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너무 미안해”… 생후 2개월 딸 숨지자 '홈캠' 삭제한 친부

생후 2개월 된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친부가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삭제된 홈캠 영상을 복원하고 부검 결과 등을 검토한 끝에 당초 적용했던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변경했다.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후 2개월 된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친부 A 씨가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 씨에 대해 지난 1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026.10.14. / 연합뉴스

생후 2개월 딸 폭행한 친부 구속 송치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20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40대 A 씨를 구속해 공소청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11일 새벽 경기 오산시 자택에서 생후 2개월 된 딸 B 양의 얼굴과 머리를 양손으로 10여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딸과 함께 잠을 자던 중 아이가 계속 울고 잠들지 않자 짜증이 나 폭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사건은 A 씨가 아기의 호흡 이상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당시 A 씨는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심정지 상태에 빠진 B 양을 확인했다.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B 양의 몸에서 멍 자국 등 외상을 발견했다. 이후 자택에 설치된 홈캠 영상이 삭제된 정황을 포착하고 A 씨를 긴급체포했다.

삭제한 홈캠 복원… 폭행 추정 소리 확인

경찰 수사에서는 삭제된 홈캠 영상이 주요 단서로 확인됐다.

A 씨는 딸이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은 직후 휴대전화를 통해 집 안에 설치된 홈캠 영상을 원격으로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해 해당 영상을 복원했다. 복구된 영상에서는 A 씨가 아이를 때리는 것으로 추정되는 소리와 B 양이 우는 소리 등이 확인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의 얼굴과 머리를 양손으로 10여 차례 때린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폭행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소견도 확보했다. 국과수는 B 양의 사인이 머리 부위 손상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찰은 이 같은 부검 소견과 A 씨가 폭행했다고 진술한 신체 부위가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어 피해 아동이 생후 2개월에 불과한 영아라는 사실과 폭행 부위, 방법,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A 씨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기존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변경했다.

경찰은 범행 당시 A 씨의 아내가 다른 방에 있었으며, 딸이 폭행당한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파악했다. 아내가 범행에 가담한 정황도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사건 발생 이전에 B 양을 상대로 학대나 폭행이 이뤄졌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살해 의도 부인… 숨진 딸에게 마지막 사과

A 씨는 20일 용인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호송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A 씨는 딸을 살해할 의도가 정말 없었느냐는 질문에 "네, 없었습니다"라고 답했다.

범행을 감추려고 홈캠 영상을 삭제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설명 없이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죄송합니다"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이어 취재진이 숨진 딸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A 씨는 "아빠가 너무 미안해, 정말 미안해"라고 말했다.

A 씨는 이후 호송차에 올라 경찰서를 떠났다.

아동학대살해죄, 법정형은?

현행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는 아동학대살해죄와 아동학대치사죄의 처벌을 구분하고 있다.

아동학대치사죄는 아동학대범죄로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 적용되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반면 아동학대살해죄는 아동학대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아동을 살해한 경우에 적용된다.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다.

두 혐의를 구분하는 핵심은 살해의 고의가 인정되는지 여부다. 직접적인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더라도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고 범행을 저질렀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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