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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이야기가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5선 이상 의원들의 만찬 자리에서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도 이 자리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겨레가 30일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6선인 송영길 의원과 5선인 박지원·우원식·김태년·안규백·윤호중·정동영·정성호·이인영 의원 등과 만찬을 했다. 당내 최다선 중진들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통합에 중진 의원들이 힘을 보태달라"고 강조했다.
한 참석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만찬에서 민주당과 혁신당이 역할 분담을 잘하고 있는데, 앞으로 합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대통령도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혁신당 합당과 관련한 얘기가 오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당이 좀 더 합당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 의원들은 당의 안정과 화합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혁신당과의 관계도 이 과정에서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는 이런 분위기를 두고 23대 총선을 1년 반 앞둔 시점에 두 당이 따로 선거를 치를 때 생길 지역구·비례대표 갈등 우려, 합당에 따른 지지층 결집 효과 등을 두루 고려한 탐색전 성격이 짙다고 짚었다. 23대 총선은 2028년 4월 치러진다.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론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는 6·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1월22일 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당시 기자들과 만나 "양당 통합과 정치적 통합은 평소 이 대통령의 지론"이라고 언급하며 힘을 실었다.
당내 반발은 거셌다. 합당 제안이 지도부 내 충분한 사전 논의 없이 발표됐다는 이유에서다.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 등은 정 전 대표가 합당을 독단적으로 추진했다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여기에 이성윤 최고위원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전준철 변호사를 특검 후보로 추천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겹쳤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결국 지난 2월 10일 비공개 회의에서 합당 논의를 멈추기로 했다. 정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지선 전 합당 논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께 누 끼친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합당 제안 19일 만이었다. 정 전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를 꾸리겠다는 구상을 내놓으며 합당 논의를 뒤로 미뤘다.
합당론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 체제에서 다시 고개를 들었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국면과 당선 이후 혁신당과의 합당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통합추진단을 띄웠다. 그러나 양당 관계는 오히려 곳곳에서 삐걱댔다. 합당을 앞세운 김 대표의 발언이 나올 때마다 혁신당이 반발하는 모습이 되풀이됐다.
김 대표는 지난 8월 24일 취임 인사차 국회에서 신장식 혁신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이중당적 문제를 꺼냈다. 김 대표는 "관계를 풀어가는 데 있어 선결해야 할 이러저러한 문제가 남아있다"며 "당내에서는 현실적으로 이중당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문제이긴 하나 이후 미래지향적인 관계 설정을 모두가 공감하고 동의하는 방식으로 하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다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혁신당과의 대통합 창구로 이해식 의원을, 이중당적 문제를 포함한 당원 정비 담당으로 박선원 최고위원을 각각 소개했다.
신 대표는 "양당 사이에 아물지 않은 상처부터 치유해야 한다. 연대에서 원칙과 기준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언 혁신당 선임대변인은 "신뢰회복을 위한 언급이라고 보기엔 갈등을 확대할 수 있는 언급이란 생각이 든다"고 반응했다. 통합의 첫발을 떼는 자리였던 상견례가 오히려 갈등의 불씨가 된 셈이다.
갈등은 김 대표의 '지분' 발언으로 더 커졌다. 김 대표는 지난달 12일 경기 평택을 지역위원회 행사에서 합당이나 연대 여부는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분을 놓고 나누는 시대는 지났고, 대원칙은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조국 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이튿날 페이스북에 "김 대표는 느닷없이 '지분 나누기는 없다'고 말해 혁신당이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지분을 요구한 것처럼 만들었다"고 썼다. 조 원장은 "상대가 그런 주장을 한 적이 없음에도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공격하는, 전형적인 '허수아비 때리기'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혁신당 경쟁력이 약하니 머리 숙이고 입 닫고 들어오면 받아는 주겠다는 취지로 읽힌다"고도 했다.
혁신당 지도부도 반발했다. 임명희 혁신당 대변인은 "민주당 의석수와 지지율에 못 미치면 연대도 없다는 식의 태도는 전형적인 졸부 정치"라고 날을 세웠다. 정춘생 혁신당 사무총장은 "합당이든 연대든 상대에 대한 예의를 갖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당은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놓고도 부딪쳤다. 현행 국회법상 교섭단체 구성 요건은 20석이다. 교섭단체가 되면 국고보조금 배분, 상임위원회 간사 선임, 원내 협상 참여 등에서 비교섭단체보다 훨씬 큰 권한을 갖는다. 김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기준을 현행 20석에서 15석 안팎으로 낮추자고 제안했다. 혁신당은 10석으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사무총장은 "혁신당을 견제하고 포위할 생각을 버리고 정치개혁의 대의를 중심으로 판단하자"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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