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놀이터서 '이 행동' 하던 사람들…이제 최대 300만원 물 수도

내년부터 어린이 놀이터에서 골프나 야구 연습 등 어린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제한된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중지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어린이 놀이터에서 골프채를 휘두르며 스윙 연습을 하는 모습. / JTBC '사건반장' 방송 캡처

행정안전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어린이놀이시설에서 위험한 운동행위를 제한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안전관리 대상 시설과 사고 보고 의무를 확대·구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행안부는 오는 12월 8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2월 28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놀이터에서 골프·야구 연습 제한…중지 명령 불이행 시 과태료

현행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은 어린이놀이시설에서 야영과 취사, 상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령에서는 흡연과 음주, 자동차·오토바이 출입, 반려동물 배설물 미수거 등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골프나 야구 연습처럼 운동기구를 사용해 어린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명시적인 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단속에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로 어린이 놀이터에서 골프 연습을 하다 논란이 된 사례도 있다. 2024년 11월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 중랑구의 한 공원 놀이터에서 6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골프채를 휘두르며 스윙 연습을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당시 9살 손자와 함께 공원을 찾은 한 시민은 남성이 주변 사람들을 피해 공원을 몇 바퀴씩 돌면서 30분 넘게 골프 연습을 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놀이터를 이용하던 어린이와 보호자들이 불편을 겪었으며, 제보자는 공공장소에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어린이공원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알려졌다. 한 남성이 공원 안에서 골프채를 반복해서 휘두르며 스윙 연습을 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남성이 연습하던 곳 주변에는 나무와 녹지 공간뿐 아니라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미끄럼틀 등 놀이기구도 설치돼 있었다. 이처럼 어린이들의 놀이 공간에서 위험한 운동행위가 발생해도 이를 직접 제한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부족해 단속에 어려움이 있었다.

어린이 놀이터에서 골프채를 휘두르며 스윙 연습을 하는 모습. / JTBC '사건반장' 방송 캡처

행안부가 공개한 조문별 제·개정 이유서에 따르면 시행령 개정안 제11조의3 제7호에는 '운동기구를 이용해 어린이의 안전에 위협 또는 위해를 끼칠 수 있는 행위'를 금지 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 규정으로 제한하기 어려웠던 위험한 운동행위를 제재해 어린이의 안전한 놀이활동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관할 지방자치단체 등 관리·감독기관은 어린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운동행위에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제31조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골프나 야구 연습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행위에 대해 내려진 중지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적용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어린이놀이터에서 골프 연습 등을 하는 사례가 언론에 보도됐지만, 이를 제재할 명확한 근거가 없었다"며 "어린이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제한할 수 있도록 금지행위를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즈풀·키즈카페도 안전관리 확대…중대 사고는 3일 이내 보고

이번 개정안에는 어린이놀이시설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시행령 개정안 제2조와 별표 2에 따라 어린이놀이기구가 설치돼 있지 않더라도 어린이에게 놀이활동을 제공하는 일부 시설이 안전관리 대상에 새로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욕조 등의 형태를 갖춰 어린이에게 물놀이를 제공하는 영업소인 키즈풀과 고정된 놀이용 설비 또는 기구 등을 갖춰 놀이를 제공하는 키즈카페 등이 해당한다. 기존에는 그네와 미끄럼틀 등 법에서 정한 어린이놀이기구가 설치된 시설을 중심으로 안전관리 의무가 적용돼, 새로운 형태의 놀이시설 일부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이는 지난 2월 27일 개정된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른 후속 조치다. 개정된 법률은 어린이놀이기구가 설치되지 않았더라도 어린이에게 놀이활동을 제공하는 장소를 어린이놀이시설의 범위에 포함하도록 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해당 장소의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고 신고 등 관리 절차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시설의 안전성평가 기준도 신설된다. 시행령 개정안 제11조의4는 설치자와 관리주체 등이 실시하는 안전성평가의 주기를 월 1회 이상으로 정했다. 평가 기준과 방법, 절차 등 세부 사항은 행정안전부 장관이 고시하도록 규정했다.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보고 기한도 명확해진다. 현행법은 어린이놀이시설에서 중대한 사고가 발생하면 관리주체가 즉시 시설 사용을 중지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관리·감독기관에 사고 내용을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보고 기한이 없어 사고 사실이 늦게 전달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시행령 개정안 제14조 제2항은 관리주체가 중대한 사고 발생 사실을 알게 된 날부터 3일 이내에 관할 관리·감독기관에 통보하도록 했다. 보고 대상에는 사망사고를 비롯해 한 번의 사고로 3명 이상이 다친 경우, 골절상, 신경·근육·힘줄 손상, 2도 이상의 화상 등이 포함된다. 사고 발생 일시와 경위, 피해자 인적사항, 조치 내용 등도 함께 알려야 한다.

행안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어린이놀이시설의 안전관리 사각지대를 줄이고, 위험행위에 대한 제재와 사고 발생 시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