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이 대통령, 굉장히 외로우신 것”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인공지능(AI) 챗봇 활용 발언을 두고 "대통령께서 굉장히 외로우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23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수사기관장의 국무회의 배석 문제를 AI 제미나이에 물어본 결과 "위헌이 아니다"라는 답을 얻었다고 밝힌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경기 화성시을) 의원이 16일 대구 중구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서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동북·동남지방데이터청, 부산·대구지방국세청, 부산·대구본부세관, 한국은행 부산·경남·울산·대구경북·포항본부에 대한 2026년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뉴스1

이 의원은 "우리가 보통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라고 하지 않나. 유명한 사람이 했으니까 맞는 말이라는 것인데 논리적으로 굉장히 약한 논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권위자도 아니고 결국 AI한테 물어봤다는 것은 대통령께서 굉장히 외로우신 것"이라며 "주변에 자문을 구할 만한 집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명한 헌법학자가 나서서 이 대통령의 말이 맞는다고 하면 모르겠다"며 "국민 중에 제미나이나 챗GPT 같은 챗봇을 써 본 사람이 얼마나 많나. 이건 사기업의 제품이다. 사기업 제품은 개인의 특성을 파악해 맞춤형 답변을 한다. 조금만 대화해 보면 그다음부터는 내 의중과 비슷한 답변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지난 5월쯤 구글 관계자가 한국에 왔을 때 '제미나이도 틀린 게 많더라'라고 말했다"며 "그래 놓고는 갑자기 여기다 권위 호소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사기관장이 (국무회의에) 오는 것에는 절대적인 옳음과 그름이 없다"며 "수사기관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 '지침을 내리지 않고 상황 파악과 보고만 듣겠다'는 식으로 새로운 방식을 천명하면 된다. 이걸 옳고 그름으로 싸우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조달청 나라장터 세금 낭비 문제도 언급했다. 이 의원은 AI를 활용해 조달청 나라장터에서 5628억원이 넘는 세금 낭비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특허 하나를 들고 우수 제품으로 선정되면 그 이유로 가격을 마음대로 정하는 유형이 있다"며 "방송 장비를 납품하면서 멀티탭 같은 것을 부속품 형태로 끼워 납품하는데, 민간에서 4만~5만원 정도에 살 수 있는 멀티탭을 19만8000원에 납품한 사례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광주·전남 교육청 등 특정 지역에서 이런 사례가 많아 유착 아니냐는 것을 저희가 많이 잡아냈다. 조달청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를 쓴다는 것은 글 몇 편 써 달라는 게 아니라 사람이 못 하던 전수조사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조달청과 협력해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운용 방향도 비판했다. 이 의원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을 두고 "이재명 정부에서 상당히 실세로 보인다"며 "반도체 세수가 많이 남으니까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여기저기 사업에 투입하는데, 이름에 걸맞지 않게 농어촌 수당을 주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박 장관에게 "농어촌에 거주하면 15만원을 준다는데 농업의 미래를 그리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농업수당 15만원을 주면 농업 인구가 느느냐"며 "정부에 큰돈이 들어왔다고 선심 쓰듯 쓸 게 아니라 정말 미래에 대응하는 데 쓰든지, 나라 빚 갚는 데 쓰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한꺼번에 국채를 상환하면 채권 시장이 마비된다'는 취지로 설명한 데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나라 채권 시장 규모를 보면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며 "빚을 갚기 시작하면 채권 금리 자체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부채 비율이 낮아지면 나중에 더 저렴하게 돈을 빌릴 수 있으니 우선 갚고 필요하면 또 빌리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꾸 쌈짓돈이라고 생각하니까 이렇게 쓰는 방향으로 가는데, 이 대통령께서 마음을 바꾸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개혁신당을 떠난 인사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함께했던 인물들이 떠나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약점 아니냐는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의 질문에 그는 "개혁신당을 차리고 나서 떠나간 허은아 청와대 국민통합비서관,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 같은 분들이 새로 들어간 조직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는 다 아실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분들이 그 조직 안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면 개혁신당 내에서도 그랬던 것"이라고 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와의 관계를 두고는 "천 원내대표가 하는 고민이 뭔지 뻔히 알고 있다"며 "저도 정치를 15년 가까이 해 왔는데, 총선을 1~2년 앞두고 마음이 얼마나 복잡할지 다 안다. 대신 그걸 늦추지 말고 빨리 판단하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조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 고민은 본인이 끝내야 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의 사례를 들며 "유 전 의원은 바른정당을 33명으로 시작했는데 나중에 20명, 8명, 7명이 남았다. 결국 2020년 총선을 앞두고 혼자 불출마하게 됐다"며 "제3당이나 제4당을 시도하는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무의미한 질문이 '왜 사람이 자꾸 떠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국민의힘 대표를 할 때는 사람이 왔으면 왔지 떠난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했다.

'내 사람'을 만들지 못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3김 시대나 친박·친이 갈등 이후로 소위 결사체를 만든 정치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 친한계라고 하는 사람들은 언젠가 다 이준석계였던 사람들일 것"이라며 "이준석계였던 사람들은 언젠가 유승민계였고, 유승민계였던 사람들은 또 친이계·친박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정치를 하는 순간 부와 권력, 명예가 따라와 인재 유입이 쉬웠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보수 정치를 하겠다고 술로 밤을 지새우는 건 오히려 트렌드에 뒤처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즘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정치를 하면서 지금보다 더 막막했던 순간들도 있었다"며 국민의힘 대표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집권한 지 한두 달 된 대통령이랑 싸우는 느낌이 뭔지 아느냐"며 "당시 대중은 윤석열 대통령이 얼마나 이상한 사람인지 믿지 않았지만, 저는 다 본 상황에서 5년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싸워도 되나 고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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