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판사 도입 주장을 어떻게 생각해?" 1004명에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인공지능(AI) 판사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여론조사꽃의 전화면접 조사에서 58.8%를 기록했다. 같은 기관의 자동응답(ARS) 조사에선 64.8%로 나타났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전화면접에서 39.3%, ARS에서 32.5%를 기록했다.

대법원 청사 / 대법원 홈페이지

여론조사꽃은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면접(CATI) 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일 공표했다. 같은 기간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조사의 결과도 함께 내놨다.

문항은 "사법부의 판결 기준이 돈과 권력의 유무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고 있으므로, AI 판사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였다.

전화면접 조사에서 '공감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58.8%였다. 이 가운데 '매우 공감한다'는 응답이 22.7%, '어느 정도 공감한다'는 응답이 36.1%를 차지했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9.3%로 집계됐다. '별로 공감하지 않는다'가 19.9%,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가 19.3%였다. '모름'은 1.9%였다.

ARS 조사에선 '공감한다'는 응답이 64.8%,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32.5%로 나왔다. '매우 공감한다'가 36.9%, '어느 정도 공감한다'가 27.9%였다. '별로 공감하지 않는다'는 17.1%,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는 15.4%였다. '모름'은 2.7%였다.

두 조사는 같은 기간에 진행됐지만 조사 방식이 다르다. 전화면접은 무선가상번호로 조사원이 직접 묻는 방식이다. ARS는 무선전화 RDD 방식으로 뽑은 번호에 자동응답으로 묻는다.

지역별 전화면접 결과를 보면 공감 응답은 대전·세종·충청에서 66.4%로 나타났다. 전남광주·전북은 65.6%, 인천·경기는 58.3%, 부산·울산·경남은 58.1%였다. 서울과 대구·경북은 각각 54.6%, 53.4%였다. ARS에선 전남광주·전북의 공감 응답이 73.8%였다. 대구·경북은 68.6%, 인천·경기는 65.3%, 서울은 63.6%, 부산·울산·경남은 61.8%, 대전·세종·충청은 59.6%로 집계됐다.

연령별 전화면접 결과에선 40대의 공감 응답이 68.5%였다. 30대는 66.6%, 50대는 64.2%, 60대는 56.2%, 18~29세는 52.1%였다. 70세 이상에선 공감 응답이 44.2%, 비공감 응답이 49.3%였다. ARS에선 40대의 공감 응답이 74.4%로 나타났다. 50대는 69.4%, 60대는 66.4%, 18~29세는 64.3%, 30대는 59.6%였다. 70세 이상에선 공감 응답이 53.0%, 비공감 응답이 42.2%였다.

성별로 보면 전화면접에선 남성의 59.1%, 여성의 58.5%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ARS에선 남성의 67.6%, 여성의 62.0%가 공감한다고 응답했다.

지지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공감 응답이 전화면접에서 69.4%, ARS에서 81.9%였다. ARS 조사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88.3%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전화면접 기준으로 공감 46.2%, 비공감 51.4%였다. ARS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공감 45.8%, 비공감 50.7%였다. 전화면접 무당층에선 공감 47.5%, 비공감 50.7%로 집계됐다.

이념성향별로는 중도층의 공감 응답이 전화면접에서 57.9%, ARS에서 65.1%였다. 보수층에선 전화면접 기준으로 공감 52.4%, 비공감 46.2%였다. ARS 보수층에선 공감 52.5%, 비공감 44.7%였다.

지역과 연령, 성별, 지지 정당, 이념성향별 결과는 전체 표본을 다시 나눈 하위 표본의 수치다. 하위 표본은 사례 수가 적어 전체 조사보다 오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사법부가 현재 도입하고 있는 AI는 재판을 보조하는 시스템이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지난 2월 생성형 AI를 활용한 '재판지원 AI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시스템은 판례와 법령, 결정례, 법률 문헌 등을 분석해 법관과 법원 직원의 법률정보 검색과 자료 검토를 돕는다. 사법부는 사건 쟁점 분석과 판례 검색, 판결문 초안 작성 지원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법부가 내건 기본 원칙은 AI가 법관의 판단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법부 인공지능위원장을 맡은 이숙연 대법관은 지난 9월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에서 AI가 사건 분석과 판례 검색, 판결문 초안 작성 등을 지원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최종 판단 권한은 판사에게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AI 활용에 따른 오류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대법원이 2일 공개한 판사 대상 조사에서 민사·가사·행정 사건을 맡은 응답 판사 243명 가운데 196명(80.7%)이 존재하지 않는 판례가 소송자료에 인용된 사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내용이 잘못된 판례가 제시된 경험이 있다는 판사도 159명(65.4%)에 달했다. 대법원은 생성형 AI의 이른바 '환각'으로 만들어진 가짜 판례가 재판 지연과 판단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여론조사꽃 두 조사의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다. 응답률은 전화면접이 9.1%, ARS가 1.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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