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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랴오닝성 단둥 당일치기 방문을 두고 한반도 평화와 주변국 대화 재개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 방문의 시기와 형식, 내용은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김 위원장의 단둥 방문이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면서 그 시기, 형식, 내용을 종합해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그리고 주변국 간 대화 재개에 건설적으로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방중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의견을 맞추려는 행보였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이 대목을 묻는 질문에 윤 대변인은 "관련 부분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정부 역할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다음 달에는 중국 선전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를 계기로 북미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북한과 중국이 사전에 전략을 조율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위원장은 단둥에서 현지 버스공장을 둘러봤다. 공장 시찰이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물음에 윤 대변인은 "북측 보도에서 시찰 목적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어 예단하지 않고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중국의 상용차 생산시설을 직접 찾은 것을 두고 북중 교통·물류 협력을 넓히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를 통해 버스와 화물차를 비롯한 운송수단을 북한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행보가 안보리 결의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를 둘러싼 북한의 서한도 거론됐다. 북한은 DMZ 지뢰 폭발이 "한국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는 서한을 안보리 의장 앞으로 보냈다. 윤 대변인은 "우리 정부가 얼마 전 DMZ 지뢰폭발 사고와 관련해 안보리 의장에게 보낸 서한의 맞대응 성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내용적으로는 사고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 자신들의 소위 '국경선 요새화' 작업을 정당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추가로 대응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윤 대변인은 "추가 조치 관련해선 관계부처가 아직 협의 중이고, 협의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외교부가 제안한 대북 사이버제재에 통일부가 여전히 반대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윤 대변인은 "저희 입장은 바뀐 것이 없고, 그 입장을 가지고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단둥을 찾았다가 같은 날 돌아갔다. 북한 매체는 전날에야 방문 사실을 보도했다. 단둥과 신의주를 잇는 왕복 4차로 다리인 신압록강대교는 이달 공식 개통했다. 다리는 2014년 완공됐지만 북한 쪽 접속도로 공사 등이 늦어지면서 12년 동안 개통이 미뤄져 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중국인민지원군의 6·25전쟁 참전 76주년을 계기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집권 이후 여섯 번째로, 지난해 9월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찾고도 시 주석과 회동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2018년 3월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같은 해 5월에는 다롄, 6월에는 베이징을 다시 찾았다. 2019년 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하노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방중했다. 지난해 9월에는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시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망루에 올랐다.
중국 측에선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김 위원장을 맞았다. 왕 주석은 중국 공산당 권력 서열 4위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쉬쿤린 랴오닝성 당서기, 왕야쥔 주북한 중국대사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왕 주석은 시 주석의 인사를 김 위원장에게 전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참전 76주년을 맞아 단둥을 방문하고 기념관을 찾은 것이 전통적인 북중 친선을 이어가는 데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항미원조기념탑에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라는 글귀를 단 꽃바구니를 바쳤다. 이어 단둥 잉화산에 자리한 항미원조기념관을 둘러봤다. 이곳은 6·25전쟁 당시 중국군 참전을 기념하려고 세운 국가 1급 박물관이다. 항미원조는 중국이 6·25전쟁을 부르는 공식 명칭이다. 1950년 10월 19일 펑더화이 사령관이 이끄는 중국인민지원군 선발 부대가 단둥 등지에서 압록강을 건너 북한으로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헌화 자리에서 "우리 인민은 중국 인민과 함께 싸운 영광의 연대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관에 대해서는 "불패의 조중 친선에 대한 고귀한 피의 검증"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왕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피로써 맺어진 조중 친선의 귀중함을 다시금 새겨보는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중국이 북한을 도운 역사를 대대로 잊지 않겠다는 뜻과 함께 시 주석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왕 주석과 연회에 참석한 뒤 단둥의 버스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노동자들을 격려했다. 귀국길에는 왕 주석이 신압록강대교 중간 지점까지 나와 배웅했다. 김 위원장은 다리 위에서 이 다리가 두 나라를 잇는 데 그치지 않고 양국의 마음도 더 굳게 잇는 사명을 수행하리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북한 측에서는 조용원 노동당 비서, 최선희 외무상, 김덕훈 내각 제1부총리,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 등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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