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격 방중에 청와대 “여러 가능성 염두… 동향 면밀 주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중국을 전격 방문한 가운데 청와대가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최근 개통한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중국을 찾은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창립 80주년을 맞은 김일성종합대학을 축하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10.1. / 연합뉴스

청와대, 공식 발표 여부 확인하며 상황 파악

청와대는 24일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북·중 공식 발표가 없는 만큼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북·중 양측에서 공식 발표가 없는 현 단계에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북·중 양측의 공식 발표를 확인하는 한편,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김 위원장의 방문 목적과 배경을 분석하고 있다. 현재까지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방중 일정이나 중국 지도부와의 회담 내용은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

리창 총리와 만남… 시진핑 회담 여부 미확인

정부 소식통은 언론에 "김 위원장이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신의주까지 열차로 이동한 뒤 전용차로 갈아타 신압록강대교를 건넌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도 중국의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리창 국무원 총리가 현지에서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귀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직접 회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이후 약 1년 1개월 만이자 여섯 번째 방중이다. 앞선 다섯 차례 방중에서는 모두 시 주석과 회담했지만, 이번에는 리창 총리와의 경제협력 논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완공 12년 만에 개통… 북중 교역 확대 가능성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에서 신압록강대교를 이용했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북한과 중국이 지난 15일 압록강 현지에서 신압록강대교 개통식을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1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10.16. / 연합뉴스

신압록강대교는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연결하는 왕복 4차로, 총길이 3026m의 교량이다. 2014년 완공됐지만 북한 측 연결도로와 통관시설 미비 등으로 공식 통행이 미뤄지다가 지난 15일 정식 개통하면서 완공 12년 만에 양국을 연결하는 통로가 마련됐다.

개통식에는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와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가 참석했다. 박태성 북한 내각총리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당시 양국은 대교 개통을 계기로 경제적 연대와 공동이익을 강조했다. 리창 총리가 김 위원장을 맞이한 것 역시 양국 간 경제·무역 협력 확대에 힘을 싣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 기념일 하루 앞둔 방중

방중 시점 역시 눈길을 끈다.

25일은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일로, 중국은 1950년 10월 25일을 '항미원조 기념일'로 지정해 기리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참전 76주년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이를 두고 북한과 중국이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재확인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이 최근 개통한 신압록강대교를 직접 건너 중국을 찾은 것은 양국의 밀착 관계를 대외적으로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APEC 정상회의 앞두고 북미 대화 가능성 거론

김 위원장의 방중을 두고 북미 정상 간 접촉 가능성과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다음 달 18~19일 중국 선전에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내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앞서 2018년에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먼저 방문한 전례가 있다.

윤건영 의원은 이번 방중에 대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과 함께 신압록강대교 개통 등 조·중 관계에서 이벤트라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사전 조율을 하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까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아 실제 만남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직접 만나는 일정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북한이 최근 김여정 노동당 부장 명의로 강경한 대남 메시지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방중을 북미 정상회담 재개의 신호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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