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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소방관 빈소에서 나온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사과 한마디가 정치권을 다시 달궜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해 사과하면서 "사과를 바라시니까"라는 표현을 쓰자, 국민의힘이 이틀 연속 논평을 내고 공세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13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였다. 이날 추 지사는 지방자치단체 재정 문제와 국가직인 소방공무원 관련 예산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곧바로 논란이 됐다. 그리고 며칠 뒤 부천에서 비보가 전해졌다. 지난 16일 오전 8시 38분쯤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공장에서 불이 났다. 고(故) 김진석 소방위는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선착대로 현장에 투입됐지만, 김 소방위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고 끝내 숨졌다.

순직 소식이 알려지자 추 지사의 국감 발언을 향한 비판은 더 거세졌다. 추 지사는 지난 17일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발언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추 지사는 "소방관을 폄훼할 의도는 전혀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제 말이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재정 문제를 설명하다 나온 표현상의 실수였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소방관들에게 더 잘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문을 마친 뒤 추 지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도 사과 글을 올렸다. 추 지사는 "결코 소방관 여러분의 헌신을 가볍게 여기려던 것은 아니었다"며 "해당 발언으로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추 지사는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그는 "소방관 여러분의 헌신에 걸맞은 예우와 처우 개선, 더 안전한 근무환경을 위해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했다. 순직한 김 소방위에 대해서는 "참으로 비통하고 마음이 무겁다"며 유가족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사과 방식을 문제 삼았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17일 논평을 내고 "추 지사의 사과는 끝까지 오만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과하러 간 것인가, 변명하러 간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또한 "순직 소방관의 빈소에서조차 잘못보다 억울함을 앞세웠다"며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고 했다.
다음 날에도 비판은 이어졌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추 지사가 사과하면서도 해명부터 앞세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정 부담이 문제라면 정부에 지원을 요구하고 제도를 개선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도가 아니었다는 말로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사과 시점도 꼬집었다. 그는 사과 요구에 답하지 않다가 빈소를 찾은 뒤에야 사과한 점이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방관의 숭고한 희생 앞에서 필요한 것은 장황한 해명이 아니라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이라고 했다. 아울러 "도민의 골칫거리를 해결하기는커녕 스스로 도민의 골칫거리가 된 도지사"라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목소리가 나왔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SNS에 '구화지문 설참신도'라는 고사성어를 올렸다. 정 의원은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라고 그 뜻을 풀었다. 이어 추 지사를 향해 "말의 본뜻이 그게 아니라고 해명할 일이 아니라 상처받은 분들께 진심 어린 사과를 먼저 하는 게 도리"라고 했다.
다만 정 의원은 추 지사가 사과한 점에 대해서는 "정말 잘했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별도의 글에서 순직 소방관의 명복을 빌었다. 그리고 "국가는 소방관들에 대한 합당한 예우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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