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우려돼서…” 비 쏟아진 날 SNS에 영상 올린 정치인, 반응 엇갈렸다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산병)이 폭우 속에서 배수시설을 직접 정리하는 모습을 공개하자 온라인에서 반응이 둘로 갈렸다.

박해철 의원이 배수구에 쌓인 낙엽을 걷어내고 있다. /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수고했다는 응원 글이 줄을 이었지만, 카메라 앞에서 연출된 장면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침수 우려 지역을 점검하는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이날 박 의원은 당초 지역구에서 현장 민원실을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비바람이 거세지자, 일정을 취소하고 지역 곳곳을 직접 둘러보기로 했다.

박 의원은 게시글에서 "비와 바람이 심해 안전 문제가 우려돼 오늘 잡혀 있던 현장 민원실을 취소했다"며 "지금은 비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을 살피고 있다"고 적었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 속 박 의원은 양복과 구두를 갖춰 입은 차림이었다. 그는 물이 고인 도로에서 몸을 숙인 채 배수구 위에 쌓인 낙엽을 맨손으로 걷어냈다. 도로에 고인 물은 종아리 높이까지 올라와 있었다. 박 의원이 한 손에 우산을 든 채 다른 손으로 배수시설 주변을 치우는 장면도 담겼다. 작업이 이어지는 동안 그가 입은 양복은 빗물에 흠뻑 젖었다.

박해철 의원이 낙엽을 걷어내고 있다. /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박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갑자기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도로 배수시설이 막혀 급한 대로 낙엽부터 걷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습적으로 물에 잠기는 지역도 두루 돌아보고, 시민들이 불편을 겪거나 위험에 처하는 일이 없도록 챙기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안산시를 향한 당부도 남겼다. 그는 "갑작스러운 비로 소하천이 넘치거나 도로가 물에 잠길 수 있으니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게시물은 인스타그램에도 올라가 '좋아요' 1000개 이상을 받았다.

박해철 의원이 물에 잠긴 도로를 살피고 있다. /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박 의원이 배수구를 정리한 날, 안산을 비롯한 수도권에는 강풍을 동반한 가을비가 쏟아졌다. 그리고 곳곳에서 피해 신고가 이어졌다.

소방 당국과 기상청 등에 따르면, 경기 안산시 상록구 사동 일대에서는 오후 2시 30분쯤 정전이 발생했다. 강풍에 날린 정체불명의 물체가 전기 선로에 닿은 것이 원인이었다. 이 사고로 950세대가 전기를 쓰지 못하는 피해를 봤다.

인천에서도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인천 서구 마전동 완정사거리에서는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 안에 갇힌 3명이 구출됐다. 경기 남양주시에서는 도로에 물이 차오르자, 운전자가 소방대원의 도움을 받아 몸을 피했다. 이 밖에 고양과 파주 등에서도 도로가 물에 잠기는 일이 잇따랐다.

경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접수된 비 피해 관련 활동은 모두 115건이었다. 이 가운데 배수 지원이 1건이었고, 안전 조치가 114건이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박 의원의 영상이 퍼지자, 누리꾼들의 평가는 크게 엇갈렸다.

응원하는 쪽에서는 비를 맞으며 현장을 지킨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일부 누리꾼은 "비 오는 날 고생 많았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국회의원이 앞장서서 직접 나선 모습"이라고 적었다. 연출이었다고 해도 칭찬받을 행동이라며, 박 의원을 감싸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비판하는 쪽에서는 영상을 촬영해 공개한 이유를 문제 삼았다. 한 누리꾼은 "굳이 영상까지 찍어서 올린 의도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진심으로 하는 봉사는 조용히 하는 법"이라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는 쓴소리와 지나친 연출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박해철 의원이 물에 잠긴 도로를 살피고 있다. /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가을비가 내릴 때는 길가에 떨어진 낙엽이 빗물받이를 막기 쉽다. 빗물받이가 막히면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도로 위에 고인다. 그래서 비 예보가 있을 때는 집이나 상가 앞 빗물받이 위에 쌓인 낙엽과 쓰레기를 미리 치워 두는 것이 좋다. 냄새를 막으려고 빗물받이 위에 덮어 둔 고무판이나 장판도 비가 오기 전에 걷어내야 한다.

다만, 비가 쏟아지는 도중에 직접 배수구를 정리하는 일은 조심해야 한다. 물이 고인 도로에서는 바닥이 잘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차량이 지나가는 도로라면 사고가 날 수 있다. 또한 맨손으로 작업하면 낙엽 속에 섞인 유리 조각이나 날카로운 물건에 다칠 수 있다. 물살이 세거나 차량 통행이 많은 곳이라면, 혼자 나서기보다 관할 지자체나 119에 알리는 편이 안전하다.

운전자도 비 오는 날에는 평소보다 더 주의해야 한다. 이번처럼 도로가 갑자기 물에 잠기면 차량이 그대로 고립될 수 있다. 따라서 물이 찬 도로나 지하차도에는 아예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운행 중 차량이 물에 잠기기 시작하면, 망설이지 말고 곧바로 차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물이 차오르면 바깥 수압 때문에 문이 잘 열리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는 좌석 머리받침을 뽑아 끝부분 철제 봉으로 유리창 모서리를 깨고 탈출할 수 있다.

걸어서 이동할 때도 물에 잠긴 길은 피해야 한다. 물속에 맨홀 뚜껑이 열려 있거나 바닥이 파여 있어도 겉으로는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비가 많이 오면 소하천이나 하천 산책로는 순식간에 물이 불어날 수 있다. 그러니 비가 그칠 때까지 하천 주변에는 가까이 가지 않아야 한다. 반지하 주택이나 지하주차장에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짐을 챙기기보다 먼저 밖으로 대피해야 한다.

강풍이 함께 불 때는 전기 사고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날 안산에서는 바람에 날린 물체가 전기 선로에 닿으면서 정전이 일어났다. 바람이 세게 부는 날에는 전신주와 가로등, 신호등 주변을 지나지 않는 것이 좋다. 끊어진 전선을 발견하면 손대지 말고 멀리 떨어진 뒤 한국전력(국번 없이 123)이나 119에 신고해야 한다. 집에 정전이 생기면 전기제품의 플러그를 뽑아 두는 것도 방법이다. 전기가 다시 들어올 때 제품이 고장 나는 일을 막을 수 있어서다.

비 소식이 있는 날에는 외출 전에 기상특보와 재난문자를 확인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기상청 날씨누리 누리집이나 행정안전부 '안전디딤돌' 앱에서 지역별 특보와 대피 정보를 볼 수 있다. 침수 위험 지역에 살고 있다면, 가까운 대피 장소를 미리 알아 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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