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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 의식을 해야 한다며 제자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고 여러 차례 성폭행한 70대 무속인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고인이 무속인으로서의 지위와 제자의 종교적 믿음에 대한 의존도를 범행에 이용했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은 합의된 관계였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5년간 취업제한 명령도 내려졌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종교적·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는 점과 반복된 범행,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양형 이유로 밝혔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이동기 부장판사)는 26일 강간, 유사 강간, 피보호자간음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취업제한 대상에는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관련 기관 등이 포함됐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A 씨는 2024년 1월께 부산 일대의 차량과 호텔 등에서 제자인 30대 무속인 B 씨를 상대로 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B 씨에게 “죽은 스승의 영혼이 몸에 있어 퇴마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성관계를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성관계를 하지 않으면 자살하게 되고 가족에게도 나쁜 일이 생기며 말문까지 막힐 수 있다는 취지로 겁을 줬다.
A 씨는 퇴마 의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성관계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B 씨가 성관계를 거부하는 상황에서도 위력을 행사했으며, 흉기를 이용해 의식을 치르는 방식으로 성관계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협박한 것으로 재판부는 판단했다.
피해자가 종교적 믿음과 심리적 의존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A 씨는 법정에서 B 씨와 합의해 성관계를 했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B 씨의 진술이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관련 증거와도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의 요구에 따르거나 명확하게 저항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의 판단도 제시됐다.
재판부는 A 씨가 무속인 스승이라는 지위와 B 씨의 무속 신앙에 대한 의존도를 이용해 범행했다고 봤다.
단순히 당사자 사이에 성관계가 있었는지만 살핀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처한 종교적·심리적 상황과 성관계에 이르게 된 경위, 피고인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웠던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성관계를 거부하는 B 씨에게 위력을 행사하기도 했고, 흉기를 이용해 의식을 치르는 등 끊임없이 성관계 필요성을 세뇌하며 협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종교적·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임을 이용해 여러 차례 범행했고,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반성하지 않고 피해 복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종교적 지위나 영적 위력을 악용한 성범죄의 심각성이 사법 기관과 관계 부처의 공식 지표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5 범죄분석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범죄는 2024년 조사 기준 한 해 3만 6180건에 달한다.
이 중 상당수는 직장이나 사회적 관계 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위계·위력형 범죄로 분석된다.
특히 종교 시설 내 성범죄는 특유의 폐쇄성과 영적 수직관계 탓에 적발이 더 까다롭다.
실제 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 발표한 최신 상담 통계 실태에 의하면 접수된 내부 성폭력 사건 가해자의 68%가 담임 목사나 전도사 등 교회 지도자 격 인물인 것으로 집계되어 권력 구조형 범죄의 단면을 드러냈다.
문제는 피해자가 범죄를 인지하더라도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다는 점이다.
여성가족부의 2025년 성폭력 안전실태조사 결과, 성폭력 피해 후 경찰에 실제로 신고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단 1.8%에 그쳤다.
신고하지 못한 주요 사유로는 소문이나 보복에 대한 두려움 등이 꼽혔다.
전문가들은 가해자의 종교적 권위를 신격화하도록 유도하는 이른바 '그루밍(심리적 지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피해자가 장기간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종교 단체 내부에서 사건을 '은혜'라는 명목하에 자체 무마하거나 은폐하려는 경향이 짙어 사각지대를 키운다고 진단한다.
아울러 영적 지위를 남용한 성범죄를 일반 법정형보다 엄중히 처벌할 수 있도록 사법적 기준을 강화하고, 내부 고발자를 보호할 수 있는 외부 전문 상담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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