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되면 사고 칠 줄 알았다"…추미애 직격한 진보 원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천 도장공장 화재 사망 소방관의 빈소에 조문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 뉴스1

진보 진영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소방 재정 빨대'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향해 "당선되면 사고를 꽤 칠 것으로 예견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SNS 글을 밤에 혼자 올리지 말고 참모들과 상의하라고 쓴소리했다.

유 전 총장은 21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추 지사와 관련해 "제 주변 경기도에 사는 사람들이 '또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른다'며 한숨을 쉬더라"며 "저는 추 지사가 당선되면 사고를 꽤 칠 것으로 예견했는데 이번에 그것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요새 당원 주권주의, 1인 1표를 하면서 전부 그런 경선을 하니 저런 사람이 경선에서 이기는 것"이라며 "지금 뜨는 사람들을 보면 여야를 불문하고 저렇게 튀는 사람들, 상식에 맞지 않는 소리를 하고 있어 우리 정치가 참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튀어야 당심을 얻으니까 아주 몰상식한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진행자가 "추미애 지사는 이전에도 '독불장군 스타일이다'라는 지적들이 있었다"고 하자 유 전 총장은 "유명했다"며 "지금 저쪽 당이고 이쪽 당이고 저런 쌈닭들이 전부 뜨는 세상이니 나라 꼴이 어떻게 되고 정치는 어떻게 되겠느냐"고 개탄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근 소방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 뉴스1

앞서 추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 예산을 언급하며 “골치 아픈 재정 빨대”라고 표현했다가 비난을 자초했다. 이후 지난 17일에는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해 또 다른 반발을 샀다. 추 지사는 19일 경기도 국감에서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같은 날 같은 당의 부승찬 의원이 "소방 예산 90% 정도를 지자체에 부담하니 재정을 쭉쭉 빨아먹는 것 아니냐"며 추 지사를 두둔하는 듯한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재점화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추 지사와 부 의원에게 경고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경고는 징계 중 가장 낮은 단계이며, 별도의 추가 징계는 하지 않기로 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과잉 의전’ 논란에 휩싸이면서 추 지사와 부 의원에 대해 중징계를 내리지 못했다는 말도 나온다.

김 대표는 지난 15일 전북 순창장류축제에서 공연 중인 가수를 물러나게 하고 무대 인사를 했다가 질타받았다. 또 19일엔 소방관 조문을 위해 타고 온 차량이 응급환자 주차구역에 세워져 김태선 당대표 비서실장이 대신 사과했다. 해당 사건을 계기로 김 대표가 지난달 30일 새벽에 서울 강서소방서를 격려 방문해 소방관을 깨워 모았던 일까지 뒤늦게 도마에 올랐다.

유 전 총장은 이 대통령에게도 조언을 건넸다. 이 대통령이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SNS가 없었으면 이재명 대통령이 있었을까”라며 SNS 소통을 강조한 데 대해서다. 유 전 총장은 "대통령이 됐다고 SNS를 완전히 끊으라는 건 아니지만 하루에 6개씩 올리는 것 같은데 조금 줄일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나를 올려도 가능하면 밤에 혼자 있을 땐 하지 말고, 낮에 올리기 전 참모들과 상의하고 올리는 것이 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화도 소개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 전 총장은 "노 대통령은 이 대통령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당선됐다. 야당도 그렇고 한국 사회가 대통령으로 인정을 안 했다"며 "참모 중 누가 술 한 잔 얻어먹은 것까지 대서특필하는 등 (언론과) 허니문 기간이고 뭐고 없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참 억울한 게 많았다"며 "노 대통령은 아침 신문에 억울한 게 있으면 한풀이해야 직성이 풀리던 분이어서 '오늘 춘추관(청와대 기자실) 간다'고 하면 우리가 말렸다. 참모들이 말려 반 이상은 못 갔다"고 전했다. 말리지 않았다면 "춘추관에 훨씬 더 많이 갔을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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