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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24년 이후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약 96만 발의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국회 정보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소속 복수의 의원실은 최근 군 당국으로부터 북한의 지뢰 매설 현황을 보고받았다. 군은 북한이 2024년부터 최근까지 DMZ 일대에 매설한 지뢰가 총 96만 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북한이 약 2년 6개월 동안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규모다. 다만 실제 매설된 지뢰를 모두 확인해 집계한 수치는 아니며 군 당국이 파악한 정황과 관련 정보를 토대로 산출한 추정치다.
군의 추정치는 기존에 DMZ에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체 지뢰 규모와 비교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남북한이 설치한 지뢰를 모두 합쳐 DMZ 일대에 약 200만 발이 매설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DMZ의 지뢰 문제를 언급하며 전체 매설 규모를 약 200만 발로 설명했다. 군이 보고한 96만 발은 이 수치의 약 48%에 해당한다. 추정치가 정확하다면 현재 DMZ에 있는 지뢰의 절반 가까이가 2024년 이후 북한에 의해 매설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북한의 지뢰 매설 확대는 남북 접경지역에서 진행 중인 이른바 '국경선 요새화' 작업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2024년 4월부터 군사분계선(MDL) 인근의 군사시설을 강화하는 작업을 본격화했다.
이 과정에서 지뢰를 대량으로 매설하는 동시에 방벽과 철조망을 설치하고, 군사작전에 활용할 전술도로를 건설하고 있다. 군사분계선 주변의 수목을 제거해 불모지를 조성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남북을 연결하던 경의선과 동해선 육로를 차단하는 등 기존 연결시설을 끊는 조치도 이어졌다.
이 같은 작업은 접경지역 곳곳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북한이 군사분계선 일대를 사실상 국경처럼 관리하면서 사람과 차량의 이동을 차단하고 군사시설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뢰 매설이 확대되면서 우리 군 장병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9월 21일 서부전선 육군 25사단 관할 DMZ에서 수색로 개척 작전을 수행하던 장병들이 지뢰 폭발로 부상을 입었다. 당시 사고로 간부 3명이 다쳤으며, 이 가운데 2명은 중상을 입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유엔군사령부와 공동 현장조사를 진행한 뒤 지난 5일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폭발 원인은 군사분계선 남쪽에 매설된 북한군의 수지반보병지뢰로 확인됐다. 폭발 지점과 추가로 발견된 지뢰의 위치는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약 10m 떨어진 곳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에서도 북한군 지뢰에 사용되는 폭약과 수지 성분이 확인됐다. 합참은 지뢰가 자연적으로 떠내려왔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현장에 지뢰가 인위적으로 매설됐다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지난 5일 해당 지역에 매설된 북한군 지뢰 제거 작전도 실시했다. 유엔군사령부와 협조해 군사분계선 이남에 설치된 지뢰를 제거한 것으로, 추가적인 장병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합참은 당시 북한에 부상 장병들에 대한 사과와 군사분계선 이남에 설치한 지뢰의 제거를 촉구했다. 북한이 자발적으로 제거하지 않을 경우 우리 군이 필요한 제거 작전을 계속 시행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접경지역에서는 지뢰 매설뿐 아니라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 문제도 이어지고 있다. 북한군이 방벽과 철책, 전술도로 등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일이 반복되면서 남북 간 긴장이 커지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침범할 경우 경고방송을 실시하고 필요에 따라 경고사격으로 대응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이러한 대응이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수행하는 자국 군인들의 신변을 위협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22일 한국군의 경고사격에 반발하며 국경선 전역에 새로운 대응 수단이 대기 태세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또 대남 확성기 방송도 수일 내 다시 가동할 수 있도록 대기 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북한의 대규모 지뢰 매설과 군사시설 확충이 계속되면서 군사분계선 인근의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지뢰는 한 번 설치되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고, 장기간 남아 군사작전과 향후 지뢰 제거 작업에도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에 군이 국회에 보고한 96만 발은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추정치다. 군 당국은 북한군의 작업 동향과 군사분계선 인근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장병 안전 확보와 추가 사고 방지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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