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세 잔 때문에 고소당했던 20대 알바생…1년 뒤 전해진 뜻밖의 소식

충북 청주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음료 3잔을 가져갔다는 이유로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소당했던 20대 아르바이트생의 아버지가 딸의 무혐의 처분 이후 심경을 밝혔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커피 모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등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 A 씨의 아버지는 지난 2일 '청주 카페 음료 3잔 업무상횡령 고소 사건, 재수사 끝에 최종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부터 딸의 사건 진행 상황을 여러 차례 공유해 왔다며 지난달 25일 경찰이 최종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A 씨의 아버지는 "고소인이 고소를 취하했음에도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는 이유로 수사가 계속되었고 검찰의 보완수사 지휘까지 거쳐 다시 조사를 받아야 했던 딸아이에게 이번 결과는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업무상횡령 사건의 최종 결과를 통해 딸아이도 그동안 짊어졌던 부담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음료 3잔으로 시작된 갈등…재수사 끝에 무혐의

앞서 A 씨는 지난해 10월 청주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친 뒤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1만 2800원 상당의 음료 3잔을 가져갔다는 이유로 점주에게 고소당했다. A 씨는 다른 매장에서 주로 근무하다가 인력난을 겪던 해당 매장에 파견돼 일하고 있었다. 일을 그만둔 지 약 두 달 뒤 점주의 고소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당시 A 씨는 해당 음료가 제조 실수로 발생한 폐기 대상이었으며 평소에도 직원들이 이런 음료를 자체적으로 처리해 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점주 측은 폐기 대상 음료라도 임의로 가져갈 수 없고 반드시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내부 방침을 직원들에게 안내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사건은 온라인에서도 논란이 됐다.

경찰은 당초 피해 금액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경미범죄심사위원회 회부를 검토했다. 그러나 점주 측이 엄벌을 요청하고 A 씨가 혐의를 부인하면서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다. 이후 논란이 확산하자 점주 측은 지난 4월 고소를 취하했지만 업무상횡령죄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아 수사는 계속됐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사건을 다시 살핀 경찰은 지난달 25일 A 씨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A 씨가 폐기 목적으로 음료를 챙겼다는 진술을 거짓으로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친 "49명 체불임금 시정까지 이어져…뜻깊은 과정"

A 씨의 아버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용노동부의 기획감독이 진행되면서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도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사업장을 나눠 운영하면서 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근로계약서에 위약금을 예정하는 조항을 둔 문제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노동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는 근로자 49명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 약 300만원이 적발됐다. A 씨의 아버지는 49명에 대한 체불임금 시정조치가 이뤄졌으며 딸 역시 미지급됐던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지급받았다고 밝혔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한 행정처분도 이뤄졌다고 전했다. A 씨의 아버지는 딸이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 진정에서 근로기준법 위반이 인정돼 과태료 처분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청년의 문제 제기가 49명의 체불임금 시정과 노동부 기획감독,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행정처분, 나아가 청년 노동권 보호를 위한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대응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저희 가족에게는 무엇보다 뜻깊은 과정이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고용노동부가 '청년 대상 사업주 갈등 대응 안내문'을 제작·배포하는 등 청년 노동권 보호를 위한 대응에 나섰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이번 일이 딸 한 사람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년 노동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 보탬이 됐다는 사실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모든 법적 분쟁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A 씨의 아버지는 공갈·강요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별도로 제기한 사건들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남은 절차에도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끝으로 그는 "함께 분노해 주시고, 공감해 주시고, 격려와 조언을 보내주셨던 회원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관심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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