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문한 김정은은 대역... 김정은 사망 확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망설을 처음 퍼뜨린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쥔 중국민주당 주석이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이후에도 사망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찾은 김 위원장이 대역이라는 음모론을 들고나왔다.

셰완쥔은 25일 새벽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김 위원장 단둥 방문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의 비밀 회담을 가리기 위한 위장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단둥 방문에는 중국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동행했다.

이에 대해 셰완쥔은 "왕 주석과 왕 부장이 김 위원장의 대역과 함께 단둥을 시찰하며 리 총리와 김 부장의 비밀 회담을 위장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적었다.

셰완쥔은 "중국 공산당 최고위층은 김 부장이 집권한 뒤에도 김 위원장의 외교 정책이나 남북 관계를 바꾸지 않겠다는 확약을 직접 받아내야 했다"며 "이는 중국 당국이 김 부장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었다"고 했다.

셰완쥔은 단둥 방문 전에 북한이 공개한 김 위원장의 모습을 두고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전날 X에 올린 게시물에서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영상 속 김 위원장이 샌들을 신고 있었다고 지적하며 오래된 영상을 최근 영상인 것처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셰완쥔은 김 위원장이 전날 오후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단둥에 들어간 뒤 국경에서 리 총리와 왕 주석, 왕 부장의 영접을 받았다는 보도가 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 고위 지도자들과 정치·외교 회담 없이 저녁에 북한으로 돌아갔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셰완쥔은 이 글과 함께 벨라루스 야권 성향 매체 넥스타(NEXTA)가 X에 올린 김 위원장의 단둥 방문 영상을 공유했다.

셰완쥔은 "세계의 관심이 김 위원장의 생사에 쏠린 사이 김 부장과 리 총리가 단둥에서 비밀 회담을 했다"며 "중국과 북한 관영매체 모두 이 회담에 침묵하고 있어 소문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셰완쥔은 단둥 방문 전에 북한이 공개한 김 위원장의 모습을 두고도 의문을 제기했다. 셰완쥔은 전날 X에 올린 글에서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영상 속 김 위원장이 샌들을 신고 있었다고 밝혔다.

셰완쥔은 “10월 23일은 북한에서 초겨울이어서 기온이 매우 낮아 샌들을 신고 밖에 나올 수 없다”며 "이는 영상이 23일이 아니라 1~2개월 전에 촬영됐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적었다. 이어 "사망설을 잠재우려고 오래된 영상을 최근 영상인 것처럼 쓰는 것은 오히려 소문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고 했다.

셰완쥔은 같은 날 올린 또 다른 글에서 북한의 조선인민군 중대장대회를 거론했다. 셰완쥔은 “23일 김 부장이 김 위원장의 이름으로 조선인민군 중대장 이상 모든 장교를 평양으로 불러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1999년 이후 북한이 이처럼 대규모 장교 회의를 연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셰완쥔은 "회의 목적은 장교들에게 김 부장의 통치를 지지한다고 강제로 표명하게 하는 것이었다"며 "지지하지 않은 장교는 그 자리에서 체포돼 처형될 예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질적으로 이번 장교 회의는 군사 쿠데타 시도였다"고 했다.

셰완쥔은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해외 반체제 인사다. 해외에서 중국민주당 주석을 맡고 있다.

김 위원장 사망설은 셰완쥔이 지난 19일 X에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셰완쥔은 당시 김 위원장이 심한 뇌출혈로 깊은 혼수상태에 빠졌으며 중국 의료진의 치료에도 상태가 나빠져 숨졌다고 주장했다. 정보의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영국 더선과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 인도 이코노믹타임스 등 해외 매체들이 셰완쥔의 글을 인용하면서 소문은 소셜미디어를 타고 빠르게 퍼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2, 23일 평양에서 조선인민군 제3차 중대장 대회를 주재하고 '새 시대 강군건설과 중대장들의 임무'에 대해 연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 조선중앙통신

셰완쥔은 이튿날인 20일에도 김 위원장이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점이 사망설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이 권력을 장악했으며 군을 장악하려고 한국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을 잇달아 내보냈다. 북한은 20일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경공업 부문 전시회를 찾은 모습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 위원장이 22~23일 평양에서 조선인민군 제3차 중대장대회를 주재하고 '새 시대 강군건설과 중대장들의 임무'를 주제로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국가정보원도 2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보고했다. 국정원은 같은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도 함께 보고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전 평양에서 신의주까지 전용열차로 이동한 뒤 전용차로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단둥에 들어섰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이 신압록강대교를 거쳐 단둥에 도착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주석은 전날 오전 단둥 항미원조기념관 광장에서 김 위원장을 맞았다. 김 위원장은 왕 주석과 함께 항미원조기념탑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중국중앙TV(CCTV)는 김 위원장이 신압록강대교 위에서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고 왕 주석과 함께 다리 위를 걷는 모습을 내보냈다.

김 위원장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목숨과 피로 조선을 도운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을 추모하고 항미원조 영웅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와 영원한 경의를 표하려고 특별히 단둥을 찾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왕 주석과 회담한 뒤 단둥의 자동차 공장을 시찰하고 해 질 무렵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귀국했다.

이번 방중에는 김 부장도 동행했다. 북한에서는 조용원 노동당 비서와 최선희 외무상, 김성남 당 국제부장, 김덕훈 내각 제1부총리도 함께했다. 중국에서는 왕 부장과 류하이싱 당 대외연락부장,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을 맞았다.

리 총리의 단둥 방문 여부를 두고는 전날 한때 혼선이 있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원 보고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리 총리를 만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이후 당초 리 총리가 단둥을 찾는 것으로 계획됐다가 바뀌었으며 김 위원장은 리 총리가 아니라 왕 주석을 만났다는 국정원의 추가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신화통신 보도에도 리 총리는 등장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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