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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수령 나이를 최대 65세까지 늦춘 공무원연금법 조항이 헌법재판소에서 살아남았다. 하지만 재판관 8명 가운데 4명이 위헌의견을 냈다. 위헌 정족수인 6명에 2명이 모자랐을 뿐이다. 법적 다툼은 일단락됐다. 정년퇴직 뒤 소득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는 국회와 정부의 몫으로 남았다.

60세에 정년퇴직한 공무원이 퇴직연금을 최대 65세부터 받도록 한 공무원연금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이 조항 때문에 공무원은 정년퇴직 뒤 월급도 연금도 없는 기간을 최대 5년간 겪을 수 있다.
헌재는 지난 22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이 공무원연금법 부칙 제11조 제1항 제3∼6호를 대상으로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4대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위헌 결정을 하려면 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위헌 의견이 4명에 그치면서 현행 조항은 그대로 유지된다.
공무원 소득 공백은 정년과 연금 수령 시점이 어긋나면서 생긴다. 공무원 정년은 60세다. 반면 1996∼2009년 임용된 공무원은 퇴직 연도에 따라 62∼65세가 돼야 연금을 받는다.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 때 부칙으로 정한 경과규정 때문이다. 당시 개혁은 공무원이 내는 돈을 늘리고 받는 돈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금 수령 나이를 늦춘 것도 연금재정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앞서 2009년 개정 때는 2010년 이후 새로 임용되는 공무원에게만 65세 지급을 적용했다. 2015년 개정은 이를 1996∼2009년 임용된 재직 공무원에게까지 단계적으로 넓혔다.

공백 기간은 퇴직 시기가 늦을수록 길어진다. 2024∼2026년 퇴직자는 62세, 2027∼2029년 퇴직자는 63세, 2030∼2032년 퇴직자는 64세부터 연금을 받는다. 2033년 이후 퇴직자는 60세에 퇴직하고도 5년 동안 월급도 연금도 없이 지내야 한다.
헌법소원을 낸 청구인 가운데 한 명의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이 청구인은 1996년 6월 지방공무원으로 임용돼 지난해 6월 30일 정년퇴직했다. 퇴직하면서 연금을 청구했지만 공무원연금공단은 62세가 되는 2027년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통지했다. 30년 가까이 일하고 퇴직했지만 2년 가까이 연금 없이 지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반면 1995년 이전 임용자는 연금 수령 나이 상향을 적용받지 않는다. 헌재는 이들이 2015년 법 개정 전에 이미 재직기간 20년이라는 연금 수급 요건을 채웠다는 점을 들어 차별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임용 시기가 1년만 달라도 연금을 받는 나이가 갈리는 셈이다.
영향을 받는 공무원은 적지 않다. 공무원 노동계는 2022년부터 2032년까지 공무원 10만명이 소득 공백을 겪을 것으로 추산한다. 정부가 공식 집계한 수치는 아니다.
헌재 다수 의견은 감액된 조기퇴직연금을 받으면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위헌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이 방식으로는 연금이 최대 25% 깎인다고 지적했다. 깎인 연금은 연금을 받는 내내 그대로 적용된다. 공백을 피하려면 노후 소득을 영구적으로 줄여야 하는 셈이다. 위헌의견 재판관들은 "결국 소득공백기 동안 생계유지는 퇴직공무원에게 오롯이 남겨져 있다"고 했다.
위헌의견 재판관들이 대안으로 꼽은 것은 정년연장이다. 김형두 재판관은 보충의견에서 "퇴직연금 지급개시 연령을 상향하는 경우 공무원의 정년을 퇴직연금 지급개시 직전까지 함께 연장해, 정년퇴직과 퇴직연금 지급개시 시점이 곧바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김형두 재판관은 "공무원은 재직 중 정년 이후 생계를 위한 별도 소득원을 마련하는 데 구조적 제약을 받는 만큼 장기간 재직한 공무원에게 퇴직연금은 퇴직 후 생활을 뒷받침하는 주된 공적 노후 소득원"이라고도 했다. 결론은 합헌이었지만 재판관 절반이 입법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는 뜻을 밝힌 셈이다.
공무원 노동계도 같은 해법을 요구해왔다. 이해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6월 "연금 소득 공백 문제는 결국 정년연장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노조는 일률적인 연장보다 선택권을 보장해달라는 입장이다. 박중배 전국공무원노조 대변인은 "희망자는 계속 일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소득 공백 해소 등을 내걸고 7월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공무원·교사 노동자대회를 열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정부를 향한 불만도 쌓여 있다. 석현정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인사혁신처장이 재채용을 약속했지만 정부는 현재까지 아무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같은 자리에서 "정부가 사용자로서 그동안의 직무유기에 대해 책임을 지고 소득공백으로 인한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결하라"고 했다. 신동근 공무원연맹 위원장도 같은 날 65세 정년연장을 서둘러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공무원 정년을 출생 연도에 따라 늘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1968∼1969년생은 1년, 1970∼1971년생은 2년을 늘리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연장해 1976년생부터는 5년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연장된 기간에는 60세 때 보수의 70% 수준을 주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확정된 안은 아니다.
공무원 정년 논의는 민간 정년연장 입법과 맞물려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정 정년을 2029년 61세로 늘린 뒤 2년마다 한 살씩 올려 2037년 65세에 이르게 하는 초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청년 고용과 임금체계 개편을 둘러싼 노사 이견으로 국회 처리는 늦어지고 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정년연장을 임금체계 개편과 연동하고 기업이 재고용과 정년연장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게 하자고 주장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정년연장은 연내 처리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무원 정년은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서 따로 정한다. 민간 정년연장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공무원 정년을 늘리려면 별도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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