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에게 SNS 줄이랬더니... SNS 메시지 엮은 책을 펴내”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연설과 SNS 메시지를 엮은 연설문집을 국민 세금으로 펴냈다면서 '청개구리 정권'이라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26일 '국민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SNS를 좀 줄이라고 하니, 혈세까지 들여 SNS를 담은 연설문집을 배포하는 청개구리 정권'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조 대변인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말 정치 논란으로 숱한 혼란을 겪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국민을 향해 '마귀', '무뢰배'라는 표현을 쓰는가 하면, 자기 진영만 바라보며 '좌아하게'라고 말하고, '억까', '오물' 등 각종 말 정치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 목표인 듯 거친 언행을 쏟아냈다"며 "심지어 국무회의에서는 '비읍시옷'이라는 욕설까지 사용했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대통령의 막말 논란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폭포수처럼 쏟아져 왔다"며 "그중에서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어진 이 대통령의 SNS 막말은 단연 으뜸이었다"고 주장했다.

연설문집 발간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국민의 혈세를 들여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줘 온 대통령의 막말과 SNS 메시지까지 담아 연설문집을 발간하겠다고 한다"며 "이제 국민은 자신이 낸 세금으로 대통령의 막말 교시까지 책으로 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했다.

조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연일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이 대통령의 말을 교시처럼 읽도록 하는 책을 발간하는 것이 과연 시의적절하고 상식적인 행동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 이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어떻게든 자신의 말을 홍보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언행을 되돌아보며 자중하고, 대통령다운 진중한 언어가 무엇인지부터 공부해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대한민국을 얼마나 흔들어 왔는지 깊이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했다.

조 대변인이 논평에서 거론한 표현들은 이 대통령의 발언과 SNS 글을 두고 그동안 여야 공방이 벌어졌던 대목이다. '비읍시옷'은 이 대통령이 5월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하천·계곡 불법시설 정비 실태를 보고받던 중 나온 표현이다. 당시 행정안전부의 전국 재조사로 불법시설이 835곳에서 약 3만3000곳으로 늘어난 상황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게 국정신뢰에 관한 문제다. 권위에 관한 문제다"라며 "또 적당히 넘어갔네, 이러면 뒤에서 욕한다. 고마워하는 게 아니다. 비읍 시옷 하면서 욕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불법시설을 눈감아 준 공무원들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수사까지 하라고 지시했다. 국민의힘은 욕설을 떠올리게 하는 비속어라며 반발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민은 형수 욕설의 재현에 절망한다"고 비판했다.

'무뢰배'와 '오물', '좌아하게'는 이 대통령이 이달 11일 SNS에 올린 글에 담긴 표현이다. 이 대통령은 이 글에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폭언과 욕설로 댓글이 가득하다고 아쉬워하자 차단을 권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자신의 SNS 계정 차단 기준을 설명하면서는 "오물을 끼얹으며 공론의 장을 어지럽히는 계정은 차단해야 건전한 공론의 장이 유지된다"고 썼다. 또 "남의 집 마당에 들어와 폭언·욕설하는 무뢰배는 문밖으로 내치는 것이 당연하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같은 글에서 "우아하게든 좌아하게든 품격과 예의를 갖춘 의견은 언제든 환영한다"고 밝혔다. '좌아하게'가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쓰던 말이라는 지적에는 민주개혁 진영에서 써 온 말로 '우아하게'를 비튼 언어유희라고 설명했다. 반대 의견이나 비판은 차단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함께 내놨다. 글 말미에는 "드라마를 다큐로 취급하는 과잉진지도 경계하자"고 적었다.

이 대통령이 SNS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권 내부에서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SNS를 "목숨줄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자신의 소통 방식이 경박하다는 평가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BBS 라디오 '정혜승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저도 잠 좀 주무시는 것이 좋다고 본다"며 "대통령은 좀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SNS 소통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대통령은 대통령의 언어를 써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문제 삼은 연설문집은 청와대가 전날 발간 사실을 알린 '이재명 대통령 연설문집' 제1권이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동안 나온 각종 행사 연설과 SNS 메시지가 실렸다. 지난해 6월 4일 취임 선서부터 올해 5월 30일 지방선거 참여를 독려한 SNS 메시지까지가 수록 범위다. 분량은 386쪽이며 권두에는 국정의 주요 순간을 담은 사진이 실렸다. 청와대는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8년 8월에도 1030쪽 분량의 대통령 연설문집을 펴냈다.

연설문집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무료 배포된다. 책자는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국공립 도서관과 대학 도서관 등에 보내진다.

전자책은 청와대와 정책브리핑, 정책주간지 ‘K-공감'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구글북스, 애플i북스, 리디북스, 밀리의 서재 등 시중 온라인 서점에서도 무료로 제공된다.

전자책에는 대통령 연설 생중계 영상을 연결해 볼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갔다.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음성 변환용 코드도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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