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최불암 별세에 “우리 시대의 아버지, 깊은 애도”…정치권 추모 물결

최불암이 29일 오후 10시 30분께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4주기 기억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배우 최불암의 별세에 애도의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고인을 "우리 시대의 아버지, 최불암 선생님의 명복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정치권과 연예계에서는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 "정의로운 형사로, 정겨운 아버지로 국민 마음에 남을 것"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국민배우 최불암 선생님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고인이 걸어온 길을 되짚었다. 그는 "연극 무대에서 출발해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과 '전원일기'의 김 회장으로 오랜 세월 국민의 사랑을 받아오신 선생님"이라고 했다. 이어 "정의를 지키는 형사로, 정겨운 아버지로 우리 곁에 함께해 주신 선생님의 모습은 오래도록 국민의 마음속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좋은 배우가 되려면 자신이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는 말씀처럼 선생님은 연기를 넘어 사람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셨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회의 그늘을 살피고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돌아보려 하셨던 선생님의 뜻을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선생님께서 출연하신 작품 속 인자한 목소리와 호탕한 웃음소리가 여전히 생생하다. 우리 시대의 아버지로 오랜 세월 국민 곁을 지켜주신 선생님을 기억하겠다. 부디 평안히 쉬시라"며 글을 마쳤다.

한 총리 "연기 인생은 문화예술사 자체"…김민석·오세훈도 애도

한성숙 국무총리가 28일 전북 김제시 새만금33센터에서 열린 제35차 새만금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한성숙 국무총리도 이날 엑스에 추모 글을 남겼다. 한 총리는 "고인의 연기 인생은 대한민국 문화예술사 자체였다"며 "고인께서 국민에게 주신 감동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고인의 나눔 활동도 짚었다. 그는 "연기 활동뿐 아니라 취약계층 아동 및 난치병 아동 후원, 미아 찾기 등 고인께서 생전 베푼 사랑은 우리 사회에 큰 귀감이 되었다"며 "국민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신 배우님의 모습을 국민과 함께 기억하겠다"고 했다. 이어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고인과의 남다른 인연을 꺼냈다. 김 대표는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영등포을에서 당시 신한국당 후보로 나선 최불암 의원과 맞붙어 당선됐다.

김 대표는 엑스에 "위대한 연기자 최불암 선생님께 작별 인사를 드린다"며 "선생님께서는 떠나셨지만 국민은 영원히 대한민국 수사반장으로, 양촌리 이장님으로, 한국인의 밥상을 안내하는 모두의 아버지, 할아버지로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30년 전 영등포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보급 배우'인 선생님과 경쟁했던 것은 영광이었다"며 "경쟁하면서도 따뜻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음을 알려 주셨다"고 돌아봤다.

김 대표는 "선거가 끝난 후 제게 국보급 정치인이 되어 달라고 당부해 주신 덕담에 한참 못 미치지만, 그 말씀 소중히 간직하겠다"며 "최불암 선생님 영전에서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동료 예술인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우리 모두의 아버지, 최불암 선생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오 시장은 "'수사반장'의 박 반장으로, '전원일기'의 김 회장으로 화면 속에서 만날 때마다 마음이 푸근해지던 분이셨기에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서울시와의 인연도 소개했다. 오 시장은 "선생님은 1998년부터 서울시 홍보대사로 함께해 주신 최장수 홍보대사셨다"며 "오랜 세월 서울의 얼굴이 되어주신 그 마음을 서울식구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억하겠다"고 했다.

연예계도 추모 물결…67년 무대 지킨 '국민 아버지'

최불암 자료사진. / 뉴스1

연예계 동료와 후배들도 SNS에 고인을 기리는 글을 올리며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인의 밥상' 진행을 이어받은 배우 최수종은 "한 평생 배우라는 이름을 넘어 대한민국 이웃들의 땀방울과 밥상 위의 삶을 가장 깊이 경외하고 아껴주셨던 선생님"이라고 했다. 이어 "선생님이라는 커다란 그늘 아래에서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어서 참으로 행복했고 감사했다"라고 적었다.

고인의 부인 김민자를 '이모'라 부르며 가깝게 지내온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최불암 이모부. 믿겨지지가 않는다. 그저 눈물만 흐른다"고 했다. 그는 "몇 달 전 병문안에서의 인사가 영원한 작별 인사가 될지 몰랐다"며 슬퍼했다.

배우 김혁은 "선생님 덕분에 TV 앞에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행복했다"라고 했다. 잼 출신 윤현숙은 고인의 사진과 함께 "별이 지다"라는 글을 올렸다.

최불암은 1939년생(호적상 1940년생)으로 인천에서 태어났다. 연출가를 꿈꿨지만 1959년 극단 '실험극회'의 연극 '햄릿'으로 무대에 서며 배우가 됐다. 1965년 국립극단에 들어갔다.

1967년에는 서울중앙방송(현 KBS)의 특채 6기 탤런트로 뽑혀 TV로 활동 무대를 넓혔다. 드라마 '수양대군'에서는 젊은 나이에 노년의 김종서를 맡았다. 1969년 MBC로 자리를 옮겼다.

대표작은 1971년 첫 방송된 MBC '수사반장'이다. 고인은 박영한 반장으로 1989년 종영 때까지 18년 동안 시청자를 만났다. 2024년에는 '수사반장 1958'에 노년의 박영한으로 특별 출연했다. 1980년부터 2002년까지 22년간 방송된 '전원일기'의 양촌리 김 회장 역으로 '국민 아버지'라는 별칭을 얻었다.

2011년부터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을 진행했다. 전국의 향토 음식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다가 지난해 건강 문제로 하차했다.

1992년에는 통일국민당 전국구 의원으로 제14대 국회에 들어갔다. 1998년 국민훈장 목련장, 2014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나눔에도 오랫동안 힘썼다. 1981년 '전원일기' 촬영을 계기로 초록우산과 인연을 맺은 뒤 전국후원회장을 지냈다. 사단법인 제로캠프 이사장을 맡아 소년수형자의 문화예술교육과 사회 복귀도 도왔다.

올해 5월에는 그의 연기 인생을 다룬 MBC 다큐멘터리 '파하, 최불암입니다'가 방송됐다. 고인은 재활에 집중하길 바란 가족의 뜻에 따라 출연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큐가 방송된 지 5개월여 만에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민자와 아들 동녘, 딸 동비 씨가 있다.

다음은 이 대통령의 30일 추모글 전문이다.

〈우리 시대의 아버지, 최불암 선생님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국민배우 최불암 선생님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연극 무대에서 출발해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과 ‘전원일기’의 김 회장으로 오랜 세월 국민의 사랑을 받아오신 선생님.

정의를 지키는 형사로, 정겨운 아버지로 우리 곁에 함께해 주신 선생님의 모습은 오래도록 국민의 마음속에 남을 것입니다.

“좋은 배우가 되려면 자신이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는 말씀처럼, 선생님은 연기를 넘어 사람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사회의 그늘을 살피고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돌아보려 하셨던 선생님의 뜻을 깊이 새기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출연하신 작품 속 인자한 목소리와 호탕한 웃음소리가 여전히 생생합니다. 우리 시대의 아버지로 오랜 세월 국민 곁을 지켜주신 선생님을 기억하겠습니다.

선생님, 부디 평안히 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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