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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부모 묘소를 직접 찾아가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한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을 둘러싼 파장이 국정감사장 안팎으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파묘 정치'로 규정하며 제명까지 거론했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이 의원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국정감사에서 제척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의회 폭거"라며 반발했고, 당 일각에서는 권한쟁의심판 청구 주장까지 나왔다.

논란의 출발점은 이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물이다. 이 의원은 지난 10일 오후 '대통령 만들어준 묫자리니까 철거 못한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경북 봉화군 명호면에 있는 이 대통령 부모 묘소를 방문한 사진을 올렸다. 이 묘소에는 1986년 세상을 떠난 이 대통령의 부친과 2020년 별세한 모친이 함께 묻혀 있다.
이 의원은 글에서 "이곳은 농지로 묘를 쓸 수 없는 곳"이라며 "봉화군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세 차례 원상회복 명령을 통보했지만, 이재명 가족은 과태료만 내고 묘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일가는 법 위에 있느냐"며 "대통령 만들어준 묫자리니까 그대로 버티겠다는 것이냐"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묘소 인근에서 진행 중인 공사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원상회복은커녕 묘소 영구화를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묘지 전방 100m에서 도로포장 공사가 한창이고 축석까지 쌓아 튼튼하게 길을 만들고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공사명은 '농로 포장'으로 돼 있었지만 누가 그 말을 믿겠느냐"며 "묘지 앞에는 겨울에 눈이 와도 미끄러지지 않을 정도로 야자매트까지 깔려 있다"고 했다.
해당 토지가 이 대통령 친형 명의라는 점도 언급했다. 이 의원은 "묫자리가 형의 이름으로 돼 있으니 이재명은 책임이 없다고 말할 것이냐"고 물은 뒤 "농민들의 농지가 불법이니 투기니 따지기 전에 본인 부모 묘소부터 옮겨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전국 농지 전수조사를 겨냥한 발언이다.
이 의원이 이 문제를 처음 꺼낸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 28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봉화군 명의의 '불법전용농지 원상회복 명령 통보' 문서와 '원상회복 명령 처리기간 연장 통보' 문서를 공개했다. 문서에 표시된 날짜는 2023년 8월 7일, 2024년 9월 30일, 2025년 12월 18일이다. 당시 이 의원은 가장 최근 명령의 이행 기한이 올해 12월 20일까지라고 설명했다.
현장 방문 당일 저녁 이 의원은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으로 이동해 '왔니껴 광장'에서 열린 지역 청년 보수단체 주최 부정선거 규탄 집회 연단에도 올랐다. 주최 측은 안동과 구미, 김천, 포항 등에서 약 500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봉화 묘소 방문 사실을 언급하며 정부의 국정 운영 전반을 비판했다.
파장은 이틀 뒤 국정감사장으로 옮겨붙었다. 12일 열린 과방위 국감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본 질의에 들어가기 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진숙 의원을 집중 겨냥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부모님 묘소를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고 패륜 행위를 했다"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망발"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무덤을 파헤쳐서 고인을 다시 욕보이겠다는 식의 정치적 부관참시"라며 "이진숙 의원의 파묘 정치를 국회가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기헌 과방위원장을 향해서는 "국정감사장에서 이렇게 함께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치욕스럽다"며 "위원장은 당장 이 의원을 퇴장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이 땅은 농지고 봉화군에서 세차례 걸쳐 철거 명령을 내렸는데 대통령 부모 묘소라고 아직까지 철거를 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데 무슨 패륜 정치냐. 대통령이 왕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오히려 민주당이 나서서 대통령에게 '이장을 해주십시오'라고 요구해도 못 할 판에 무슨 패륜 정치냐"고 맞받았다.
예의 논란에 대해서는 직접 증거를 내밀었다. 이 의원은 "누워계신 분이 무슨 잘못이 있겠느냐. 부모님께는 죄송스럽다는 차원에서 절을 하고 촬영을 시작했다"며 묘소 앞에서 허리를 숙인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 제가 모르나. 보나마나 예의 없다고 지적을 할 것이기 때문에"라고 촬영 이유를 덧붙였다.
이날 국감에서는 이 의원의 감사위원 자격 문제도 정면으로 다뤄졌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4년 7월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된 인물로, 위원장 재임 당시 이른바 '2인 체제' 의결이 위법성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 등 범여권은 이 의원이 자신이 관여한 결정을 다루는 피감기관 감사에 참여하는 것은 이해충돌이라고 주장했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당시 방통위의 불법적 2인 체제 운영 등 본인이 결정한 사안을 피감기관으로 조사해야 하는 상황에서 감사위원으로 참석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방통위 상임위원과 부위원장을 지낸 뒤 과방위 간사로 활동한 민주당 김현 의원의 사례를 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척 안건은 범여권 주도로 가결됐다. 무기명 투표에 참여한 12명 전원이 찬성했고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13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거세게 반발했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억지 이해충돌 프레임을 씌워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치려는 야당의 입을 막겠다는 정치적 꼼수로밖에 볼 수 없다"며 "내 편이 하면 전문성이 되고, 남이 하면 이해충돌이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김현 의원과 YTN 출신 노종면 의원의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진숙 의원은 올해 8월 이미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의 이해충돌 여부 검토 의견을 의뢰했고 '해당 없음' 답변을 받았다"며 "이렇게 포괄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함과 동시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즉각 신청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 의원의 과방위 활동을 둘러싼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30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는 민주당이 이해충돌을 이유로 이 의원의 보임 해제를 요구하며 여야가 정면으로 맞섰다. 지난달 8일에는 이 의원에게 본인 관련 안건에 대한 발언과 표결을 회피하라고 촉구하는 결의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처리됐다.

여당 지도부도 공세에 가세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이진숙 의원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을 함께 거론하며 "조회수에 안달이 난 사이버 렉카 수준"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국민의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저열한 노이즈 마케팅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얄팍한 속셈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이진숙·주진우 의원은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통령 부모 묘소를 둘러싼 농지법 논란은 2021년 8월 처음 불거졌다. 당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이 대통령이 2020년 3월 모친을 부친 묘에 합장하면서 관할 군청에 묘지설치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묘소가 있는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땅은 이 대통령의 형 소유였고, 지목이 '전(田)'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봉화군이 농지법과 장사법 위반 여부 조사에 나서면서 논란이 본격화했다. 2023년 3월에는 이 대통령 부모 묘소가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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