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배우와 경쟁해 영광”…30년 전 총선서 최불암과 맞붙었던 의외의 '정치인'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배우 최불암의 별세 소식에 애도를 표하며 30년 전 국회의원 선거에서 맞붙었던 인연을 돌아봤다.

배우 최불암이 2021년 6월 10일 오후 서울 중구 훈련원공원에서 열린 '제95주년 6·10 만세운동 기념식'에서 심훈 시 '통곡 속에서'를 낭독하고 있다. / 뉴스1

김 대표는 30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위대한 연기자 최불암 선생님께 작별 인사를 드린다"며 추모 글을 올렸다.

그는 "30년 전 영등포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보급 배우'인 선생님과 경쟁했던 것은 영광이었다”며 "경쟁하면서도 따뜻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음을 알려주셨다"고 적었다.

이어 "선거가 끝난 후 제게 '국보급 정치인'이 되어달라고 당부해주신 덕담에 한참 못 미치지만 그 말씀을 소중히 간직하겠다. 선거 후에도 뵐 때마다 참 반갑고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선생님께서는 떠나셨지만 국민은 영원히 대한민국 수사반장으로, 양촌리 김회장님으로, 한국인의 밥상을 안내하는 모두의 아버지, 할아버지로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최불암 선생님 영전에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동료 예술인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1996년 영등포을, '국민 배우'와 '30대 신인'의 대결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두 사람이 맞붙은 것은 1996년 4월 치러진 제15대 총선이었다. 무대는 서울 영등포을이었다. 최불암은 신한국당 후보로, 김 대표는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나섰다.

당시 최불암은 현역 국회의원이었다. 그는 1992년 고(故)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 전국구의원(현 비례대표)으로 제14대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최불암은 '수사반장'과 '전원일기'로 쌓은 높은 인지도에 현역 의원이라는 이점까지 갖춘 후보였다.

김 대표는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학생총연합 의장 출신으로,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재도전에 나선 상황이었다. 선거 전 이 지역은 탤런트 출신 현역 의원과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젊은 신인이 맞붙는 곳으로 이목을 끌었다. 김 대표는 당시 '최불암은 무대로 김민석은 국회로'라는 구호를 사용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결과는 김 대표의 승리였다. 김 대표는 4만9657표(48.87%)를 얻어 3만3020표(32.49%)를 득표한 최불암을 제쳤다. 김 대표는 이 선거로 15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 됐다. 낙선한 최불암은 '전원일기'로 연기에 복귀했다.

이후 김 대표는 16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고, 2002년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 이후 낙선이 이어지며 18년간 원외에 머물렀다가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영등포을에 당선돼 국회에 복귀했다. 2025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냈고, 지난 8월 민주당 대표로 선출됐다.

'국민 아버지' 최불암, 향년 87세로 별세

최불암 자료사진. / 뉴스1

최불암은 지난 29일 밤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1939년생인 그는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해 TV 드라마로 활동 폭을 넓혔다. MBC '수사반장'에서 18년간 박영한 반장을 맡았고,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송된 MBC '전원일기'에서는 양촌리 김 회장을 연기하며 '국민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1년부터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을 14년간 진행했다.

연기 밖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1980년대부터 아동복지 활동에 참여하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을 맡아 취약계층 아동 후원에 힘썼다. 미아 찾기와 난치병 어린이 돕기 생방송 등에도 참여했다.

최불암은 지난해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치료를 이어왔다. 거동이 불편해지면서는 '한국인의 밥상'에서 하차했다. 지난 5월 방송된 MBC 다큐멘터리 '파하, 최불암입니다'에도 재활치료에 전념하길 바라는 가족의 뜻에 따라 직접 출연하지 못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지며,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유족으로는 아내인 배우 김민자와 아들 동녘, 딸 동비 씨가 있다.

아울러 이날 이재명 대통령도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 시대의 아버지로 오랜 세월 국민 곁을 지켜주신 선생님을 기억하겠다. 부디 평안히 쉬시라"며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다음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30일 추모글 전문이다.

위대한 연기자 최불암 선생님께 작별 인사 드립니다.

선생님께서는 떠나셨지만 국민은 영원히 대한민국 수사반장으로, 양촌리 김회장님으로, 한국인의 밥상을 안내하는 모두의 아버지, 할아버지로 기억할 것입니다.

30년 전 영등포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보급 배우’ 인 선생님과 경쟁했던 것은 영광이었습니다.

경쟁하면서도 따뜻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음을 알려주셨습니다.

선거가 끝난 후 제게 ‘국보급 정치인’이 되어달라고 당부해주신 덕담에 한참 못미치지만 그 말씀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선거 후에도 뵐 때마다 참 반갑고 좋았습니다.

최불암 선생님 영전에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동료 예술인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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