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이 국정감사장에서 박진영이 악수 청하자 한 말

박진영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이 국정감사를 마친 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배 의원은 "왜 국가의 손을 빌리느냐"며 쓴소리를 던졌다. 박 위원장이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날 벌어진 일이다.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 김재원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 뉴스1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전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체부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감사가 끝나자 그는 야당 의원들을 찾아가 차례로 악수를 청했다. 배 의원은 악수에 응하면서 "법과 절차에 맞게 해 달라"고 말했다.

배 의원은 "제가 이 일이 잘못되길 원하겠느냐"며 "그런데 민간이 해도 되지 않느냐. 왜 국가의 손을 빌리느냐"고 했다. 이어 "이미 준공직자이니 예산 같은 것도 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 의원이 문제 삼은 건 위원회가 추진하는 글로벌 K팝 축제 '패노메논(FANOMENON)'이다. 패노메논은 내년 12월 2~12일 서울 창동 서울아레나와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다. 4대 기획사인 하이브·SM·YG·JYP가 같은 비율로 출자한 전담 법인이 행사를 운영한다. 정부는 방문객 52만명, 경제효과 1조원을 기대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처음 여야가 합의한 증인 명단에 없었다. 배 의원이 출석을 요구하자 박 위원장이 직접 나가겠다고 밝혀 증인으로 추가 채택됐다. 위증하면 처벌받는 증인 신분도 스스로 택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 뉴스1

배 의원은 국감 질의에서 박 위원장에게 "특정 회사의 대표가 아니라 국가 기관의 공직에 임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박 위원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배 의원은 박 위원장이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발언도 문제 삼았다. 박 위원장은 방송에서 정부 돈을 쓰면 순발력과 융통성이 떨어진다는 취지로 말했다. 배 의원은 이 발언이 문체부를 비하하는 것으로 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오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배 의원은 "모든 공직자는 절차적 명분과 공공성을 지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패노메논을 두고 온라인에서 '문화계판 대장동'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도 했다.

핵심 쟁점은 상표권이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위원회가 출범한 지난해 10월 1일 패노메논 상표를 단독 명의로 출원했다. 미국과 일본, 멕시코에서도 JYP 명의로 상표를 출원했다. 관련 상표 22건 가운데 9건은 등록을 마쳤다.

배 의원은 "수백억이 지원될 수 있는 사업인데 국내 상표권은 지분의 절반만, 해외 권리는 JYP에 모두 귀속되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다. 나중에 전담 법인에 넘긴다 해도 특혜가 아니냐는 것이다. 박 위원장이 라디오에서 언급한 공익성 담보 조항에 대해서는 "이면 계약서냐"고 물었다.

배 의원은 전담 법인과 관련한 계약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고도 밝혔다. 공익성을 확보할 장치가 계약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박 위원장은 "정말 확인해 보겠다.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답했다. 배 의원은 위원회 업무보고가 "굉장히 추상적"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배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도 상표권 출원 시점을 문제 삼았다. 위원회 출범과 동시에 출원이 이뤄졌다면 미리 준비했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배 의원은 "이렇게 대놓고 하는 특급대우, 문체위 6년이지만 처음"이라고 적었다.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박 위원장은 상표권 출원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JYP라는 회사가 미리 출원하고 정부에 넘기는 방식은 분명히 정상적이지 않은 면이 있다"고 말했다. 행사 이름이 알려진 뒤 다른 곳에 상표를 빼앗길까 봐 서둘렀다는 것이다.

특혜 의혹은 부인했다. 박 위원장은 "이 행사를 안 하고 각 회사가 그 시간에 각 가수의 공연을 하면 훨씬 더 큰돈을 번다"며 "특혜라고 보기에는 조금 그렇다"고 말했다. 당장은 몇백억원대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고 결정했다고 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도 "정부가 하는 행사에 4대 기획사가 어떤 이권을 노리고 들어온 게 아니다"라며 박 위원장을 거들었다. 최 장관은 패노메논 본 행사에 정부 예산이 투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부는 입장료와 후원, 중계권 판매 등 민간 재원으로 행사를 치를 계획이다. 상표권은 문체부와 전담 법인이 절반씩 나눠 갖기로 했다.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두환 정권 시절 '국풍 81'을 언급하며 "2028년 선거 몇 달 전에 하는 행사다. 대통령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서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위의 위의 분이 오셔도 제가 생각할 때 우리나라를 위한 일이 아니면 안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저는 그런 사람도 아니고 그런 생각 해본 적 없다"며 "믿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나 여당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은 1초도 해본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위원장의 '무보수' 발언도 논란이 됐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방송 등에서 보수 없이 일한다고 밝혀왔다. 배 의원은 국감에 앞서 박 위원장이 지난해 11월부터 매달 약 200만원의 직책수행경비를 받아왔다고 공개했다. 지금까지 받은 금액은 2000만원이 넘는다. 박 위원장은 라디오에서 "받는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 대통령은 국감 전날 X(옛 트위터)에 박 위원장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보수도 없이 시간 내고 자비 지출해가며 애쓰고 계신데, 합당한 예우를 해드리지 못해 못내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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