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에 갇힌 강선우, 매달 1000만원 넘게 따박따박 받는다

징역형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갇힌 국회의원의 통장에는 매달 얼마가 들어올까. 공천헌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은 형이 확정될 때까지 매달 1000만원이 넘는 수당을 받는다. 현행법에는 구속된 국회의원에게 수당 지급을 멈추는 규정이 없다.

공천 헌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공동취재)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강 의원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1억원 추징을 명했다. 함께 기소된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두 사람의 보석을 취소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강 의원이 2022년 1월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김 전 시의원을 만나 현금 1억원이 든 쇼핑백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강 의원이 이 돈을 서울 강서구 한 아파트 전세 보증금으로 쓴 사실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1억 원이라는 거액을 수수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지난 3월 3일 김 전 시의원과 함께 구속됐다. 같은 달 27일 구속기소된 강 의원은 1심 구속기간 만료를 나흘 앞둔 지난달 22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번 법정구속으로 3주 만에 다시 수감됐다.

강 의원은 선고 직후 페이스북에 "정말 억울하다. 저는 어떤 돈도 받은 적이 없다"고 적었다. 강 의원 측은 15일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냈다.

공천 헌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공동취재)

강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잃는 시점은 형이 확정된 이후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징역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제한돼 의원직을 상실한다. 1심 판결만으로는 의원직에 변동이 없다. 항소심과 상고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야 한다. 그때까지 강 의원은 구치소에 있더라도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한다. 제22대 국회의원 임기는 2028년 5월 29일까지다.

국회사무처의 ‘2026년 국회의원 수당 등 지급기준'에 따르면 올해 국회의원 1명에게 지급되는 수당과 경비는 연 1억6092만5680원이다.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1341만470원이다.

항목별로 보면 일반수당이 월 732만7600원이다. 연간으로는 8793만1200원이다. 관리업무수당은 연 791만3760원, 입법활동비는 연 3763만2000원, 특별활동비는 연 940만8000원이다. 정근수당 연 732만7600원과 명절휴가비 연 879만3120원도 별도로 나온다. 명절휴가비는 월 일반수당의 60%로 설과 추석에 439만6560원씩 지급된다. 요건을 갖춘 의원에게는 가족수당도 따로 나간다.

구속된 의원도 이 가운데 대부분을 그대로 받는다. '국회의원의 보좌직원과 수당 등에 관한 법률'은 구속이나 기소를 수당 지급 정지 사유로 두지 않고 있다. 구속으로 의정활동을 못 해 줄어드는 돈은 회의 참석에 따라 지급되는 특별활동비 정도다.

특별활동비를 빼더라도 일반수당 월 732만7600원, 관리업무수당 월 65만9480원, 입법활동비 월 313만6000원을 합치면 매달 1112만3080원이다. 여기에 정액급식비가 더해진다. 정근수당과 설·추석 명절휴가비도 정해진 시기에 지급된다.

구속 의원이 수감 중에도 거액의 수당을 받는 일은 그동안 반복됐다. 제21대 국회에서 구속된 이상직·정정순·정찬민 전 의원은 의원직을 잃을 때까지 매달 1000만원 안팎의 수당을 받았다. 윤관석 전 의원은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2023년 구속된 뒤에도 월 1400만원이 넘는 수당을 받았다. 윤 전 의원은 구속 이후 석 달 동안 결석이 휴가로 처리돼 특별활동비까지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이 2023년 10월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구속기소된 의원도 의원직을 유지하면 월평균 1208만원을 받았다. 통상 보수액 1286만원의 94%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공천 헌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공동취재)

해외는 사정이 다르다. 미국은 의원이 구속돼 회의에 결석한 기간만큼 수당 지급을 정지한다. 프랑스는 수당의 3분의 2를 감액한다. 국내 지방의회 가운데서도 대구시의회처럼 구속된 의원의 수당과 의정활동비 전액 지급을 정지하는 곳이 있다.

구속된 국회의원의 수당을 막는 법안은 여러 차례 나왔다. 제21대 국회에서 구금 중 수당 지급을 중단하는 개정안 4건이 발의됐지만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운영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제22대 국회에서는 2024년 10월 기소 후 구속된 의원에게 세비를 주지 않는 개정안이 운영위를 통과했다. 무죄나 면소, 공소기각 판결이 확정되면 그동안 지급하지 않은 수당을 소급해 주는 내용이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의원이 공소 제기일부터 재판 확정일까지 받은 수당을 환수하도록 하는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 대표발의 개정안도 2024년 6월 국회에 제출됐다. 하지만 관련 법은 아직 바뀌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강 의원의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강 의원 사건은 개인의 비리가 아니라 민주당 공천 뇌물 비리 사건"이라며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김병기·강선우, 즉 김앤강 갑질 뇌물 듀오의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을 제명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김병기 무소속 의원은 강 의원이 김 전 시의원에게서 공천헌금 1억원을 받은 사실을 알고도 묵인해 공천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강 의원 1심 판결문에는 강 의원이 김 전 시의원에게 공천 면접에서 받고 싶은 질문을 당시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 의원에게 텔레그램으로 미리 보내라고 조언한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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