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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박사가 아랍에미리트(UAE) 국적을 취득해 대한민국 국적을 잃은 사실이 확인됐다. 세계 최초로 개 복제에 성공하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던 그는 2005년 논문 조작 사태 이후 UAE에서 연구를 이어왔다.
일요신문이 6일 인터넷판으로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청주 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지난 8월 13일 관보를 통해 황 박사가 지난 4월 9일 UAE 국적을 취득하면서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고 고시했다. 국적법 15조는 대한민국 국민이 자진해 외국 국적을 취득하면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황 박사는 논문 조작이 드러난 뒤 서울대 교수직에서 파면됐다. 1호 최고과학자 자격도 박탈됐다. 이후 UAE에 머물며 연구를 이어가는 모습이 2023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킹 오브 클론' 등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UAE는 외국인 거주자 비율이 높은 나라지만 국적 부여에는 엄격하다. 전체 인구 1100만 명 가운데 외국인이 약 1000만 명에 이른다. UAE는 2021년부터 과학자, 의사,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이민을 허용했다. UAE 국적을 얻으려면 통치자나 왕세자, 정부 기관 등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일요신문은 황 박사가 UAE 왕족의 추천을 받아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했다. 황 박사는 2024년 3월 발표한 낙타 복제 논문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아랍에미리트 부총리 겸 대통령실 장관 셰이크 만수르의 후원으로 진행됐다"며 "아낌없는 지원과 격려, 지도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황 박사는 '킹 오브 클론'에서 셰이크 만수르를 자신의 상관이라고 불렀다. 셰이크 만수르는 UAE 왕족이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시티 구단주다.

황 박사는 현재 아부다비에 있는 생명공학 연구기관 ‘UAE 바이오테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이 연구소는 동물 복제와 줄기세포 연구 등을 한다. UAE 최초의 동물 바이오뱅크를 세웠고 우수 낙타와 소, 희귀종 동물 복제를 위한 전문 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황 박사는 지난 8월 UAE 바이오테크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영상에서 영어로 UAE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황 박사는 "내 비전은 UAE가 바이오테크 진보를 이끄는 중심지로 도약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연구와 노력이 동물 건강과 농업 분야뿐만 아니라, 멸종 위기 종 보호, 생물 다양성 보전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UAE는 대담한 과학적 아이디어를 꽃피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줬다. 과학적 도전을 위한 든든한 기반이 됐다”며 “UAE는 생명공학 미래를 이끌어갈 이상적인 장소”라고 했다.

황 박사는 10여 년 전부터 국적 문제를 두고 고민을 내비쳤다. 황 박사는 2015년 3월 언론 인터뷰에서 국적을 옮겨 줄기세포 연구를 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며 "나는 누가 뭐라 해도 한국에 뼈를 묻을 사람인데 정말로 나가야 하는지…"라고 말했다. 같은 해 12월 인터뷰에서는 "꼭 이루고 싶은 (연구) 목표는 있다"며 "정 안 되면 국적을 바꿔서라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황 박사가 UAE 자본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한 시점은 2019년쯤으로 알려졌다. 황 박사가 서울대 교수에서 파면된 뒤 세운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은 2019년 8월 아부다비생명공학연구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같은 달 UAE 국적 인사가 대표이사에 올랐다. 아부다비생명공학연구원은 2025년 12월 법인을 청산했다.
국내와의 연결고리는 남아 있다. 황 박사는 코스닥 상장사 홈캐스트의 최대주주인 바이오 회사 에이치바이온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에이치바이온의 홈캐스트 지분율은 6.82%다. 황 박사는 홈캐스트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
에이치바이온이 홈캐스트 지분을 갖게 된 건 주가조작 사건과 얽히면서였다. 2014년 홈캐스트 최대주주였던 장 아무개 씨는 에이치바이온과 공동사업을 하는 것처럼 공시해 주가를 띄운 혐의로 징역 1년형을 받았다. 황 박사는 가담 정황이 파악되지 않아 입건되지 않았다.

황 박사는 2023년 10월 에이치바이온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후임은 황 박사가 논문 조작 사건 등으로 기소됐을 때 변호를 맡았던 이봉구 변호사다. 이 변호사는 줄기세포 화장품 회사 드라셀화장품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두 회사 사무실은 서울 구로구에서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에이치바이온은 2025년 매출 59억원, 순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드라셀화장품 홈페이지에는 아부다비 매장 개장 소식이 올라와 있다.
황 박사는 지난해 6월 3일 치러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후보에게 법정 최고액인 1000만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김 전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2009년 수암생명공학연구원과 복제 돼지 연구협약을 맺었다.
황 박사의 일부 지지자는 지난 6월 국회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봉수 변호사는 검찰의 황 박사 기소를 두고 "권력 차원에서 서둘러 불을 끄고 사건을 억지로 덮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봉수 변호사는 난자 불법 이용에 따른 생명윤리법 위반 혐의 기소에 대해서는 "등신이 육갑했다"며 "질병 치료도 윤리다. 난치병 환자에게 견디라는 게 윤리냐. 전문가 집단에게 자율성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요신문은 국적 취득 이유를 묻기 위해 황 박사 측에 연락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드라셀화장품 관계자는 일요신문에 "황 박사 관련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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