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망설 일파만파] 김일성은 사망 34시간, 김정일은 사망 51시간 만에 발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망설이 급속히 퍼지는 가운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숨졌을 당시 북한이 사망 사실을 발표한 과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북한은 두 최고지도자의 사망 사실을 길어야 이틀여 만에 공식 발표했다. 사망설이 처음 제기된 지 나흘이 지나도록 북한이 별다른 발표를 내놓지 않자 사망설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조선중앙통신

23일 YTN에 따르면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전날 YTN '뉴스퀘어 2PM'에 출연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당시를 비교해 보면 사망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금방 알 수 있다고 했다.

김 주석은 1994년 7월 8일 오전 2시 숨졌다. 북한은 약 34시간이 지난 이튿날 낮 12시 특별방송을 통해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북한은 김 주석이 심장혈관 질환과 동맥경화증으로 치료를 받던 중 심근경색과 심장쇼크로 숨졌다고 밝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11년 12월 17일 오전 8시30분 현지지도를 위해 이동하던 특별열차 안에서 급성 심근경색과 심장성 쇼크로 숨졌다고 북한은 발표했다. 발표는 약 51시간30분이 지난 19일 낮 12시 특별방송을 통해 나왔다. 북한 매체들은 당일 오전 10시부터 정오에 중대 보도가 있다고 예고했다. 정오가 되자 상복 차림의 아나운서가 사망 소식을 전했다.

김 실장은 셰완쥔이 지난 19일 사망설을 올린 뒤 이미 사흘이 지났다며 과거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사망을 발표하기까지 걸린 시간을 훌쩍 넘겼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조선중앙통신

김 위원장 사망설은 미국에 사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쥔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셰완쥔은 스스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는 인물이다. 셰완쥔은 김 위원장이 뇌출혈로 쓰러져 베이징의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숨졌다고 주장했다. 영국 더선과 미국 뉴욕포스트 등이 이를 다루면서 사망설은 빠르게 퍼졌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권력을 장악했다는 주장도 함께 돌았다.

김 실장은 사망설에 대해 "사실과 동떨어지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그게 비밀로 되겠느냐"며 "얼마나 많은 경호 인력과 얼마나 많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데 그걸 우리가 모르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실장은 김 부장의 최근 행보도 사망설을 반박하는 근거로 들었다. 김 실장은 "만일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면 김 부장이 전선에 나타날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아예 불가능하다고 봐야 된다"며 "여러 가지 정황을 볼 때 이것은 좀 거짓에 가깝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 부장은 박정천 국방성 고문, 리일환 노동당 비서 등 당·군 수뇌부와 함께 군사분계선(MDL) 인근 남부국경 요새화 공사 현장을 시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이를 보도했다. 김 실장은 김 부장이 2015년 등 김 위원장과 함께 전방에 간 적은 있지만 김 위원장 없이 당·정·군 인사들과 함께 전선 지역을 찾은 것은 처음이라고 봤다. 김 실장은 북한이 한국의 반응과 상관없이 국경선 요새화 공사를 끝까지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현장 군인들을 다독이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김 실장은 공개된 사진 속 방벽 규모로 볼 때 시찰 장소는 산악지대인 동부가 아니라 평양에서 비교적 가까운 서부전선일 것으로 추정했다.

김 부장은 19일부터 전날까지 세 차례 담화를 내며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와 새로운 대응수단 배치를 경고했다. 김 부장은 전날 새벽 담화에서 "위임에 따라 언명한다"며 "전 국경선에서 우리의 새로운 대응수단들은 임무대기태세에 들어갈 것이며 대한국 확성기들도 수일 안으로 대기상태에 들어가게 된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앞서 21일 담화에서 북한군의 새로운 화력구분대들이 사격진지를 차지했고 전술적 사냥조들이 새로운 진지들을 차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화력구분대는 방사포나 장사정포를 운용하는 포병 부대를 가리키는 말이고 전술적 사냥조는 북한이 소규모 기동타격대를 부르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북한군 장병이 다치거나 숨지는 일이 생기면 사냥조가 우리 군 최전방 초소(GP) 등을 기습하겠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활동 소식도 잇따라 내놨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0일 김 위원장이 19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 신발전시회-2026'을 둘러봤다며 부인 리설주, 딸 주애와 함께한 사진을 공개했다. 주애가 들어 보인 분홍색 아동용 운동화를 김 위원장이 살펴보는 장면도 담겼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보도는 11일 국방혁명박물관 개관식 이후 8일 만이었다. 셰완쥔은 사진이 공개되자 과거에 찍혔거나 연출된 사진이라며 대역을 내세운 것이라는 주장을 새로 내놨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답전을 공개하며 북중 친선을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같은 날 김 위원장이 100번째 생일을 맞은 강원도 원산시의 고춘섬 할머니에게 생일상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반면 이상징후로 볼 만한 일들도 이어졌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민인 고영환 전 통일교육원장은 전날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들은 첩보라며 베이징 주재 북한 공무원들에게 정위치하라는 지시가 내려갔다고 밝혔다. 고 전 원장은 "사망설까지는 믿지 않는다"면서도 김 위원장 신변에 이상이 생겼을 수는 있다고 했다. 20일 오전 11시쯤부터는 조선중앙통신, 외무성 홈페이지 등 ‘.kp’ 도메인을 쓰는 사이트 42곳이 약 32시간 동안 접속 장애를 겪었다.

사망설은 국내 증시도 흔들었다. 23일 스페코는 전 거래일보다 29.98% 오른 2055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체중을 약 140㎏으로 추정하며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봤다. 다만 뚜렷한 건강 이상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 사망설은 2020년 4월에도 돌았다. 김 위원장은 그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 태양절 행사에 불참했다. 김 위원장은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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