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정감사 데뷔 무대’에서 벌어진 일... 밤 늦게까지 이 사람과 설전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국정감사 데뷔 무대에서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의 미국 입국 거부 의혹을 제기하며 조현 외교부 장관을 몰아붙였다. 조 장관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의 북한군 포로 송환 공개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의 갈등설 등을 두고도 밤늦게까지 날 선 공방을 벌였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뉴스1

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의원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조 장관에게 "올해 3월경 이 원장이 미국을 방문하려고 했는데 미국이 반미 성향 등을 문제 삼아 입국을 거부했다고 파악했다"며 사실 여부를 따져 물었다. 무소속으로 외통위에 배정된 한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 신분으로 처음 국정감사 질의에 나섰다.

조 장관은 "제가 아는 한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 의원은 "그 후 미 당국이 이 원장 측에 문서로 반미 성향이라든가 이런 문제에 대해 문의한 사실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사실도 모르느냐"고 재차 물었다.

조 장관은 "전혀 아니다"라며 "제가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정보 분야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한 의원이 "그럼 어떤 게 문제냐"고 되묻자 조 장관은 "정보 사항에 관한 것은 제가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는 국정원 화이트 요원이 미국 입국을 거부당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받아 지난 4일 외교부에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아직 받지 못했다"는 글도 올렸다.

한 의원은 미국이 정 장관을 기피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한 의원은 조 장관에게 "미국 조야의 많은 정치인이 정 장관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하는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며 "미국이 이렇게 인식하고 있는데 한미관계에 아무 문제 없다는 말씀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그것은 지난번에 언론에도 나온 '구성 발언'에 관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지난 3월 국회 외통위에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보고라며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영변과 구성, 강선을 거론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가 공개석상에서 구성을 농축시설 소재지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후 미국이 대북 정보 일부의 공유를 제한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뉴스1

한 의원은 대북 정보 공유 제한 등을 주장한 미국 하원 중국특별위원장의 서한을 꺼내 들며 한미관계에 문제가 없다는 조 장관의 설명을 거듭 문제 삼았다. 조 장관은 "우리 국회에서 어느 위원회 위원장께서 행정부에 어떠한 서한을 보냈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을 나타내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조 장관은 "미국의 일부에서 나온 얘기를 미국 전체가 문제 삼고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내 충돌설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지난 1일 NSC에서 대북 독자제재 문제를 놓고 조 장관과 정동영 장관이 충돌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한 의원이 정 장관의 입장을 묻자 조 장관은 정 장관에게 직접 문의하라고 답했다. 고성을 주고받으며 다퉜느냐는 질문에는 "무슨 근거로 그런 말씀을 하느냐"고 되물었다.

조 장관이 "충돌은 없었다. 이견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답하자 한 의원은 "이견은 있었네요"라고 파고들었다. 조 장관은 "제가 언제 이견이 있다고 했느냐"며 "이견은 있을 수 있다고 그랬다. 그렇게 말을 꼬지 말라"고 맞받았다.

두 사람은 오전 질의부터 우크라이나의 북한군 포로 한국행 공개에 대한 정부 대응을 놓고 부딪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양국 간 비공개 합의를 깨고 유엔총회에서 송환 사실을 발표하자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사과를 요구했다.

한 의원은 "북한 김여정이 떠드는 것에는 왜 찍소리도 못하면서 우크라이나만 쥐 잡듯이 하느냐. 북한이 주적이냐, 우크라이나가 주적이냐"고 따졌다. 조 장관은 "쥐 잡듯 한다느니 그런 표현이 있는 한 답변을 거부하겠다"고 맞섰다. 한 의원은 "왜 북한에는 강단 있게 안 하면서 우크라이나에만 강단 있게 하느냐"고 재차 압박했다.

조 장관이 "한 위원님의 기대만큼 못 미쳤을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한 의원은 "국민의 기대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조 장관은 "그것은 좀 따져봐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국감 도중 북한이 외무성 성명을 내자 한 의원은 이에 대한 입장도 물었다. 북한은 성명에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을 "서울이 기획하고 연출한 자작 광대극"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도 같은 표현으로 군의 조사 결과를 조롱했다. 조 장관은 "저는 북한이 그런 정도의 대응을 할 것으로 사실은 예측을 했었다"고 답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뉴스1

오후 보충질의에서도 신경전은 이어졌다. 한 의원이 "좀 외교적으로 하시라. 저쪽 볼 때하고 이쪽 볼 때하고 표정이 많이 다르다"고 하자 조 장관은 "더 이상 어떻게 좋은 표정을 짓겠느냐"고 받아쳤다.

압박성 질문이 계속되자 조 장관은 송석준 외교통일위원장을 바라보며 "SOS를 친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송 위원장은 "이렇게 SOS 치지 않도록 서로 노력해달라"며 분위기를 정리했다. 앞서 한 의원이 자신의 질의 태도를 장관이 지적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따지자 조 장관이 송 위원장에게 회의 진행을 원활히 해 달라고 요청하는 일도 있었다. 송 위원장은 사과를 요구했다. 조 장관은 "그런 결례를 할 의도가 없었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갈등은 정회 중에도 이어졌다. 오후 9시 국감이 속개되자 송 위원장은 조 장관의 답변 태도와 정회 중 한 의원과의 신경전을 지적하며 다시 사과를 요구했다.

조 장관은 비꼬거나 비아냥거릴 의도는 없었다면서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더 진중하게 답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한 의원의 표정 지적을 농담으로 받아들여 정회 중 "아이고 제 표정까지 말씀을 하신다"라고 말을 건넸다고 설명했다. 한 의원이 이를 시비를 거는 것으로 오해한 것 같다는 취지였다.

한 의원은 조 장관 선의를 믿는다며 "저도 더 열심히 하겠다. 고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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