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인정 '갓띵작'... 무려 21년 만에 오늘(28일) 재개봉한 전설급 영화

여래신장이 21년 만에 다시 극장 스크린에 떨어진다. 주성치의 '쿵푸 허슬'이 돌아왔다.

'쿵푸 허슬'이 28일 메가박스에서 단독 재개봉했다. 배급은 와이드릴리즈가 맡았다. 국내 관객이 이 작품을 극장에서 다시 만나는 건 2005년 1월 첫 개봉 이후 21년 만이다. 그때 친구들과 극장에서 배를 잡고 웃던 관객들은 어느새 40대가 됐다. 이제는 그 웃음을 다시 확인하러 극장으로 향할 차례다.

'쿵푸허슬' 스틸

'쿵푸 허슬'은 주성치가 연출과 각본, 주연을 모두 맡은 코믹 무협 액션 영화다. 홍콩에서 2004년 12월 23일 먼저 개봉했다. 국내에는 2005년 1월 14일 간판을 걸었다. 당시 국내에서 82만명 넘는 관객을 모았다. 상영시간은 101분.

줄거리는 단순하다. 그런데 이 단순함이 영화를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다. 주인공 싱은 불의를 보면 꾹 참는 데 도가 튼 소심한 건달이다. 그의 꿈은 상하이 뒷골목을 주름잡는 폭력 조직 '도끼파'에 들어가는 것이다. 싱은 도끼파 단원 행세를 하며 허름한 빈민가 '돼지촌'을 접수하러 나선다. 겉보기엔 만만한 동네다. 문제는 이 동네에 숨어 사는 주민들이 하나같이 강호를 떠난 무림 고수라는 점이다.

동네 빨래하는 아저씨, 국숫집 주인, 짐꾼이 차례로 무공을 꺼내 드는 순간 관객의 입은 떡 벌어진다. 영화의 백미는 돼지촌의 집주인 부부다. 담배를 문 채 슬리퍼를 끌고 다니던 여사장이 내지르는 사자후는 극장 사운드로 들어야 제맛이다. 날렵한 몸놀림으로 도끼파를 몰아붙이는 남편의 태극권도 압권이다. 여사장은 원추가, 남편은 원화가 연기했다.

'쿵푸허슬' 재개봉 포스터

도끼파가 고용한 자객들까지 사자후에 나가떨어지자 판이 커진다. 도끼파는 정신병원에 갇혀 있던 최강의 고수 화운사신을 풀어 놓는다. 러닝셔츠에 슬리퍼 차림의 이 아저씨는 지금도 영화 팬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악역이다. 화운사신을 연기한 홍콩 액션 배우 양소룡은 지난 1월 77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번 재개봉은 고인을 큰 화면으로 다시 만나는 자리이기도 하다.

싱의 성장담 한편에는 막대사탕 하나로 이어진 첫사랑 이야기가 흐른다. 어린 시절 싱이 지키지 못했던 말 못 하는 소녀 아방과의 인연이다. 아방은 황성의가 연기했다. 도끼와 주먹이 난무하는 영화 속에서 이 순정 서사는 뜻밖의 여운을 남긴다.

'쿵푸허슬' 스틸

와이드릴리즈가 공개한 론칭 포스터 2종에도 영화의 두 얼굴이 고스란히 담겼다. 포스터에는 도끼파의 상징인 쌍도끼와 싱과 아방을 잇는 막대사탕이 등장한다. 살벌한 도끼와 달콤한 사탕의 조합이 묘하게 어울린다.

액션의 완성도도 웃음에 묻히기 아까운 수준이다. 무술감독은 '매트릭스'와 '와호장룡'의 액션을 설계한 원화평이 맡았다. 싱이 만화처럼 다리를 굴리며 내달리는 장면은 수많은 패러디를 낳았다. 하늘에서 거대한 손바닥이 내리꽂히는 여래신장 장면은 지금도 각종 밈으로 소비된다.

'쿵푸허슬' 스틸

평단 반응도 뜨거웠다. 영화는 홍콩금상장에서 6개 부문, 대만 금마장에서 5개 부문을 수상했다. 미국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신선도 지수 90%를 받았다. 흥행 성적도 화려했다. 북미에서만 17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전 세계에서 거둔 흥행 수익은 1억달러를 넘었다. 개봉 10주년이던 2014년 10월에는 아시아와 미국에서 3D 버전으로 재개봉하기도 했다.

재개봉 소식이 처음 전해진 지난달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는 들썩였다. 한 네티즌은 "블루레이로 20번은 본 것 같은데 극장에 또 가자"며 반겼다. 다른 네티즌은 "백 번은 봤는데 요즘도 케이블에서 하면 한 번 보는데 꿀잼"이라고 적었다. "이건 TV에서 하면 무조건 끝까지 보게 되더라"는 반응도 나왔다.

추억을 떠올리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극장에서 친구들이랑 진짜 재밌게 봤었는데 이제 40대"라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개봉했을 때 바로 달려가서 봤었는데 지금 봐도 괜찮을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쿵푸허슬' 스틸

작품성을 높이 사는 평가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주성치가 전면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고 대신 조연들의 개성에 초점을 맞춘 게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른 네티즌은 "주성치 작품 중에서 가장 대중적이라서 추천하거나 데리고 가도 원망 들을 가능성이 아주 적은 영화"라고 했다. "띵작", "이거와 '서유기 월광보합'은 명작"이라는 짧고 굵은 찬사도 줄을 이었다.

'쿵푸허슬' 스틸

열광적인 팬들일수록 바라는 것도 분명했다. 바로 자막이다. 국내 개봉 당시 자막은 영어 자막을 옮겨 와 원작의 무협 설정을 지웠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 왔다. 화운사신과 무공을 겨루는 고수 부부가 무협 소설 '신조협려'의 주인공 양과와 소용녀를 빗대 자신들을 소개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기존 자막에서는 이 대목이 '트로이'의 패리스와 헬렌으로 바뀌었다. 화운사신의 무공 철학을 담은 대사는 "쿵푸의 세계에선 스피드가 생명"이라는 식으로 옮겨졌다. 팬들 사이에서 "자막 좀 새로 번역해 내 달라", "자막 수정이 시급하다"는 요구가 쏟아진 이유다.

메가박스는 개봉을 앞두고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지금 예매하면 '사자후' 쓰는 법 알려준다"는 문구를 내걸며 관객몰이에 나섰다. 21년 전 손바닥을 내밀며 여래신장을 흉내 내던 관객들이 다시 극장 의자에 앉을 시간이다.

'쿵푸허슬'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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