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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있으면 행복하고 편한 동거녀와 7년 만에 헤어지기로 한 30세 남성이 "이 선택이 맞느냐"며 조언을 구했다. 두 사람을 갈라놓은 건 마음이 아니라 돈을 대하는 태도였다. 대형 IT 기업에 재직 중인 개발자인 A씨가 이런 고민을 '7년 만나서 동거 중인 여자친구랑 헤어지려 합니다'란 제목에 담아 2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렸다.

A씨는 대학교 2학년 때 여자친구 B씨를 만나 동거를 시작했다. 함께 서울로 올라와 5년째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A씨는 "여자친구와 같이 있으면 너무 행복하고 편하고 즐겁지만 경제관념 문제로 헤어지려 한다"고 했다.
두 사람은 같은 지방 사립대를 나왔다. 졸업 뒤 형편은 크게 갈렸다. A씨는 대형 IT 기업에 다니며 연 1억 원가량을 번다. 모은 자산은 3억5000만 원이다. 이 가운데 8000만 원 정도는 투자로 불렸다. 28세인 여자친구 B씨는 중소기업 사무직으로 입사한 지 3개월 된 신입이다. 연소득은 3400만 원, 모은 돈은 1300만 원이다. A씨 부모는 노후 준비를 마쳤다. B씨 부모는 집이 없고 형편이 어렵다.
A씨가 가장 마음에 걸려 하는 건 B씨가 일을 오래 이어 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B씨는 서울에 올라온 첫해에만 8번 회사를 옮겼다. 5년 동안 이직은 14번가량이다. 다음 직장을 구하기 전에 먼저 그만둔 경우가 더 많았다. A씨는 B씨가 남들보다 스트레스를 몇 배로 받고 그때마다 충동적으로 일을 그만뒀다고 했다. 주말이면 B씨는 하루 종일 잠을 잤다. 취업을 준비할 때는 이력서를 보여 달라고 하면 부끄럽다며 끝내 보여 주지 않았다.
사귄 지 4년째 되던 해 A씨는 결혼을 위한 조건을 내걸었다. 육아휴직과 출산휴가를 쓸 수 있는 회사에 들어가 1년 버티기, 아니면 1년에 1000만 원씩 2년 동안 모으기였다. 둘 중 하나만 지켜도 된다고 했다. B씨는 명품이나 사치품에 돈을 쓰지 않는다. 그래도 일을 띄엄띄엄했다. 부모님 보험료 30만 원을 내고 가족도 챙기다 보니 돈이 모이지 않았다.
가족을 대하는 생각도 달랐다. B씨는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 어머니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결혼하면 부모와 합가할 뜻이 있다. 매달 생활비를 드리는 것도 당연하게 여긴다. B씨가 가장 원하는 건 전업주부다. A씨는 그건 어렵다고 못 박았다.
A씨는 4년을 기다렸다. A씨는 "여자친구가 잘 챙겨 줘서 내가 빛날 수 있었다는 생각에 1년만 더 기다려 보자며 관계를 붙잡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던 중 B씨가 또 회사를 그만뒀다.
마주 앉은 자리에서 B씨는 속마음을 꺼냈다.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사실은 자기계발도 싫고 지금처럼 살고 싶다고 했다. 거짓말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빛나는 사람인데 자기 같은 사람을 만나 미안하다고도 했다. A씨는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나라며 이별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이기적인 말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런데도 A씨는 쉽게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 A씨는 "그 한 가지 문제 말고는 다 만족한다"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 내가 살아온 것을 처음부터 공유하고 교류할 자신이 없어 망설여진다"고 했다. 그는 "내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 따라와 줄 줄 알았다. 나도 그렇게 변했으니까"라며 "그게 7년이고 솔직히 지금도 기대를 갖고 있어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헤어지는 게 맞는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 누리꾼은 "결혼은 마라톤"이라며 "같은 목표를 향해 같은 페이스로 달려야 하는데 그 페이스는 언제나 더 게으른 사람에게 맞춰진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둘이 앞을 보고 있다고 해서 같은 곳을 보는 게 아니다"라며 "여자친구는 현재를 보고 있고 글쓴이는 미래를 보고 있다"고 했다. 비슷한 이별을 겪었다는 누리꾼은 "헤어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결혼했다. 100번 과거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했다.
A씨를 나무라거나 다시 생각해 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대학생 때는 소득이 비슷해 동거하다가 재산이 늘고 차이가 나니 정리하려는 것 아니냐"고 했다. 눈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물음에 A씨는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며 "나도 중소기업에 다니며 5000만 원 정도 겨우 모았다면 이렇게 불만족하진 않았을 것 같다"고 인정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진정한 사랑이라면 옆에서 같이 이겨내줘야 한다"며 "적성을 찾도록 돕거나 조직 생활이 안 맞으면 다른 길을 함께 고민해 볼 수도 있다"고 했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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