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해야 할 건 편향된 동맹관” 정동영, 자신 향한 경질 요구에 밝힌 입장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한미동맹에 이상이 있다는 야권의 주장과 자신을 향한 경질 요구를 정면 반박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 뉴스1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정 장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전혀 한미동맹에 이상이 없다"며 "퇴출시켜야 할 것은 2026년의 색깔론이고 경질시켜야 할 것은 편향된 동맹관"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동맹은 가치를 공유하지만 이해관계는 같을 수도 있고 상충할 수도 있다"며 "지금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나라 중 안보, 통상 관계로 줄다리기하지 않는 나라가 없다"고 했다. 이어 "국익과 자율성 두 가지를 기준으로 줄다리기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것과 동맹은 다르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계도 거론했다. 정 장관은 "1년 1개월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네 번 만났는데, 지도자끼리 그런 교감과 존중이 있는 관계를 동맹 파탄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며 "일부에서 주장하는 동맹이 흔들리고 훼손되고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최근 미국의 일부 대북 정보 공유 제한과 한미일 사이버 위협 대응 과정 등을 근거로 한미 간 신뢰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 장관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의 경질까지 요구하고 있다.

정 장관은 최근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의 방한 과정에서 국가안보실장과 국정원장 가운데 누구를 만날지를 놓고 갈등이 벌어져 이 원장을 만나지 않았다는 취지의 보도도 부인했다.

그는 "이는 전혀 사실관계가 틀린 가짜뉴스"라며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 누가 지어낸 이야기를 받아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라고 항상 100% 옳을 수는 없다"

미국의 일부 대북 정보 공유 제한 배경으로 자신의 북한 평안북도 구성 핵시설 발언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미국이라고 항상 100% 옳을 수는 없다. 사실관계가 틀렸다"며 자신이 통일부 장관이 되기 전인 2025년 7월 인사청문회에서도 국회의원 신분으로 구성 지역을 이미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2025년 7월 청문회에서도 구성시에 대해 발언했고, 그것은 정동영 의원으로서의 발언"이라며 "7월 발언은 삭제하고 3월 발언만 보도하면 장관이 부적절하게 정보를 누설했다고 연상하게 한다"고 말했다.

구성 핵시설에 관한 내용 자체도 비공개 한미 정보를 통해 처음 접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국제 연구기관과 언론에서 10여 년 전부터 해당 지역이 거론돼 왔다는 설명이다.

정 장관은 이 같은 내용을 미국 측에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교부에 미국 측에 설명하도록 요청했고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에게도 직접 전화해 관련 내용을 설명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미국 측이 자신에 관한 정보를 잘못 인지했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동맹이라고 오류가 없겠느냐. 잘못 인지하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부임 이후 주한 미국대사와 면담이 이뤄지지 않은 것을 두고 한미 관계 이상 신호 아니냐는 질문에는 "곧 만나 뵙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DMZ 지뢰엔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최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을 북한의 의도적인 공격으로 특정하기 어렵다고 한 자신의 발언을 두고도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정 장관은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검증 중"이라며 "핵심은 남북과 유엔사 간 군사분계선이 다르다는 점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발언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과 차지훈 주유엔 북한 대사가 언급하면서 북한에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에도 "전체 맥락을 봐달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앞서 DMZ 지뢰 폭발 이후에도 남북과 유엔군사령부가 인식하는 군사분계선(MDL)이 서로 다른 점을 근본적인 문제로 지목하며 북한에 대화를 제안했다.

통일부가 북한에 지나치게 낮은 자세로 대응한다는 지적에는 "통일부도 저도 저자세도 고자세도 아니고 정자세"라고 답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내부에서 이른바 '동맹파'와 '자주파'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주장도 언급했다. 정 장관은 "통일부와 국방부, 국정원, 외교부는 존재 이유가 있다"며 "의견이 똑같은 동류사고를 하면 발전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존재 이유가 다른 각 부처가 서로 다른 의견을 내고 이를 조율·조정하는 것이 NSC의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미국 비자 발급 지연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정 의원이 과거에도 미국을 방문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에 미국 측이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좀 자연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국 정부의 대북 의료장비 지원 구상에 반발한 데 대해서는 "감염병이나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은 임진강을 건너 남쪽으로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협력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이어 "보건의료 협력 패키지를 만든 것이지 지원 차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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