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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앞둔 아내가 분만대기실에서 통증으로 비명을 지르는 사이, 복도에서 대기하던 남편이 여자 간호사에게 수작 부리며 전화번호를 따려했다는 사연이 공분을 사고 있다.
간호사이자 웹툰 작가인 최원진 씨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현직 산부인과 간호사 A 씨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한 만화를 공개했다.






제보에 따르면 당시 산모의 남편 B 씨는 아내가 병실(분만대기실 추정)에서 진료받는 동안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병실 안에서는 통증으로 아내가 비명을 토하는 상황이었다.
이때 복도를 지나던 간호사 A 씨를 불러세운 B 씨는 대뜸 이름을 물었다. 당황한 A 씨가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냐"고 되묻자, B 씨는 "남자 친구 있는지 궁금하다"며 전화번호를 요구했다.
A 씨는 "죄송하지만 그건 알려드릴 수 없어요"라고 거절했다. 잠시 뒤 진료가 끝난 아내의 병실로 들어간 B 씨는 태도가 돌변했다. 아내에게 "마사지 해줄까? 우리 마누라 어떡해", "이렇게 고생하는데 미안하고 사랑해", "난 자기가 언제나 0순위야"라며 애정 표현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A 씨는 "아내는 아이를 낳기 위해 안에서 내진을 받으며 아파서 소리를 지르고 있는데 내게 그런 질문을 하니 말문이 막혔다"며 "내진이 끝나니 바로 들어가서 스윗한 남편이 되어 있었다"고 황당해했다. 내진은 산부인과 의료진이 손가락을 질 안으로 넣어 자궁경부가 얼마나 열렸는지 직접 확인하는 검진이다.
웹툰을 본 누리꾼들은 "지인을 소개해 주려고 했던 거라고 믿고 싶다", "사실일 리 없다. 제발 거짓말이라고 해달라", "한마디로 정말 역겹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간호사 C 씨는 "아내가 생리통이 심해 밤새 병간호하고 응급실까지 갈 정도인데도, 아내가 없을 때마다 간호사들 번호를 물어보고 다니던 아저씨가 생각난다"며 "밤마다 간호사실에 와서 호구조사를 하고 남자 친구가 있냐, 몇 살이냐고 묻더라. 이런 경우가 꽤 흔하다"고 전했다.
40대 후반 간호사라고 밝힌 D 씨도 "간호사들은 알 거다. 저런 사람들이 정말 많다. 산부인과에서 일했던 적이 있는데 본인이 만나려고 했던 게 맞다. 거짓말 같겠지만 진짜다"라고 주장했다.
의료현장에서 환자나 보호자가 의료진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간호사는 환자와 보호자를 가장 가까이서 대하는 직군이라 성희롱이나 사적 연락 요구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다. 산부인과나 응급실처럼 보호자와 접촉이 잦은 부서일수록 이런 피해가 잦다는 증언도 나온다.
문제는 병원의 특성상 의료진이 불쾌감을 느껴도 단호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환자를 응대하는 중에 벌어진 일이라 문제 제기가 쉽지 않고, 거절했다가 보복성 민원으로 이어질까 봐 참고 넘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 사연에 "나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간호사들의 경험담이 잇따른 것도 이런 현실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법적으로는 어떨까. 의료진을 향한 부적절한 언행은 상황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사례처럼 연락처를 한 차례 물어본 것만으로는 처벌이 쉽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
신체 접촉이 있었다면 형법상 강제추행죄가 적용될 수 있다. 상대의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접촉을 한 경우로,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전화·문자·영상 등 통신매체로 성적 수치심을 주는 말이나 이미지를 보냈다면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 된다.
반면 신체 접촉 없이 대면에서 이뤄진 성적 언동은 사정이 다르다. 전화번호를 집요하게 요구하거나 사적인 질문을 반복해도 그 자체만으로는 형사처벌이 어려워 법적 공백으로 지적돼 왔다. 다만 이런 접근이 지속·반복되면 스토킹처벌법이 적용될 수 있다. 상대가 원치 않는데도 따라다니거나 반복적으로 접근해 불안감을 주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흉기를 지녔다면 형이 무거워진다. 발언이 모욕적인 수준이라면 모욕죄(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 벌금)를 따져볼 여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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