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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시계에 고무줄을 달았다…위블로가 46년 만에 되살린 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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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 설치된 기상관측장비 3대 가운데 1대꼴로 기본적인 관리 정보조차 등록되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정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은 장비가 재검정 없이 계속 쓰였고, 검정 유효기간을 4년 넘게 넘긴 장비까지 관측에 동원됐다. 현장에서는 물리적으로 나올 수 없는 습도 값을 가리키는 습도계도 발견됐다.

감사원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상청 정기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부정확한 관측자료가 예보에 활용될 경우 기상예보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기상청에 장비 관리·감독 체계를 손보라고 요구했다. 청사 신축공사 대금을 엉뚱한 곳에 보내 국고 8370만원을 날린 수도권기상청 공무원들에게는 변상 책임이 부과됐다.
기상청은 기상관측표준화법에 따라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관측기관이 운영하는 기상관측장비의 설치와 운영을 관리·감독한다. 온도계, 기압계, 습도계, 풍향계, 풍속계 등이 모두 대상이다. 관측기관은 장비를 새로 설치하거나 교체할 때 형식승인과 검정을 거쳐야 하고, 이후 모델명과 제조번호, 설치일자, 검정일자 같은 주요 정보를 관측메타데이터시스템(OMDS)에 등록해야 한다. 어떤 장비가 언제 어디에 설치됐고 언제 검정을 받았는지 한눈에 파악하기 위한 일종의 '장비 이력부'다.
그런데 감사 결과 이 이력부에 상당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232개 관측기관이 운영하는 기상관측장비는 모두 2만1533대인데, 이 가운데 7402대(34.4%)의 주요 정보가 OMDS에 등록돼 있지 않았다. 전체 장비의 3분의 1 이상이 사실상 '신원 미상' 상태로 돌아가고 있었던 셈이다.
전체 장비 가운데 75.8%에 해당하는 1만6325대는 기상청이 아닌 지자체 등 유관기관이 운영하고 있다. 유관기관 장비만 따로 놓고 보면 1만6325대 중 7389대(45.3%)가 정보 미입력 상태였다. 정보 누락 대부분이 유관기관 장비에서 나온 것이다.
불합격 장비 관리도 허술했다. 습도나 온도, 일사량 등을 재는 과정에서 검정 기준을 넘어서는 편차가 확인돼 불합격 판정을 받은 장비 177대가 재검정을 거치지 않은 채 계속 운영되고 있었다. 이 중 87대는 OMDS에 주요 정보조차 올라가 있지 않았다. 불합격 장비가 무엇인지, 어디에 있는지조차 시스템상으로 추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정 유효기간이 지난 장비에 대한 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기상청은 유관기관 소관 관측장비 8936대 가운데 343대의 검정 유효기간이 이미 만료됐다는 사실을 OMDS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중 325대(94.8%)가 재검정 없이 관측에 쓰이는 동안 사용중지나 재검정 같은 시정권고를 하지 않았다.
감사원이 유효기간이 지난 장비 75대를 표본으로 골라 직접 현장을 점검한 결과는 더 심각했다. 인천 부평구 등 13개 유관기관이 운영하는 장비 39대는 검정 유효기간을 짧게는 4일, 길게는 1599일까지 넘긴 상태였다. 1599일은 4년하고도 4개월이 넘는 기간이다. 정읍시 등 5개 유관기관의 장비 11대는 처음부터 검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기상관측에 그대로 투입되고 있었다.
현장에서 확인된 측정값 가운데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사례도 있었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에 설치된 한 습도계는 검정 유효기간을 1141일 넘긴 상태에서 '0.5%'라는 값을 표출하고 있었다. 감사원은 대기 습도의 물리적 한계치를 1~100%로 보고 있는데, 이 범위를 벗어난 명백한 오류값이다.
전북 정읍시 덕천면의 습도계는 유효기간이 440일 지난 상태였다. 이 장비는 실제 습도가 73%일 때 48%로 측정했다. 차이는 25%포인트로, 최대허용오차(±5%포인트)의 5배에 이른다. 습도는 안개, 강수, 체감온도 등 다양한 기상 판단에 쓰이는 기초 자료다. 관측소 한 곳의 값이 이처럼 크게 어긋나면 해당 지역의 기상 상황을 실제와 다르게 읽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 밖에도 인천 부평구와 경기 고양시 등에 설치된 풍향·풍속계 일부는 통신이 불안정하거나 기능 불량으로 관측값 표출이 아예 멈춘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기준에 못 미치거나 검정을 받지 않은 장비가 계속 쓰이면 부정확한 관측자료가 예보에 반영돼 신뢰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기상청장에게 누락된 장비 정보를 등록하고 유효기간이 지난 장비를 재검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아울러 관측장비 관리·감독 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주의를 요구했다.
이번 감사 결과는 기상청 예보 정확도를 둘러싼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이달 8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올여름 강수예보 정확도를 나타내는 지표(CSI)가 0.32로 최근 10년 새 가장 낮았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미선 기상청장이 이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다만 감사원은 이번 장비 관리 부실이 실제 예보 오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장비 관리뿐 아니라 예산 집행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수도권기상청은 2017년 12월 37억5000만원 규모의 청사 신축공사 계약을 맺었다. 이어 2018년 7월에는 원도급업체, 하도급업체와 함께 하도급대금을 하도급업체에 직접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른바 '하도급대금 직불' 합의다. 원도급업체를 거치지 않고 발주기관이 하도급업체에 직접 돈을 주도록 하는 장치로, 원도급업체가 경영난에 빠지더라도 실제 공사를 한 하도급업체가 대금을 떼이지 않도록 보호하는 취지다.
하지만 실제 대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는 이 합의가 지켜지지 않았다. 당시 담당자와 과장은 하도급업체의 공사 내역을 확인하지 않은 채 원도급업체가 낸 청구서를 그대로 인정했고, 하도급대금 8370만원이 원도급업체 쪽으로 넘어갔다. 담당자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에 하도급업체가 아닌 원도급업체 계좌를 입력했는데, 이 계좌는 원도급업체의 재무상황 악화로 이미 압류된 상태였다. 담당자는 압류 사실을 알면서도 해당 계좌로 돈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대금을 받지 못한 하도급업체는 2019년 11월 수도권기상청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수도권기상청은 이 소송에서 졌고, 2022년 12월 같은 금액을 하도급업체에 다시 지급했다. 같은 공사대금이 두 번 나간 것이다. 하도급업체 보호를 위해 맺은 직불 합의를 정작 발주기관인 수도권기상청이 지키지 않으면서, 결국 그 부담이 고스란히 국고로 돌아온 셈이다.
수도권기상청은 이후 원도급업체에 17차례에 걸쳐 돈을 돌려달라고 독촉했다. 그러나 업체 재산은 이미 다른 채권자들에게 압류된 데다 업체 등록까지 말소돼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다.
감사원은 이 일로 국가에 8370만원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고, 당시 공사대금 지급을 맡았던 담당자에게 5859만원, 과장에게 2511만원을 각각 변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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