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자기는 보증금 12억짜리 관사에 살면서 소방예산 삭감

국민의힘 경기도당이 추미애 경기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두고 경기도가 실제로 소방 예산을 깎았다며 공세에 나섰다. 경기도당은 소방차 구매 계획이 100대 아래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의 관사와 관용차를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불붙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서 부천 도장공장 화재 사망 소방관의 조문을 마친 뒤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최근 낸 입장문에서 경기도가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소방차량 보강 예산 26억5000만원을 감액하면서 차량 구매 계획을 103대에서 78대로 줄였다고 지적했다. 25대, 비율로는 24.3%가 줄어든 셈이다. 경기도당은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 행사 예산 1억원도 전액 감액 대상에 올랐다고 밝혔다.

경기도당은 "재정이 어려울수록 줄여야 할 예산과 반드시 지켜야 할 예산을 구분해야 한다"며 "소방은 재정의 짐이 아니라 도민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방패"라고 했다. 이어 추 지사의 발언이 소방공무원의 헌신을 재정 부담으로 본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서 부천 도장공장 화재 사망 소방관의 조문을 마친 뒤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뉴스1

경기도당은 추 지사에게 소방공무원에 대한 직접 사과와 도의회에서 수정 의결된 추경의 최종 소방 예산 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차량 구매 축소에 따른 보완 대책과 현장 안전 투자 확충 방안도 내놓으라고 했다. 경기도당은 현장 방문이나 위로 행사보다 실질적인 예산과 정책으로 책임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기도의회도 추경안 검토 과정에서 같은 문제를 짚었다. 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는 검토 보고에서 노후 차량 교체가 늦어지고 현장 대응 역량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재정 위기 속에서 민생 필수 예산을 확보하려고 불필요한 행사성 예산을 줄인 것이라는 입장이다. 삭감된 추모 행사 예산은 순직 소방공무원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경기소방 119메모리얼데이' 사업비다. 이 행사는 지난해 처음 열렸다. 경기도는 당시 행사를 매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기존 계획대로라면 1억원을 들여 소방차 30대로 카퍼레이드를 하고 외주 용역에만 7000만원이 든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소방본부 사무관리비 등을 활용해 추모 행사를 예정대로 치르고 유가족 예우에도 차질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소방노조는 반발했다. 미래소방연합노동조합은 행사성 사업을 정비하더라도 순직 소방관 추모와 유가족 예우에까지 같은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며 예산 복원을 요구했다. 소방통합공무원노조는 15일부터 경기도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추 지사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감액 편성은 추 지사의 발언보다 앞서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추 지사가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한 뒤 감액 내역이 함께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추 지사는 당시 경기도가 2027년 소방 인건비로만 1조100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며 국비 지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기도당이 입장문을 낸 16일 경기 부천의 한 금속부품 도장 공장에서 불이 나 진화에 나선 김진석 소방위(44)가 중태에 빠졌다. 김 소방위는 17일 새벽 끝내 숨졌다. 이 화재로 소방관 5명이 다쳤다. 추 지사는 17일 김 소방위의 빈소를 조문한 뒤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발언 나흘 만의 사과였지만 표현을 두고 진정성 논란이 다시 일었다.

13일 국감에서는 추 지사의 관사와 관용차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추 지사는 지난 6월 중순 경기도청 인근 156㎡(47평형) 아파트를 12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해 관사로 쓰고 있다. 관용차는 전임 지사가 타던 카니발보다 1000여만원 비싼 7700만원대 전기차 아이오닉9으로 바뀌었다. 추 지사가 취임 직후 관사에 입주한 사실이 알려지자 경기도청 직원 익명게시판에는 '내로남불'이라는 취지의 비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국감에서 "어려운 일이 생기면 지도자가 솔선수범해야 하는데 정작 재정 위기라면서 관사와 관용차는 새로 마련해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47평 전세에 혼자 사느냐”고 물었다.

추 지사는 "관사는 전세 계약이어서 호화·사치로 보기 어렵다"며 "관용차는 전임 지사가 매입 결정을 한 것이며 친환경차 도입으로 유지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관사는 전세인데다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당연히 반환한다"며 "직원용 관사 입주율이 84%이기 때문에 내가 관사를 사용한다고 해서 다른 직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관용차에 대해서는 "사용 내구연한이 지나서 바꾼 것이고, 제가 취임하기 전에 전임 지사가 매입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혼자 사느냐는 질문에는 "가족과 같이 산다"고 답했다. 언론의 지적에 대해서는 "일일이 대응할 수 없다"고 했다. 추 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SNS에 올린 '호의호식 고관대작' 취지의 글이 자신을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사와 관용차 문제는 소방 예산 삭감 논란과 맞물리며 국민의힘의 공세 소재가 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 지사는 소방차량 구입 예산 26억5000만원을 깎았는데 이는 소방차량 25대를 구입할 수 있는 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 놓고 자기는 멀쩡한 차를 놔두고 새 차를 구입했는데 그 돈으로 소방차량 한 대라도 더 바꿔주는 게 국민 혈세를 올바로 쓰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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