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사태가 쏘아 올린 한 중학교의 민낯... 속속 드러나는 불법 행위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hoto_jeongh-shutterstock.com

전남 나주의 한 중학교에서 동급생의 목을 졸랐다는 신고로 시작된 학교폭력 사태가 장기간 괴롭힘과 추가 피해, 학교의 보고 지연, 미인가 기숙사 운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피해를 호소한 학생은 8명으로 늘었고, 괴롭힘이 최소 4개월간 이어졌다는 진술도 나왔다.

학교가 교육 당국에 사안을 늦게 보고했다는 지적과 함께 기숙사를 인가 없이 운영한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교육 당국과 경찰이 각각 조사와 수사에 착수했다.

6일 뉴스1에 따르면 이 사건의 시작은 지난달 29일 정오쯤 발생한 목 조름이었다.

A 군이 체육복 끈으로 동급생 B 군의 목을 조른 사실을 다른 학생이 학교에 알렸다.

학교가 해당 사건을 처음 인지한 시점은 같은 날 오후 2시쯤이다.

학교 측은 B 군을 상대로 피해 사실을 확인하던 중 추가 피해 학생이 두 명 더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조직 가입 강요하고 행동 강령 어기면 폭행

초기에 확인된 피해 학생 3명은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A 군이 만든 조직인 '천상회'에 가입하도록 강요받았다고 진술했다.

조직에는 별도의 행동 강령도 있었다. 마주칠 때마다 90도로 인사하고 쉬는 시간에는 정해진 장소에 모여야 하는 등의 규칙이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구타 등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 학생들을 상대로 서열을 정한다는 명목으로 서로 싸우도록 강요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학생마다 구체적인 피해 내용과 정도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2학기 시작 전후부터 괴롭힘이 심해졌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단순히 하루 발생한 폭행 사건이 아니라 최소 4개월 동안 폭행과 협박 등 괴롭힘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학교가 A 군과 같은 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진행하면서 피해 학생 5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최초 파악된 3명에 더해 총 8명이 피해를 호소한 셈이다.

다만 학부모들은 학교가 확인한 인원 외에도 피해를 본 학생이 더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 인지 다음 날 학부모 통보... 교육청 보고도 늦어

학교의 사건 대응 과정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학교는 사안을 파악한 당일 A 군을 기숙사에서 퇴소시켰지만, 처음 확인된 피해 학생 3명의 학부모에게 관련 사실을 알린 것은 다음 날이었다.

A 군에게 출석 정지 7일 등의 긴급 조치가 내려진 시점은 지난 2일이다. 그 사이 학교는 피해 학생 학부모들과 면담하거나 전화로 연락하면서 사건 처리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부모는 이 과정에서 학교가 정식 학교폭력 처리 절차를 진행하기보다 A 군의 전학을 해결 방안으로 제안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학교 측이 나주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 발생 사실을 보고한 시점은 지난 2일 오전 10시쯤이다.

교육부의 학교폭력 사안 처리 가이드북은 학교가 학교폭력 사실을 인지한 시점부터 48시간 이내에 교육지원청 등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학교가 지난달 29일 오후 2시쯤 사건을 처음 파악했다는 점에서 보고가 늦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나주교육지원청이 최초로 발생 사실을 전달받은 시점도 사건 인지 후 만 나흘에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 지연뿐 아니라 사안을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진 배경이다.

중학교 기숙사 인가 신청도 안 해... 사감도 미배치

학교폭력이 발생한 장소인 기숙사 운영 실태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해당 학교는 교육 당국의 인가를 받지 않은 채 기숙사를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까지 입소 인원은 약 10명이었고, 한 방에서 3~4명씩 생활했다. 가해 학생과 같은 방을 사용한 피해 학생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시설은 고등학교 기숙사에 중학생을 입소시키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그러나 학생들의 생활을 관리할 별도의 사감은 배치하지 않았다.

현행법상 중학교가 기숙사를 운영하려면 교육지원청에 신청한 뒤 안전 점검 등을 거쳐 인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나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해당 학교는 인가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학교장은 미인가 기숙사 운영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부임하기 전부터 이어져 온 일이어서 구체적인 운영 경위는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전남광주시교육청은 학교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인가 없이 기숙사를 운영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나주교육지원청은 A 군의 학교폭력 행위와 학교 측의 사후 대응, 교육 당국에 대한 보고 과정이 적절했는지 확인 중이다.

경찰도 피해 학생 측이 제출한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으며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