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나무 다 죽었는데...“ 강신철 국방부장관, 이번엔 '농지' 논란

강신철 국방부장관 가족이 보유한 경기도 김포 농지가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가 시작된 직후 관리 위탁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농지 현장에서는 매실나무가 듬성듬성 심겨 있고 실제 경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민 증언이 나왔다.

강 장관 측은 형이 직접 농사를 짓고 있다며 의혹을 반박했다.

강신철 장관, 해병대사령부·서북도서방위사령부 대비태세 점검/ 뉴스1

2009년 매입한 김포 농지…매실나무만 듬성듬성

TV조선의 지난 14일 단독보도에 따르면 강 장관 가족이 보유한 김포 농지는 강 장관의 아버지가 2009년 매입한 약 740평 규모의 밭이다.

현장에는 매실나무가 드문드문 심겨 있었고, 다른 작물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인근 주민들은 매실나무를 심은 뒤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나무가 죽었으며, 해마다 한 차례 정도 찾아와 풀을 베는 수준이었다고 증언했다.

한 주민은 TV조선과 인터뷰에서 “매실나무 심고 관리를 안 하니까, 다 죽었어요. 그냥 일 년에 한 번씩 와서 풀만 깎아요. 왜 땅을 사놓고 농사도 안 짓는지...”라고 말했다.

해당 밭에는 강 장관 형 소유의 농업법인 건물이 들어서 있다. 건물의 수도 사용량은 한동안 거의 없다가 지난 6월부터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농지 관리 위탁 시점 역시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가 시작된 직후였던 셈이다.

논란의 핵심은 농지 관리 방식이 바뀐 시점이다. 그동안 실제 경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민 증언이 있는 가운데,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한 직후 가족 간 무상 위탁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조사 시작과 계약 시점이 맞물리면서 조사나 처분을 피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광주 군공항 부지와 시설현장 살펴보는 강신철 국방장관 / 뉴스1

농지 전수조사 겨냥한 대통령 발언…“잔머리 쓰는 사람 빠져나가면 안 돼”

이번 논란은 정부가 농지 소유와 이용 실태를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시기에 불거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이 농지를 소유하는 문제를 지적하며 조사 과정에서 법망을 피해 가는 행태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 대통령은 “농사짓지 않는 사람은 농지를 갖지 말라는 게 헌법과 농지법의 명확한 취지 아닙니까”라고 말한 뒤 “힘센 사람은 다 빠져나가고, 잔머리 쓰는 사람은 빠져나가고, 꾀 잘 쓰는 사람은 빠져나가고, 순박한 사람만 걸린다”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는 농지 소유 관계뿐 아니라 실제 경작 여부, 농지의 휴경 상태, 불법 전용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공개한 조사 계획에 따르면 2026년에는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한 농지를 대상으로 5월부터 12월까지 기본조사와 심층조사를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기본조사에서는 행정정보와 위성사진, 인공지능 분석 등을 활용해 농지 관련 정보를 종합하고, 심층조사 대상 농지를 선별한다. 이후 현장 인력이 실제 농업경영 여부와 무단 휴경, 불법 전용 등 위반 사항을 확인한다. 수도권 소재 농지와 농업법인 관련 농지, 기본조사에서 불법이 의심되는 농지 등도 심층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는 조사 결과 위반 사항이 확인된 농지에 대해 처분의무 부과와 처분명령, 원상회복 등 관련 조치를 할 계획이다.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농업경영에 이용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장병들 격려하는 강신철 국방장관 / 뉴스1

농지은행 위탁하면 조사에서 제외될까…계약 성격 따져봐야

이번 보도에서 주목받은 또 다른 쟁점은 농지 위탁과 전수조사의 관계다. TV조선은 농지은행에 위탁된 농지가 이번 조사에서 처분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들어, 가족 간 위탁 계약이 조사망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농지은행은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지의 임대차와 매매, 농지 이용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농지 소유자가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운 경우에도 법에서 허용하는 방식으로 농지를 임대하거나 위탁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운영한다. 다만 농지은행을 통한 위탁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농지 관련 의무와 조사 절차에서 자동으로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농지법은 원칙적으로 농지를 자기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사람이 소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 제6조는 농지 소유 제한을 두고 있으며, 제9조는 농지 소유자의 위탁경영을 일정한 경우에 한해 허용한다. 제10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농지를 자기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는 경우 등 법에서 정한 요건에 해당하면 농지 처분의무가 발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안에서는 단순히 가족 간 위탁 계약이 체결됐다는 사실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졌는지, 실제 경작자는 누구인지, 해당 계약이 관련 법령과 절차에 부합하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계약이 농지은행을 통한 정식 위탁인지, 가족 사이의 별도 무상 위탁인지에 따라서도 검토할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실제 농업경영이 이뤄졌는지를 판단할 때는 현장에 작물이 심겨 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농작업 내역과 농업경영체 등록, 농지대장 등 관련 자료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전수조사 지침 역시 농지대장과 농업경영체, 직불금, 농작물재해보험, 비료·면세유 관련 정보 등을 활용해 경작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자료가 없거나 본인 명의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 등에는 심층조사 대상으로 분류할 수 있다.

헬기에 오른 강신철 국방장관 / 뉴스1

철거민 특별공급 논란 이어 농지 의혹까지…강 장관 측은 반박

강 장관 가족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강 장관과 부친 등이 철거민 특별공급을 통해 서울 서초구 아파트 등을 분양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격 취득 과정과 주소 이전 경위 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됐다.

강 장관은 지난 9월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서초구 아파트 취득과 관련해 정부의 토지 수용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철거민 특별공급이라는 제도적 명칭은 당시 청문회에서 처음 알았다고도 말했다. 다만 특별공급 신청 자료에 강 장관의 이름이 기재된 기록 등이 공개되면서 제도 인지 여부와 자격 취득 경위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당시 강 장관은 가족의 부동산 관련 문제로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다고 밝히면서도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은 반박했다. 이후 장남의 분당 상가 매입과 재산 신고 누락 문제도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됐다.

이번 김포 농지 의혹에 대해 강 장관 측은 친형이 은퇴 후 지난해 4월 사업자 등록을 했고, 1년 뒤 전입해 현재도 직접 농사를 짓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적 영역에 대한 사실이 아닌 주장에 유감을 표한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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