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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남편의 유품을 정리하던 60대 여성이 무심코 버릴 뻔한 약 상자에서 현금 3000만원이 발견돼 하루 만에 되찾은 사연이 전해졌다.

3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4시 30분쯤 제주시 아라파출소에 현금 3000만원을 습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제주시의 한 약국 직원이었다. 이날 오전 66세 여성 A 씨가 폐기를 부탁하며 맡긴 약 상자에서 거액의 현금을 발견한 것이다.
A 씨는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남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약국을 찾았다. 남편이 생전에 복용하던 약을 처리하기 위해 약 상자를 맡겼지만, 그 안에 현금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 A 씨가 돌아간 뒤 상자를 정리하던 약국 직원이 현금 뭉치를 발견했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제주동부경찰서 형사당직팀은 현장으로 출동해 현금이 발견된 경위를 확인했다. 경찰은 약국 직원의 설명을 토대로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했고, 약 상자를 맡기고 떠난 여성의 인상착의를 파악했다. 그러나 영상만으로는 여성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결정적인 단서는 약 상자 안에 남아 있었다. 찢어진 약 처방 봉투에 적힌 이름이었다. 경찰은 봉투에 적힌 남편의 이름을 토대로 신원을 추적했고, CCTV 영상과 대조해 약 상자를 맡긴 A 씨를 찾아냈다. 신고가 접수된 지 하루 만에 현금 3000만원이 주인에게 돌아갔다.
A 씨는 경찰이 찾아오기 전까지 약 상자에 돈이 들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그는 "상자에 현금이 들어 있는 줄 전혀 몰랐다"며 남편이 지병으로 투병하기 전 택시 영업을 하면서 한푼 두푼 모아둔 돈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약 상자에서 발견된 현금은 생전에 택시 운전을 하며 조금씩 모은 돈으로 추정된다. A 씨는 남편이 생전에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돈을 자신이 유품 정리 과정에서 잃어버릴 뻔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A 씨는 돈을 되찾은 뒤 약국 직원과 경찰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오래 투병 생활을 한 남편이 한 번도 써보지 못하고 모아둔 돈을 제 부주의로 잃어버릴 뻔했다"며 "현금을 발견해 신고해 준 약국 직원과 정성을 다해 찾아준 경찰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돈의 존재를 모르고 약 상자를 맡긴 만큼 누군가 현금을 가져갔더라도 원망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상자 안에 있던 남편 이름이 적힌 찢긴 약 처방 봉지가 아내에게 꼭 찾아주라는 마지막 애원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A 씨는 "남편이 떠나 사는 게 적막했는데 아직 세상은 따뜻한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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