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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27일 오후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1월 대형 화재로 주민 258명이 대피하고 181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지 약 9개월 만이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8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 인력 168명과 장비 51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에 나섰다.
구룡마을은 서울 강남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무허가 판자촌이다. 주택 대부분이 불에 타기 쉬운 자재로 지어진 데다 건물 사이 간격이 좁아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현재 약 3800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주민 이주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일부 주민들이 여전히 마을에 거주하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0분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오후 3시 58분쯤 소방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최초 신고가 접수된 지 불과 8분 만이다.
소방 대응 1단계는 화재 규모가 크거나 불길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 관할 소방서의 인력과 장비를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조치다. 화재 규모와 진압 상황에 따라 대응 단계가 상향될 수 있다.
이날 현장에는 소방관 등 인력 168명과 소방차를 비롯한 장비 51대가 투입됐다.
소방 관계자는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불길이 주변 주택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동시에 화재 진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뒤 구룡마을 일대에서는 검은 연기가 짙게 피어올랐다. 연기가 주변 지역으로 퍼지면서 강남구는 주민들에게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다.
강남구는 문자에서 "구룡마을 화재로 연기 다량 발생, 인근 주민은 창문을 닫아 주시고 안전관리에 유의하시기 바라며 주변 차량은 우회하시기 바란다"고 알렸다.
화재 현장 주변에서는 연기 확산에 따른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연기가 다량 발생하는 화재에서는 불길이 직접 닿지 않는 곳에서도 연기와 유해가스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검은 연기는 플라스틱이나 합성수지 등 여러 가연성 물질이 연소할 때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연기의 색깔만으로 실제 불에 탄 물질이나 발화 원인을 특정할 수는 없다.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집계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화재 진압을 마친 뒤 현장 조사를 통해 정확한 피해 규모와 발화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구룡마을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1월 16일 새벽에도 구룡마을에서 불이 나 주민 수백 명이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화재는 마을 4지구에서 시작해 6지구까지 번졌다. 불길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대규모 진화 작업을 벌였다.
대응 2단계는 관할 소방서뿐 아니라 인접 소방서의 인력과 장비까지 동원하는 단계다. 단일 소방서의 대응만으로 진압하기 어렵거나 화재가 광범위하게 확산할 가능성이 있을 때 발령된다.
당시 화재로 주민 258명이 긴급 대피했다. 큰불을 잡는 데만 약 6시간 30분이 걸렸으며, 불길이 완전히 꺼지기까지는 약 8시간이 소요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주택들이 불에 타면서 주민들이 생활 터전을 잃었다.
서울시 집계에 따르면 당시 129가구 181명이 이재민이 됐다. 불이 꺼진 뒤에도 이들은 거주지를 잃어 임시 주거 공간 등 대체 거처가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이번 화재는 그로부터 약 9개월 만에 발생했다. 올해 초 대규모 피해를 겪었던 마을에서 다시 불이 나면서 구룡마을의 취약한 주거 환경과 화재 안전 문제가 재차 드러났다.
구룡마을에서는 2023년 1월 20일에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4지구에서 시작된 불로 주민 약 500명이 대피했다. 주택 60채가 모두 타면서 44가구 62명이 이재민이 됐다.
2014년 11월에는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다. 당시 화재로 70대 남성 1명이 숨졌으며 무허가주택 16개 동, 63가구가 불에 탔다.
이처럼 구룡마을에서는 수년에 걸쳐 대형 화재가 반복됐다. 화재 발생 시기와 피해 규모는 서로 다르지만,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 불길이 확산하면서 다수의 주민이 대피하거나 거주지를 잃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배경에는 마을의 형성과 주거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구룡마을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산 자락에 형성된 무허가 주거지역이다. 서울에서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던 1980년대, 기존 거주지를 잃은 도시 빈민들이 이곳에 모여들면서 마을이 만들어졌다.
강남 지역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업시설 중심으로 개발되는 동안 구룡마을에는 임시 건축물 형태의 주거시설이 남았다.
마을 안에는 비닐과 합판, 스티로폼 등으로 지어진 주택이 밀집해 있다. 일반적인 아파트나 철근콘크리트 건물과 달리 화재에 취약한 건축 자재가 사용된 경우가 많다.
비닐과 스티로폼 등은 불이 붙으면 빠르게 연소할 수 있는 재료다. 합판과 목재 역시 화재가 확산하는 과정에서 연료 역할을 할 수 있다.
주택들이 서로 가까이 붙어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한 건물에서 시작된 불이 인접한 건물로 옮겨붙기 쉽고, 강한 바람이 불면 화염과 불티가 주변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커진다.
건물 사이에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는 화재 진압을 위한 접근도 쉽지 않다.
구룡마을 내부 골목은 폭이 좁고 복잡한 구간이 많아 대형 소방차가 마을 안쪽까지 진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소방차가 화재 현장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면 소방관들이 호스를 길게 연결하거나 장비를 직접 옮겨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진압 준비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주민 대피 역시 중요한 문제다. 좁은 골목에 연기가 가득 차거나 불길이 번지면 주민들이 이동할 수 있는 경로가 제한될 수 있다.
노후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전기설비와 난방기구, 취사시설 등 생활 속 화재 위험 요소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이번 화재의 발화 원인은 아직 조사되지 않았다.
구룡마을의 화재 위험은 단순히 건물 한 채의 노후화 문제가 아니라 가연성 건축 자재와 높은 주택 밀집도, 좁은 진입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구조적 문제다.
이 때문에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초기 진압과 주민 대피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구룡마을은 현재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영개발 방식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의 핵심은 기존 무허가 주거시설을 철거하고 약 3800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구룡마을이 위치한 개포동 일대는 서울 강남권의 주요 주거지역이다. 주변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도로, 생활편의시설 등이 들어서 있지만 구룡마을은 오랫동안 기존 주거 형태를 유지해 왔다.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노후 주택과 좁은 골목을 중심으로 형성된 현재의 주거 환경도 크게 달라지게 된다.
SH는 2027년 상반기 착공해 2029년 준공하는 일정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주민 이주 대책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임대주택 제공 대신 분양권 등을 요구하고 있다. 개발 이후 어떤 형태의 주거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지를 놓고 의견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구룡마을은 오랜 기간 무허가 주거지역으로 유지돼 왔기 때문에 일반적인 재개발 지역과는 주민들의 법적 지위와 보상 조건 등에 차이가 있다.
주민들에게는 기존 거주지를 떠난 뒤 어디에서 생활할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다. 이주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거비 부담과 새로운 거처의 위치, 생활 기반 유지 등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사업을 추진하는 측에서는 정비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주민 이주와 기존 건축물 철거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이러한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개발 일정이 추진되는 동안에도 일부 주민은 구룡마을에 남아 생활하고 있다.
주민들이 기존 주택에서 거주하는 기간에는 노후 건축물의 화재 위험도 계속 관리해야 한다.
지난 1월 대형 화재 이후에도 구룡마을에서는 주민들이 생활을 이어왔고, 이번에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발생한 화재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168명과 장비 51대를 투입했다.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는 진화 작업이 끝난 뒤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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