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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넷플릭스 공개 하루 만에 국내 영화 순위 정상에 올랐다.

7일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순위에 따르면 '가능한 사랑'은 이날 기준 1위에 올라 있다. 작품은 전날인 6일 오후 5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 9월 극장에서 한시적으로 먼저 관객을 만난 영화는 글로벌 OTT 플랫폼으로 무대를 옮기자마자 정상을 차지하며 관심받고 있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과 그의 아내 '미옥'(전도연),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와 그의 남편 '상우'(조인성)의 이야기다. 두 부부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만나 각자 다른 삶과 감춰둔 욕망을 마주한다. 생계를 잃은 부부와 이들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부부가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열등감과 불안, 욕망이 조금씩 드러난다. 상영 시간은 164분이고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다.
영화는 처음에 극장 개봉작으로 기획됐다. 하지만 제작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다 넷플릭스 투자로 빛을 보게 됐다.
넷플릭스 공개에 앞서 9월 23일 국내 극장에서 먼저 개봉했다. 극장 배급은 NEW가 맡았다. 극장 선개봉은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요건을 채우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출품하려면 자국에서 먼저 공개하고 상업 극장에서 7일 이상 연속 상영해야 한다.
극장 상영은 2주 동안만 이뤄졌지만 성과는 적지 않았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개봉 후 8일 동안 15만8204명이 들었다. 개봉 초기에는 매진되는 회차도 있었다. 최종 누적 관객 수는 약 23만 명이다.

영화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이창동 감독이 '버닝'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라는 점이다. 이 감독은 "'가능한 사랑'을 사랑에 관한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남녀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사랑, 또는 해야만 하는 사랑에 관한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작품성은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영화는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경쟁 부문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같은 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연맹상도 함께 받았다. 이 감독은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트리뷰트 어워즈에서 한국인 최초로 TIFF 에버트 감독상을 받았다. 제49회 밀밸리영화제에서도 한국 감독 가운데 처음으로 어터상을 받았다.

시상식 시즌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영화는 제99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미국 고담 어워즈에서는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전도연의 주연연기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고담 어워즈 시상식은 오는 3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네 배우의 연기 앙상블이다. 전도연은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밀양' 이후 19년 만에 이 감독과 다시 만났다. 설경구는 '박하사탕', '오아시스'에 이어 이 감독과 작업했다. 이 감독과 오래 신뢰를 쌓아온 두 배우는 이번 작품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부부를 연기했다. 조인성과 조여정은 이번 작품으로 이창동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부유한 환경에서 살아온 부부를 연기한 두 배우가 이창동 감독의 작품 세계 안에서 어떤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지도 볼거리다.
세 번째는 인물들이 살아온 시간을 화면에 담아낸 프로덕션이다. 김지용 촬영감독은 영화용 조명을 최소한으로 쓰고 자연광을 적극 활용했다. 카메라가 인물과 상황을 따라가며 반응하도록 해 관객이 현장을 직접 보는 듯한 느낌을 살렸다. 장민우 미술감독은 미옥과 호석의 집, 상우와 예지의 별장을 실제 사람이 사는 공간처럼 꾸며 각 인물의 생활 방식이 드러나도록 했다. 정재일 음악감독은 일정하게 반복되는 피아노 단음을 바탕으로 여러 선율과 음향을 쌓았다. 장면마다 변화를 주면서 인물들 사이의 긴장감과 작품의 서정성을 함께 담아냈다.


이창동 감독은 1954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일하다 19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전리'가 당선되며 소설가로 등단했다. 이후 '녹천에는 똥이 많다' 등을 펴냈다.
영화계에는 1993년 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가고 싶다'에서 각본과 조감독을 맡으며 들어섰다. 연출 데뷔작은 1997년 '초록물고기'다. 도시화에 밀려난 청년의 비극을 그린 이 작품으로 청룡영화상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이어 2000년 '박하사탕'에서는 한 남자의 삶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며 한국 현대사의 상처를 그렸다. 2002년 '오아시스'로는 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2003년에는 참여정부의 초대 문화관광부 장관에 임명돼 이듬해까지 1년 4개월간 일했다. 영화계로 돌아온 뒤 낸 2007년 작품 '밀양'은 전도연에게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시'(2010)로는 제63회 칸국제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버닝'(2018)은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연맹상과 벌칸상을 받았다.
이 감독은 '초록물고기' 이후 30년 가까이 장편 일곱 편만 내놓았다. '가능한 사랑'은 바로 그 일곱 번째 작품이다. 그는 작품마다 사회 속에서 흔들리는 평범한 개인의 고통에 주목해 왔다. 이번 신작도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 부부와 이들을 바라보는 또 다른 부부를 통해 계급과 욕망, 사랑의 의미를 묻는다.
이창동 감독의 작품 '가능한 사랑'은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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