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선거서 낙선했던 김부겸... 그에 대한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학 강단에 선다. 한국 경제와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는 새 책 집필에도 나섰다. 김 전 총리의 성공회대 석좌교수 임용이 확정됐다고 시사저널이 26일 인터넷판으로 단독 보도했다. 분야는 경제·사회정책이다. 김 전 총리는 다음 학기부터 강단에 선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6월 4일 오후 대구 달서구 희망캠프 해단식에서 마지막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김 전 총리는 한국 경제와 사회가 마주한 현실과 구조적 문제를 짚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책 집필도 별도로 시작했다. 지난 15일에는 각 분야 전문가들과 첫 집필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출간 준비에 들어갔다.

새 책의 핵심은 '실물경제'다. 김 전 총리는 2021년 경제 전문가들과 함께 ‘기로에 선 한국경제’를 펴낸 바 있다. 당시 책이 한국 경제의 거시적 문제와 정책 방향을 폭넓게 다뤘다면 이번에는 개별 산업의 현실과 경쟁력, 구체적인 정책 대안에 더 무게를 둔다는 구상이다.

책은 인공지능(AI)·정보기술(IT)·반도체, 방산, 조선·화학 등 주력 제조업, 부동산, 금융, 에너지 등 주요 산업과 경제 현안을 두루 다룰 예정이다.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과의 기술 경쟁 속에서 국내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가령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대한민국이 중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다"며 "우리 산업이 현재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 앞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면밀히 살피고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시사저널에 전했다.

경제 문제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김 전 총리는 공교육 정상화와 사회 양극화, 복지 제도의 지속가능성, AI 시대 노동시장의 변화 등 한국 사회가 직면한 과제도 함께 짚을 계획이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과거에는 이른바 교육을 통한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공교육의 붕괴로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교육 기회가 크게 달라지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해야 할 공교육 정상화는 시급하고 중대한 문제"라며 "공교육 부실로 사교육이 팽창하면서 30~40대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증가하는 것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긴요한 사회 문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복지와 노동 분야에서는 제도 전반을 다시 점검한다. 복지 수요 증가에 따른 지방재정 부담과 현행 사회복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살핀다. AI 확산으로 달라지는 고용 환경에 맞춘 노동정책 개선 방안도 모색한다. 집필에는 각 분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전문가들이 주로 참여한다. 김 전 총리 역시 관련 분야를 폭넓게 공부하며 집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핵심 측근의 설명이다.

책이 나온 뒤에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활동도 구상하고 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김 전 총리는 내년 말께 강연과 토론을 결합한 북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경제와 사회 문제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한다는 구상이다.

김 전 총리는 6·3 지방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결과는 낙선이었다. 김 전 총리는 45.05%를 얻는 데 그쳐 53.92%를 얻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에게 밀렸다. 김 전 총리는 선거 이튿날 새벽 대구 달서구 선거사무소에서 "저와 끝까지 경쟁해 오신 추경호 후보의 당선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에게는 "좌절하지 말고 절망하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0일 경기 과천교회에서 열린 셋째 딸 김현수 씨 결혼식에서 하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 뉴스1(독자 제공)

김 전 총리는 6월 22일 대구 시민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선거 이후 첫 공개 메시지였다. 김 전 총리는 메시지에서 선거 이후 쉬기만 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자신이 얻은 586927표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는 말도 했다. 이어 "대구가 나아갈 길에 대해 시민들과 함께 차분히 고민해 나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지방선거 때 대구로 주소를 옮겼다. 선거가 끝난 뒤에도 대구에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 측은 경기 양평의 집을 팔지 않고 대구와 양평을 오가며 지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가 2028년 총선에서 옛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 나왔다. 김 전 총리 측은 구체적인 정치 일정은 정해진 게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전 총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인 8월 18일 페이스북에 추모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이 재집권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결코 영남을 포기하거나 버려서는 안된다"며 지역주의 극복 메시지를 냈다. 민주당 전당대회 국면에서는 대구·경북 출신 임미애 민주당 의원을 지원하며 "대구를 찾아주셨던 그 마음으로, 한 표는 대구경북의 민주당에, 임미애에게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다만 김 전 총리의 향후 구상은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 임명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 전 총리는 이석연 전 국민통합위원장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김 전 총리는 청와대로부터 제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이재명 정부에서 역할을 요청하면 받아들이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위원장을 맡으면 정부에 쓴소리를 하게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하지만 인선은 한 달 넘게 매듭지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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