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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통증을 치료받으려고 한의원을 찾은 90대 환자가 침 시술을 받은 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환자의 심장 근육이 손상된 가운데 시술 전 상태 확인과 이상 증상이 나타난 이후의 대응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5단독 재판부는 업무상과실치사와 의료법 위반,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60대 한의사 A 씨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앞서 허리 통증으로 내원한 90대 환자 B 씨에게 침을 놓던 중 심장 부위에 손상을 입혀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 씨는 B 씨의 가슴 부위에 침 3개를 놓았으며, 이 과정에서 심장막 안쪽에 미세한 심근 파열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시술을 받은 당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A 씨가 침을 놓기 전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시술에 따른 위험성을 알리는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A 씨가 B 씨를 진료하면서 기본적인 진맥을 하지 않았고, 가슴 부위에 침을 놓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도 미리 설명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시술 이후 환자가 이상 증상을 호소했을 때의 대처도 문제로 지적됐다.
B 씨는 침을 맞은 뒤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그러나 A 씨는 약 15분 동안 별다른 응급조치를 하지 않았고, 그사이 B 씨는 의식을 잃었다. A 씨는 해당 환자에 대한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은 혐의도 함께 받았다.
A 씨는 의료사고와 별도로 지인의 카페 영업을 방해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조사 결과 A 씨는 굴착기를 이용해 카페 진입로에 여러 개의 바윗돌을 옮겨 놓는 등 총 12차례에 걸쳐 손님 차량의 출입을 가로막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 씨는 카페 운영자인 C 씨와 헤어진 뒤 갈등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방해 범행은 A 씨가 앞선 의료사고로 수사를 받던 기간에 발생했다.
재판부는 A 씨의 의료상 과실로 환자가 사망한 결과를 무겁게 판단했다. 특히 해당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별도의 업무방해 범행까지 저지른 점을 불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
다만 A 씨가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사망한 환자의 유족과 원만하게 합의한 사실도 양형에 반영됐다. 아울러 업무방해 사건의 피해자를 위해 일정 금액을 형사 공탁한 사정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A 씨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참고] 업무상과실치사·업무방해죄… 현행법상 처벌 규정
현행 형법 제268조는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업무상과실치사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다른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적용되는 범죄다.
의료법에는 진료기록부 작성 의무도 명시돼 있다. 의료법 제22조 제1항에 따르면 의료인은 환자의 주된 증상과 진단, 치료 내용 등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명해야 한다.
업무방해죄는 형법 제314조에서 규정한다. 허위 사실을 퍼뜨리거나 위계 또는 위력을 사용해 다른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 적용될 수 있으며,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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