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대로 만취 이별녀' 뒷얘기도 확산... 경찰의 특이한 대처법 눈길

출근길 강남대로 차로에 드러누운 만취 여성을 경찰관들이 들어 옮기는 영상이 유튜브와 SNS로 번지면서 이번엔 경찰관이 낀 장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상 속 경찰관 한 명이 여성을 제지하기 전 장갑부터 끼는 모습을 두고 신체 접촉 시비를 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네티즌 사이에서 나왔다.

'강남대로 만취 이별녀'란 제목으로 급속하게 퍼지는 영상을 캡처한 사진.

'강남대로 만취 이별녀', '강남이별녀' 같은 제목과 해시태그가 붙은 이 영상은 인스타그램과 스레드 등에 처음 올라왔다. 인스타그램 게시자는 "이별의 아픔을 위로해 주시는 대한민국 경찰분들"이라는 글을 함께 남겼다. 영상은 이후 유튜브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옮겨 가며 빠르게 확산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한 여성이 강남대로 한가운데를 걸어 다니고 있다"는 신고가 전날 오전 8시 13분쯤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관 3명은 5분여 만에 여성을 인도 쪽으로 옮겼다. 경찰은 여성을 인근 지구대에서 보호하다가 집으로 돌려보냈다.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대로 만취 이별녀'란 제목으로 급속하게 퍼진 영상의 일부.

여성은 같은 날 오전 7시 40분쯤에도 지인과 다투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귀가 조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성 때문에 두 차례나 경찰이 출동한 것이다.

당시 상황을 지켜본 목격자 A씨는 연합뉴스에 "인도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한 여성이 차로 반대편에서 걸어왔다"며 "소리를 지르고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여성이 도로를 걸었을 때 마침 횡단보도 보행 신호가 켜져 있어 차량 통행에 방해가 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남대로 만취 이별녀'란 제목으로 급속하게 퍼지는 영상을 캡처한 사진. 경찰이 여성을 제지하기 전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영상은 신논현역에서 논현역 방향 강남대로에서 찍혔다. 짧은 바지에 검은 재킷 차림의 여성은 휴대전화를 귀에 댄 채 울면서 차로 한가운데를 걸었다. 주변 차로로는 오토바이와 시내버스, 승용차가 쉴 새 없이 지나갔다. 순찰차에서 내린 경찰관은 여성에게 다가가기 전 장갑부터 꼈다. 여성은 손가방을 든 채 경찰관을 피해 차로를 따라 걷다가 붙잡히자 도로 위에 주저앉았다. 이어 바닥에 드러누워 버텼다. 결국 경찰관 세 명이 여성의 팔과 다리를 하나씩 붙잡아 들어 올렸다. 여성은 경찰관들에게 들린 채 발버둥을 치며 인도 쪽으로 옮겨졌다.

장갑을 낀 장면을 두고 네티즌 사이에선 맨손으로 여성의 몸을 잡았다가 성추행 시비에 휘말릴 것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불쾌한 신체 접촉 시비에 휘말리기 싫으면 저런 거라도 착용해야 할 듯하다"고 했다. "이럴 때 여경이 출동한다는 거 아니었나"라는 반응도 있었다. 다른 네티즌은 "영상으로 채증하고 몸에 손을 좀 대도 정당한 공무집행으로 인정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만취한 사람을 붙잡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조치에는 법적 근거가 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4조는 술에 취해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재산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경찰관이 보건의료기관이나 공공구호기관에 긴급구호를 요청하거나 경찰관서에 보호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찰관서에서 보호하는 기간은 24시간을 넘길 수 없다. 보호조치를 한 경찰관은 지체 없이 가족이나 친지 등 연고자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이번에도 경찰은 여성을 지구대에서 보호한 뒤 귀가시켰다.

'강남대로 만취 이별녀'란 제목으로 급속하게 퍼지는 영상을 캡처한 사진.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경찰관들의 노고를 치켜세웠다. 네티즌들은 "경찰도 진짜 힘든 직업이다", "경찰 대응 너무나 잘했다"는 댓글을 달았다. 한 네티즌은 "경찰들 잘 대처했다. 빠른 대처에 오랜만에 응원한다"고 했다. 경찰관들이 여성의 팔다리를 붙잡아 옮기는 장면을 두고 "예상 못 했는데 다리 잡고 끌고 갈 줄은 몰랐다. 경찰들 너무 고생 많다"는 반응도 나왔다. "저런 장면 보면 극한직업 인정한다. 고생들 한다", "경찰관들 수고가 많다"는 댓글도 줄을 이었다.

여성의 행동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어떤 법이 적용될지 모르나 저런 행동은 반드시 처벌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아무리 속상해도 저건 법적으로 처리해라. 그래야 정신 챙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무리 술을 마셨다고 해도 있을 수 없는 행동이다. 엄벌하라"라고 했다. "헤어졌다고 도로 한복판에서 저렇게 걸어 다니는 게 말이 되냐", "피해는 주지 말자", "자비 없는 행정처벌을" 등의 댓글도 이어졌다.

여성을 다독이는 반응도 없진 않았다. 한 네티즌은 "이별의 아픔은 잠시뿐"이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얼마나 힘들면 도로라는 걸 인지하지도 못하고 걸어 다니고 있었을까"라고 말했다. 모자이크 없이 여성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 영상이 계속 퍼지는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봤다. 다만 도로교통법 제68조 제3항은 술에 취해 도로에서 갈팡질팡하는 행위와 교통에 방해되는 방법으로 도로에 눕거나 앉거나 서 있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질 수 있다. 교통 흐름을 크게 방해했다고 판단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 경찰관의 제지 과정에서 폭행이나 협박을 했다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공무집행방해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강남대로 만취 이별녀'란 제목으로 급속하게 퍼지는 영상을 캡처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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