음돼 있으면 불리하다"고 했다. 일부 이용자는 글 자체가 지어낸 이야기일 수 있다고 의심했다.

법적으로 따지면 글쓴이 행동을 두고 강제추행죄 성립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갑자기 신체 부위를 만지는 이른바 '기습추행'도 강제추행으로 인정해 왔다. 폭행 자체가 추행 행위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유형력의 크기와 상관없이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다.

썸을 타던 여성과 첫 키스를 하다 신체 주요부위를 만졌다가 고소하겠다는 말을 들었다는 공무원의 사연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대법원은 2023년 9월 21일 전원합의체 판결로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 기준을 완화했다. 기존 판례는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 기준이 피해자에게 정조를 수호하는 태도를 요구하는 입장을 전제하고 있어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상대방의 신체에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면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에 해당한다고 기준을 바꿨다. 판단 요소로는 행위의 목적과 의도, 구체적인 행위 태양과 내용, 행위 당시 정황, 당사자 사이의 관계 등이 제시됐다.

키스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신체 접촉까지 동의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당시 분위기, 가슴을 만진 방식, 상대방의 거부 의사 표시 여부, 두 사람의 관계 등을 종합해 판단하게 된다. 상대방이 곧바로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점과 글쓴이가 사과했다는 점도 정황으로 고려될 수 있다. 사과한 내용이 문자메시지나 녹음 파일로 남아 있다면 수사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될 수 있다.

강제추행죄는 2013년 6월 성범죄 친고죄 조항이 폐지되면서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처벌할 수 있는 범죄가 됐다.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수사와 재판이 자동으로 끝나지 않는다. 다만 합의 여부는 기소 여부나 형량을 정할 때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될 수 있다.

공무원 신분은 별도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가공무원법은 수사기관이 공무원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때와 마친 때 10일 이내에 소속 기관의 장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성범죄로 일정 기준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에 해당해 당연퇴직 대상이 될 수 있다. 형사 절차와 별개로 소속 기관의 징계 절차가 진행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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