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6시간 만에 신생아 유기… 불법체류 커플에게 내려진 판결

대전에서 갓 태어난 아기를 보육원 앞에 두고 떠난 외국인 연인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아동을 유기한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범행 당시의 상황과 이후 양육 의지를 형량에 반영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대전의 주거지에서 A 씨가 혼자 아기를 낳은 지 약 6시간 만에 연인인 B 씨와 함께 인근 보육원 앞에 두고 떠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은 국내에 체류할 수 있는 적법한 자격이 없는 상태였으며, 아이를 직접 키울 경제적 여건도 갖추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임신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상황까지 겹치면서 양육에 대한 걱정이 커졌고, 결국 범행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일러스트로,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7단독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베트남 국적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연인 B 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대전의 주거지에서 A 씨가 혼자 아기를 낳은 지 약 6시간 만에 연인인 B 씨와 함께 인근 보육원 앞에 두고 떠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은 국내에 체류할 수 있는 적법한 자격이 없는 상태였으며, 아이를 직접 키울 경제적 여건도 갖추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임신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상황까지 겹치면서 양육에 대한 걱정이 커졌고, 결국 범행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 범행 책임 인정하면서도 양육 의지 참작

재판부는 출생 직후 보호가 필요한 아기를 유기한 행위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출산 당시 A 씨가 처했던 상황과 이후 아기를 위해 취한 조치도 함께 고려했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추운 날씨에 출생 직후인 피해 아동을 유기해 죄책이 가볍지 않지만, 불법체류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혼자 피해 아동을 출산해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범행 이후 A 씨가 아기의 출생 신고를 마치고 꾸준히 양육 의지를 보인 점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에 대한 출생 신고를 마친 뒤 현재까지 꾸준히 면접 교섭을 하며 피해 아동을 양육할 의지를 보이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B 씨의 경우 A 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책임이 인정됐다. 그러나 범행 당시 아기를 자신의 친자녀로 잘못 알고 있었다는 사정이 형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참작됐다.

재판부는 B 씨에 대해 "A씨를 도와 피해 아동을 유기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해 아동을 자기 친자라고 오해하고 이 사건에 이른 점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 아동복지법상 유기·방임 행위와 처벌 기준 ]

현행 아동복지법은 아동의 보호와 양육에 필요한 의무를 소홀히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아동복지법 제17조 제6호는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양육·치료 및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한다.

법에서 규정하는 유기와 방임은 구별되는 행위다. 유기는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버리는 행위를 뜻하며, 방임은 아동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보호와 양육 등을 소홀히 하는 행위를 말한다.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항 제2호에 따르면 제17조 제6호의 유기·방임 금지 규정을 위반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