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은퇴한 홍준표, 변호사로 법정 등장…“내 직원이었던 사람들”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측근들의 변호인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지 약 1년 6개월 만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7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측근을 변호하기 위해 변호인 신분으로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 뉴스1

27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홍 전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4분쯤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했다. 그는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관계자 2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변호인으로 참석하기 위해 법원을 찾았다.

홍 전 시장은 직접 변론에 나선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내 직원이잖아”라며 “내 직원이었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둘러싼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이번 사건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과는 상관없는 별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궁금한 게 많으실 것이다”라며 “심문이 끝나고 기자실에서 취재진에게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약 2분간 취재진과 문답을 나눈 뒤 영장 심문실로 이동했다.

선거자금 부정 지출·허위 회계보고 혐의…측근 2명 영장심사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7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측근을 변호하기 위해 변호인 신분으로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이날 오전 10시 30분 대구지법에서는 홍 전 시장 측 선거용역업체 사장 박 모 씨와 당시 선거캠프 회계담당자 김 모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

경찰은 두 사람이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선거캠프의 정치자금을 부정하게 지출한 정황을 포착했다. 경선이 끝난 뒤 허위 증빙서류 등을 이용해 작성한 회계보고서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혐의도 수사하고 있다.

이번 수사는 홍 전 시장 측 인사들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관련된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앞서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2025년 3월 홍 전 시장과 관련자들을 고발했다. 명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실시한 홍 전 시장 관련 여론조사 12건의 비용 4370만원을 제3자가 대신 부담했다는 의혹이다.

시민단체는 홍 전 시장의 국민의힘 복당과 대구시장 선거 등을 위해 여론조사가 진행됐으며, 비용을 부담한 관계자들이 이후 대구시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영장심사를 받는 박 씨는 홍 전 시장 아들 친구인 최 모 씨의 후배로 알려졌다. 박 씨는 홍 전 시장이 대구시장에 당선된 뒤 대구시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됐으나, 관련 논란이 불거진 이후 사직했다. 박 씨 등은 제기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7월 사건을 특검에 넘겼다가 올해 3월 다시 넘겨받았다. 이후 압수수색 등 수사를 진행하면서 당초 고발 사건과 별개의 정치자금 부정 지출 및 허위 회계보고 혐의를 추가로 확인했다.

홍준표 “정계 은퇴한 나까지 타깃…무리한 수사”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7일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측근을 변호하기 위해 변호인 신분으로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 뉴스1

홍 전 시장은 전날인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변론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며 경찰 수사를 비판했다.

그는 “제가 보기에는 무리한 수사로 보이고 이 사건은 이번 11월 19일이 공소시효 만료라는데 정계 은퇴한 나까지 타깃으로 삼고 하는 수사라서 부득이하게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명 씨와의 연관성도 부인했다. 홍 전 시장은 “명태균을 개인적으로 만난 일도 없고 그에게 여론조사를 맡긴 일도 전혀 없다”며 이번 수사가 관련 고발 사건의 여파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를 불러서 조사해서 죄가 있으면 처벌하고 내 직원들은 건드리지 말라고 했건만”이라며 “5년 전 낙선한 경선 후보자 선거자금까지 탈탈 털어서 수사해 본들 무엇이 더 나오겠나”라고 반발했다.

경찰은 이날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후속 수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홍 전 시장 등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예정이다. 박 씨와 김 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오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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