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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다 낚시에서 끌어올린 가오리가 순식간에 흉기로 돌변했다.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낚시로 잡은 가오리의 꼬리 침에 발목을 찔린 60대 남성이 피가 멈추지 않아 해경의 도움으로 육지 병원에 이송됐다.

5일 통영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53분 통영시 홍도 남동쪽 6해리 해상에 있던 창원 선적 낚시어선 A호 선장으로부터 응급환자가 생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낚시객 B(62)씨가 잡아 올린 가오리의 꼬리 침에 오른쪽 발목을 찔렸다. 상처에서 피가 멈추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출동한 해경은 통영 매물도 인근에서 B씨를 연안구조정으로 옮겨 태웠다. 해경은 지혈 등 응급처치를 하며 거제 대포항으로 이동한 뒤 대기 중이던 119구급대에 B씨를 인계했다.

B씨는 전날 오후 2시 40분께 다른 낚시객 20명과 함께 창원 진해항을 출항했다. 이후 오후 6시 30분께 홍도 인근에 도착해 낚시를 하다 사고를 당했다.
가오리 꼬리 침에 찔리면 가볍게 봐선 안 된다. 가오리 꼬리에는 톱니 모양의 독침이 있다. 찔리면 심한 통증과 부종, 조직 손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출혈이 계속되거나 침이 부러져 몸속에 남는 경우도 있다.
노랑가오리의 경우 위협을 느끼면 퇴화한 등지느러미가 변해 생긴 꼬리 가시를 들어 올려 상대를 찌른다. 이 가시는 독이 있는 데다 매우 날카로워 사람의 살갗을 쉽게 파고든다.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2006년 9월 호주 퀸즐랜드주 앞바다에서는 '악어 사냥꾼'으로 유명한 환경운동가 스티브 어윈이 노랑가오리 가시에 찔려 숨졌다.
낚시로 잡아 올린 가오리를 다룰 때는 꼬리 쪽에 손발이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바다 한가운데서 다치면 병원으로 신속하게 옮기기 어렵다.
가오리 침에 찔렸을 때는 상처 부위를 견딜 수 있을 정도의 뜨거운 물에 담그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은 40~45도의 물을 권한다. 팔다리의 얕은 상처라면 30분 이상 90분 이내로 담그는 것이 좋다. 2018년 해외의 한 연구에서는 가오리에 찔린 환자들이 상처를 물에 담근 시간이 평균 73.6분이었다. 가시 조각이 상처에 남았을 가능성이 있으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가슴이나 배처럼 몸통 깊숙이 찔렸거나 호흡이 가빠지는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119에 연락해야 한다. 통증이 줄었더라도 상처가 붓고 붉어지면 다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가오리는 한국인의 밥상에도 자주 오르는 식재료다. 가오리는 특정 어종의 이름이 아니라 가오릿과 물고기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전라도와 충남 지역에서는 가오리류를 흔히 간재미라고 부른다. 간재미는 회와 무침, 찜, 탕으로 두루 먹는다. 회는 막걸리로 점액질을 헹궈 낸 뒤 초장이나 참기름을 섞은 소금에 찍어 먹는다. 무침에는 미나리와 오이, 무채를 넣는다. 찜은 말린 것이든 생것이든 모두 쓴다. 전남 진도에서는 묵은 김치를 씻어 넣고 된장을 풀어 끓인 간재미탕이 인기다. 간재미는 남해의 거제와 통영, 서남해안의 여수와 고흥, 진도에서는 12월부터 2월까지가 제철이다. 서해의 태안과 당진에서는 4~6월에 가장 맛이 좋다. 전남 신안에서는 해마다 봄에 간재미축제가 열린다. 충남 태안에서는 수온이 15도 이하로 내려가는 겨울철 방파제 원투낚시로 간재미를 낚는다.
노랑가오리는 여름 보양 식재료로 꼽힌다. 노랑가오리 회는 육회 같은 맛이 난다는 평을 듣는다. 가오리의 간인 '애'도 별미다. 전남 고흥에서는 황가오리 회와 애를 즐겨 먹는다. 황가오리 애는 비린내 없이 고소한 맛을 낸다. 고흥 앞바다에서는 사계절 내내 황가오리가 그물에 걸려 올라온다.
가오리와 생김새가 비슷한 홍어는 삭혀 먹는 음식으로 유명하다. 전남 목포종합시장에서는 흑산도산과 칠레산 홍어를 2일 삭힌 것부터 5일 삭힌 것까지 골라 살 수 있다. 홍어는 민어, 낙지, 갈치, 병어와 함께 '목포의 5미'로 꼽힌다.
최근에는 한국 바다에서 보기 드물던 대형 가오리가 잇따라 잡히고 있다. 2024년 7월 전남 영광군 연안에서는 몸통 너비 2.2m, 무게 120㎏에 이르는 쥐가오리가 어민의 그물에 걸렸다. '악마가오리'로도 불리는 쥐가오리가 서해에서 공식 확인된 것은 1928년 기록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7월에는 제주 마라도 해상에서 자망 조업 중이던 그물에 폭 2m에 이르는 대왕쥐가오리가 걸렸다. 당시 마라도 해상 수온은 30도에 육박했다. 먹이를 따라 이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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