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화장실서 출산한 아기 쓰레기통에 버린 엄마, 징역 2년…아기는 생존

직장이 있는 상가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은 뒤 쓰레기통에 버린 20대 친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아이는 직장 동료에게 발견돼 목숨을 건졌지만 영구적인 뇌 손상을 입었다.

서울중앙지법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으로 무관함.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는 21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살해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함께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 4월 3일 근무하던 상가 건물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한 직후 쓰레기통에 넣고 휴지로 덮어 숨지게 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는 21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살해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함께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 4월 3일 근무하던 상가 건물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한 직후 쓰레기통에 넣고 휴지로 덮어 숨지게 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아이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김씨의 직장 동료였다. 병원으로 옮겨질 당시 아이는 심정지 상태였고,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은 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이어갔다. 공소청(당시 검찰)은 지난 5월 김씨를 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고 아이를 유기하거나 살해할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급작스러운 출산 과정에서 당황한 측면이 있지만 자가호흡 능력이 부족한 출산 직후 영아를 쓰레기통에 넣고 휴지로 덮는 행동은 미필적으로나마 피해 아동을 유기해 살해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에게 심신미약 또는 상실로 인해 감경할 사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아동학대살해죄 조항의 위헌 여부도 따져봤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예상치 못한 출산 직후 당황한 산모에게 과도한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게 합당한지 해당 규정의 합헌 여부부터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아 살해를 일반 살인보다 가볍게 처벌하던 형법 251조 영아살해죄가 2023년 폐지된 것은 영아의 생명권을 가볍게 여긴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처벌을 강화한 결과라고 봤다. 또한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아동학대치사죄를 합헌으로 결정한 취지에 비춰 보면, 이보다 형이 무거운 아동학대살해죄 역시 현 상태에서는 합헌으로 해석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위기 산모에 대한 지원구제 방안에 미흡한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행정적 지원 절차를 담당하지 않는 사법부 입장에서 지원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처벌 수위를 낮추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사건과 관계없는 시민들이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처벌 요구가 크다는 점도 거론했다.

다만 재판부는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갑작스러운 출산으로 당황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 김씨와 아이를 포함한 가족 모두의 비극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미수 감경과 정상참작 감경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항소심에서 다시 한번 해당 적용 법률의 합헌 여부를 비롯해 당시 사정을 변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는 살아남았지만 후유증은 컸다. 김씨가 구속돼 치료에 필요한 동의 절차를 밟기 어려워지자 검찰은 서울가정법원에 임시 조치를 직권 청구해 김씨의 친권 행사를 정지시켰다. 이후 아이는 임시 후견인인 외조부의 동의를 받아 기관절개술을 받았다. 검찰은 아이가 의료·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직권으로 출생신고도 마쳤다.

병원에서 퇴원한 아이는 지난 7월 장애 영유아 거주시설에 들어갔다. 아이는 중증 저산소성·허혈성 뇌병증 등으로 뇌병변 영구장애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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